장하나 탈락시킨 KLPGA, 해외 진출은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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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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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가 올해 처음으로 시니어 투어 가기 전 공백을 줄여준다는 취지의 특별 시드 제도를 운영했다. 시드를 잃은 선수 가운데 10년 이상 연속 정규 투어 활동 또는 누적 상금 25억원 이상 기준을 충족한 선수를 대상으로 성적과 협회 기여도, 인지도를 종합 평가해 4명 이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올해 선정된 선수는 이소영(6승), 장수연(4승), 김지현(5승), 서연정(1승)이다. 그런데 이 명단에서 빠진 이름이 있다. 15승을 거둔 장하나다.
선정 기준인 '성적'과 '인지도'에서 장하나는 압도적 1위다. 통산 상금 57억7049만원으로 역대 2위인 장하나는 승수와 상금 모두 선정된 선수들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수준이다.
KLPGA는 "두 기준(10년 연속 활동+25억 상금) 모두 충족하는 선수가 1순위, 10년 이상 연속 뛴 선수가 2순위, 25억 상금 받은 선수를 3순위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상금 25억원에 미치지 못하지만 10년 연속 활동 기준을 충족한 선수는 시드를 받았다. 장하나는 2015년부터 2017년 중반까지 LPGA 투어에서 뛰었기 때문에 '연속 10년'이 안 돼 탈락했다는 것이다.
KLPGA는 "어떻게 해도 불만을 가진 선수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골랐다"고 했다. 그렇게 나온 '객관적인' 기준은 10년 연속 출전 선수가 KLPGA 역대 상금 2위의 레전드를 누르도록 만들었다. 이사회는 LPGA 투어 진출로 인한 선수의 2년 반 공백을 결격 사유로 여기고 있는 셈이다.

공백 없이 투어를 지켜준 선수에 대한 고마움은 당연하다. 'LPGA 투어에서 뛴 선수는 그 보상도 LPGA에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하나는 LPGA(2년 반)보다 KLPGA(12년)에서 훨씬 더 오래 뛰었다. 만약 미국에서 더 오래 뛰었다고 해도, 장하나 정도의 스타라면 KLPGA가 "우리 선수"라고 포장해 투어를 풍성하게 해야 한다. KLPGA는 있는 자산마저 걷어차고 있는 셈이다.
장하나 탈락은 KLPGA가 LPGA 투어 및 해외진출 선수에 대해 품어온 해묵은 반감이 다시 드러난 것이라 본다. KLPGA는 선수들의 LPGA 투어 대회 출전을 막는 등 쇄국 정책으로 비난받아왔다. 새 회장이 들어와 바뀌는가 했는데 이사회 구성원들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선수들에게 해외 진출하지 말라는 강한 시그널이기도 하다.
그런 식이라면 박세리도, 박인비도, 최경주도 다 죄인이다. 오타니 쇼헤이도 일본 프로야구의 죄인인가.
한국은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선수가 단 한 명(8위)뿐이다. 반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장려하는 일본은 LPGA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고, 일본 내 흥행도 함께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KLPGA가 해외 진출을 결격 사유로 본다면, 한국 여자골프는 스스로 미래의 문을 닫는 셈이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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