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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려" 1위 팀에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감독마저 동의한 '이유 있는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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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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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성남=김명석 기자]
12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전 2-2 무승부 후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원정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인천 팬들은 선수단을 향해 야유와 함께 "정신 차려 인천" 등 비판 목소리를 냈다. /사진=김명석 기자
"정신 차려, 인천!"

성남FC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2 경기가 열린 12일 탄천종합운동장. 2-2 무승부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응원석을 가득 메운 원정 서포터스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인천 선수단을 향한 인천 팬들의 거센 비판 목소리였다. 하나같이 고개를 떨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서자, 서포터스석에선 다시 한번 비판 구호가 울려 퍼졌다.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얻었고, 인천의 리그 단독 선두 자리에도 변함이 없었다. 2위 수원 삼성과 격차가 줄긴 했으나 여전히 8점 차로 여유가 있는 상황. 남은 5경기에서 승점 8점만 더 쌓으면,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이 가능한 매우 유리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리그 선두 팀을 향해 팬들의 거센 야유가 향한 것이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 인천은 전반 1분 만에 김건희의 선제골로 균형을 깼고, 전반 21분엔 박승호의 페널티킥 추가골까지 터지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후반 4분 만회골을 허용했으나 이후 상대에 퇴장 선수가 나왔다. 한 골의 리드 속 수적 우위까지 점하면서 사실상 인천이 승기를 굳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상대 퇴장 이후 인천이 보여준 경기력은 수적 우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주도권은 한 명이 적은 성남이 계속 쥐고 있었고, 인천은 성남의 공세를 막는 데 급급했다. 결국 흐름을 전혀 잡지 못한 인천은 후반 41분 김범수의 중거리 슈팅 한 방에 동점골을 실점한 뒤 결국 2-2로 비겼다. 같은 승점 1점인데도 경기 후 양 팀 선수단과 팬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12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하고 있는 인천 제르소(왼쪽)와 성남 베니시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인천은 슈팅 수에서 성남에 5-9로 밀렸다. 특히 2-0으로 앞선 채 시작하고, 중반 이후 수적 우위까지 점한 후반전 슈팅 수는 단 2개였다. 심지어 볼 점유율은 전반 40%, 후반엔 35%로 오히려 더 줄었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도 경기를 주도하지 못한 채 오히려 끌려다니기만 한 경기력은 일찌감치 다잡은 듯한 경기를 허망하게 놓친 원인이 됐다. 정신을 차리라는 팬들의 야유가 쏟아진 이유이기도 했다.

비단 이 한 경기 결과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결코 아니었다. 인천은 정규리그 3라운드 로빈 들어 2승 4무 2패, 최근 5경기에선 단 1승(3무1패)에 그치고 있다. 직전 경기에서 2위 수원과 1-1로 비기면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긴 했으나, 한때 15경기 연속 무패(12승 3무)의 압도적인 기세를 보이던 때와는 거리가 한참 먼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위 수원과 맞대결에서 2승 1무로 강했고, 인천이 흔들릴 때 수원도 덩달아 흔들린 덕분에 여전히 정상에 가장 가까이 있을 뿐 최근 경기력과 결과는 리그 순위를 떠나 팬들의 비판과 야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물론 인천은 연이은 악재 속 분투하고 있는 중이다. 민경현의 입대에 이동률과 문지환, 박경섭, 김명순의 연이은 부상, 최근엔 최승구와 백민규의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 차출 변수까지 더해졌다. 무고사, 바로우 등 핵심 외국인 선수들의 경기력이 꺾인 상황이라는 점도 윤정환 감독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다만 팬들이 이같은 팀 상황을 모를 리 없다. 대신 무기력하게 결과를 놓치는 경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 특히 거의 다다른 우승과 승격 결실을 눈앞에 둔 시점에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인천 유나이티드 무고사가 12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전 2-2 무승부 이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후 선수단과 함께 팬들에게 다가가 야유를 직접 접했던 윤정환 감독 역시 팬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다. 윤 감독은 "정신 차리라는 (팬들의) 말은 당연히 잘 받아들여야 한다. 정신 차려야 한다.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마무리가 안 되면 무용지물이 된다. 마무리를 잘해야 올 1년을 잘했다고 칭찬받을 수 있다"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 야유를 해주신 것에 대해선 저도 동의한다. 저부터 정신 차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선수단 내부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이날 프로 데뷔골을 터뜨리고도 팀의 허망한 무승부로 빛이 바랬던 수비수 김건희는 "팬들 입장에선 당연히 너무 아쉬울 것"이라면서 "팬분들도 좀 더 빠르게 좋은 결과가 생기면 다 같이 즐기실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되게 아쉬운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항상 많은 팬분들이 와서 응원해 주신다. 저희가 마지막까지 더 파이팅 해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최근 흐름이 좋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인천은 우승 경쟁에서 크게 유리한 상황이다. 승점 71점(21승 8무 5패)을 기록 중인 인천은 2위 수원(승점 63점)에 8점 앞서 있다. 남은 경기는 5경기다. 오는 19일 최하위 안산 그리너스전을 시작으로 11위 경남FC, 6위 부산 아이파크, 4위 전남 드래곤즈, 13위 충북 청주전에서 승점 8점만 더 쌓으면 인천의 K리그2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을 자력으로 확정할 수 있다. 이마저도 수원의 잔여 경기 5전 전승이 전제여서, 수원이 한 경기라도 미끄러진다면 인천이 쌓아야 하는 필요 승점은 더 줄어든다. 윤정환 감독은 "남은 5경기, 정신 차려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정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성남=김명석 기자 elcrack@mtstarnews.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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