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 방해 아니에요?" 4개월 만에 선발기회 잡은 후배 홈 충돌 부상에 KT 황재균 강력 어필 [스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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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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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수원]
"주루방해 아니에요?"
4개월 만에 잡은 출전 기회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돌진하다 쓰러진 후배를 위해 KT 위즈 고참들이 나서서 항의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KT 외야수 유준규가 홈 이중도루 과정에서 포수와 충돌한 뒤 교체되면서 아쉽게 경기를 마감했다.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유준규는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기회이자 지난 4월 27일 한화전 이후 거의 4개월 만에 얻은 기회. 이날까지 20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0.040(25타수 1안타)에 그친 유준규에겐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소중한 기회였다.
유준규는 5월 2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후 정확히 100일 동안 퓨처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8월 28일 다시 1군에 콜업됐다. 29일 경기에서 경기 후반 안현민의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았고, 이날 드디어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어렵게 얻은 기회인 만큼 절박하게 뛰었다. 2회말 2사 무주자 상황 첫 타석에서 애덤 올러를 상대로 2루수 앞 내야안타를 때려냈다. 타격할 때 배트가 쪼개지면서 큰 조각이 2루수 김규성 거의 옆까지 날아갔다. 김규성이 뒤로 넘어지며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졌지만, 전력질주한 유준규가 더 빨랐다.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다행히 김규성은 다치지 않았고, 유준규로서는 행운의 안타가 됐다.
이어진 장준원의 중전안타 때 유준규는 빠르게 3루까지 내달려 1사 1, 3루 찬스를 만들어냈다. 약간 얕은 라이너성 타구였지만 KIA 유격수 박찬호의 글러브에 닿지 않았고, 유준규는 빠른 판단으로 과감하게 뛰어 3루까지 도달했다.
문제는 강민성 타석 이중도루 과정에서 생겼다. 1루주자 장준원이 2루 도루를 시도할 때 유준규도 홈을 향해 달렸다. 포수 송구가 2루로 향하는 틈을 노려 재빨리 홈으로 뛰었고, 약간 빗나간 포수의 송구를 받은 2루수 김규성이 급하게 다시 홈으로 던졌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송구를 받으며 태그를 시도한 포수 한준수와 유준규가 강하게 충돌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오던 유준규가 머리부터 한준수의 무릎에 부딪혔고,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KT 응원석에서 비명과 한숨이 터져나왔다. 유준규는 고통스러워하며 몸을 웅크리고 좌우로 뒹굴었다. KT 코치들과 가까이 있던 선수들, KIA 선수들과 트레이너가 둘러싸고 유준규의 상태를 걱정했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다. 이에 KT 벤치에서는 주루방해 여부를 판단해달라며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포수가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로를 막은 것 아니냐는 이의였다. 송구가 날아오는 것을 잡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홈플레이트 앞에 자리했는지, 아니면 미리부터 홈플레이트를 막고 서 있었는지가 쟁점이었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포수는 공을 갖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의 주로를 막을 수 없다. 다만 포수가 송구를 받으려는 정당한 시도 과정에서 주자의 주로를 막게 되는 경우는 위반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판독 결과는 그대로 아웃으로 인정됐고, KT는 득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판독 결과를 납득하지 못한 KT 벤치에서는 이강철 감독을 대신해 고참 황재균과 장성우 등이 심판진을 향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주루방해가 아니냐고 어필하면서 한동안 KT 수비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오지 않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황재균은 큰 몸짓으로 어필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눈을 감으며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성우도 고개를 하늘로 향하며 아쉬워했다. 어렵게 기회를 잡은 후배가 부상으로 교체되는 상황에 감정이 격해진 모습이었다.
KT는 3회초 수비부터 유준규를 안치영으로 교체했다. KT 관계자는 "유준규는 주루 시 홈 충돌로 어지럼증이 있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상태를 지켜본 후 병원 검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개월 만에 잡은 유준규의 선발 출전 기회는 행운의 안타와 폭풍 질주, 그리고 위험천만한 충돌과 아쉬운 교체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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