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전진우-감 잡은 싸박, 뒤집어진 K리그1 득점 경쟁 구도…최후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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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스플릿 갈림길로 향하는 K리그1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골잡이'들의 발끝으로 모아지고 있다.
전반기만 해도 득점 경쟁은 전진우(26·전북 현대)가 이끌었다. 측면 공격수임에도 가장 먼저 두 자릿수 득점 고지에 오르면서 한동안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하지만 여름 이후 기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지난 7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컨디션 난조로 자진 하차한 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6월 13일 강원FC전까지 18경기에서 12골을 넣었으나, 이후 9월 27일 FC서울전까지 12경기에서 2골에 그치고 있다.
그 사이 싸박(28·수원FC)이 치고 올라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임대생 신분으로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싸박은 7월 휴식기 전까지 17경기 5골에 그쳤다. 그러나 7월 18일 광주FC전부터 재개된 K리그1 10경기에서 10골을 몰아치는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싸박은 29일 현재 전진우를 1골차로 제치고 K리그1 득점 선두로 올라선 상태다.
두 선수의 엇갈린 발걸음은 팀 구조와도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전진우의 역할은 최전방 공격수 콤파뇨(29), 티아고(32)를 지원하면서 기회가 올 때 득점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전반기에는 콤파뇨의 타깃 플레이로 나오는 빈공간을 전진우가 잘 활용했고, 골 감각도 이어지면서 손쉽게 득점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전북의 공격 형태가 콤파뇨-티아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바뀌었고, 전진우의 돌파도 다소 힘을 잃으면서 득점 페이스가 느려졌다. 반면 수원FC에서 줄곧 최전방을 맡았던 싸박은 리그 스타일 적응을 마치고 2선 지원을 본격적으로 살리기 시작하면서 가파르게 득점 곡선을 끌어 올리고 있다. 현 시점에선 싸박이 전진우에 비해 득점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이들이 끝까지 득점 경쟁을 주도해 나아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추격자들과의 간격이 그리 멀지 않다. 3위 이호재(25·포항 스틸러스·28경기 13골)나 4위 주민규(35·대전 하나시티즌·30경기 13골) 모두 몰아치기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득점 랭킹 경쟁에 불을 당길 수 있는 선수들로 꼽힌다. 콤파뇨(12골)도 득점 랭킹 상위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경쟁 구도에서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세 시즌 간 득점왕 경쟁은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2022시즌 당시 전북 현대 소속이던 조규성(27·31경기)이 주민규(37경기)와 17골로 동률을 이뤘으나, 더 적은 경기를 소화한 조규성에게 타이틀이 돌아갔다. 2023시즌에는 주민규와 티아고가 출전 경기 수(36경기)와 득점(17골)까지 같았지만, 출전시간(주민규 2621분, 티아고 2833분)에서 명암이 갈린 바 있다. 지난해엔 무고사(33·인천 유나이티드·15골)가 당시 FC서울에서 뛰던 일류첸코(35·14골)에 1골 앞서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현재 득점 경쟁 구도를 보면 이런 접전이 올 시즌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4년 만의 20골 돌파 선수가 나올지도 관건. 2021시즌 주민규가 22골로 득점왕에 오른 뒤, 3시즌 동안 한 시즌 20골을 넣은 선수는 탄생하지 않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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