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 서로를 너무 잘 알았던 P급 동기, '차두리vs배성재' 지략 대결 '3G 연속 1-1 무' 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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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화성] 김진혁 기자= 지도자 교육 동기이자 '절친'인 차두리 감독과 배성재 감독이 올 시즌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7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5 28라운드를 치른 화성FC와 충남아산FC는 1-1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점에 만족한 양 팀은 올 시즌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심지어 스코어는 전부 1-1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양 팀은 상대 전적 2무를 기록했다. 지난 3월 2라운드에서 충남아산이 전반 추가시간 김정현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화성은 후반 41분 백승우의 귀중한 동점골로 극적으로 승부 균형을 맞췄다. 7월 22라운드에서도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는데 후반 9분 충남아산 한교원의 선제 득점이 터지자, 화성은 후반 18분 김병오의 페널티킥으로 응수하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올 시즌 사실상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양 팀 감독은 2무의 상대 전적을 의식했다. 차두리 감독은 "충남아산과 두 번의 경기에서 정말 어려운 경기를 했다. (배)성재 형과 P급 교육에 같이 들어가 있어 그곳에서도 항상 전술적인 이야기를 했다. '우리 팀 패턴이 이렇다, 우리 팀은 이게 좋고 이게 약하다'라며 워낙 성재 형하고 친해서 서로 약점을 다 얘기했다. 그래서 비기나 보다"라고 웃었다.
배성재 감독도 "워낙 차 감독은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지도자다. 화성을 상대해보면 단단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상대 수비 조직을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해 고민을 좀 많이 했다"라고 의식했다.

실제로 두 감독은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축구계 선후배를 넘어 '형 동생'으로 격의 없는 관계인데, 흥미롭게도 지난해 9월부터 P급 지도자 자격증 교육을 함께 이수 중이다. 더불어 차 감독은 이번 기수 교육생 대표고 배 감독은 부대표다. 지난 7월에도 열흘 동안 고양에서 함께 지도자 교육을 받았다. 차 감독의 발언처럼 두 사람은 평소 교육장에서 만나면 전술 관련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고 한다.
앞선 두 차례 무승부는 서로를 너무 잘 안다는 방증일 수 있다. 알고 보면 두 감독은 닮은 점도 꽤 많다. 차 감독은 화성에서, 배 감독은 충남아산에서 각각 생애 첫 감독직을 수행 중이다. 전술적인 부분도 비슷한 점이 많은데 단편적으로 이야기하면 둘 다 변칙적인 스리백 전술을 운용한다.

이날 경기에서도 두 감독의 전술적 유사점이 잘 드러났다. 화성과 충남아산은 3-4-3 기반의 선발 명단을 들고 왔다. 화성은 조동재, 연제민, 보이노비치가 스리백을 구성했고 공격 전개 시 보이노비치가 오른쪽 측면으로 높게 전진해 빌드업에 가담했다. 충남아산은 최희원, 김민혁, 이호인이 수비진을 섰고 사실상 김민혁을 제외하면 최희원과 이호인은 때에 따라 측면 공격수처럼 오버래핑했다. '센터백 전진 시 풀백 위치', '두명의 중앙 미드필더 움직임' 등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는 존재했지만, 후방에서 자유롭게 위치를 바꾸는 변형 스리백의 기틀은 분명 같았다.
경기 내용은 당연히 팽팽할 수밖에 없었다. 두 팀 모두 중앙을 탄탄히 지키며 측면 위주로 공략을 택했다. 먼저 웃은 건 화성이었다. 전반 21분 왼쪽 하프스페이스 부근에서 공을 잡은 김병오가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는데 김승호가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 이어진 페널티킥은 김병오가 정면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충남아산도 빠르게 응수했다. 배 감독의 변칙 스리백 운용이 제대로 적중했다. 전반 38분 오른쪽 측면으로 오버래핑한 센터백 이호인이 땅볼 크로스를 보냈고 이를 은고이가 받아 골망을 찢을 듯한 강슛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전에도 두 감독의 지략 싸움은 계속됐다. 차 감독은 충남아산 스리백의 스위칭 움직임으로 순간 발생한 공간을 노렸다. 데메토리우스, 김병오가 파이널 서드 부근에서 자주 기회를 잡았으나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공격 과정에서 골대도 두 번이나 맞췄다. 후반 막판에는 백승우를 투입해 공격의 활력을 더했고 추가시간 종료 직전 백승우의 패스를 받은 우제욱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백승우의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됐다.
배 감독은 화성에 몇 차례 위협적인 역습을 내줬음에도 뚝심 있게 공격 작업을 이어갔다. 주포 은고이가 경합 중 두통으로 예기치 못하게 이탈하기도 했지만, 교체 투입한 이학민, 김성현, 김종석 등이 공격을 주도했다. 센터백 이호인 역시 전반보다 더 적극적으로 박스 침투를 시도하며 활로를 뚫고자 했다. 하지만 슈팅이 골문을 외면하고 골키퍼 정면으로 가는 등 결정력 부재로 경기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결국 양 팀은 올 시즌 맞대결 3경기 3무를 기록했다. 심지어 3경기 모두 1-1을 거두는 진기록도 낳았다. 중위권 추격을 위해 양 팀 모두 승리가 필요했지만, 서로를 너무 잘 알았던 두 감독은 전술 공방전 끝에 마지막 맞대결까지 승부를 내지 못했다.
양 감독은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밝히면서도 서로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았다. 배 감독은 "화성과 경기할 때마다 느낀다. 단단하고 견고하게 수비를 갖춘 팀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를 부수든 깨든 밸런스를 흔들려고 많이 준비했다. 그러나 상대 화성의 조직적인 수비층을 깨는데 어려웠다"라고 이야기했다.
차 감독은 "또 비겼다"라며 "항상 충남아산을 만나면 어려운 경기를 한다. 그들은 상대를 괴롭히는 경기를 한다. 거기에 준비를 했지만 어려움을 받았다. 양팀 다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충남아산은 작년 준우승 팀이고 선수단이 좋다. 우리 선수들이 대등한 경기를 했다. 3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는 좋은 경험을 했다. 내년에 이겼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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