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서 개화 중인 '신성' 옌스, 대표팀서도 무리 보단 적응 위한 시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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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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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무명에서 주전으로.’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가 드디어 독일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이 기세를 대표팀에서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묀헨글라트바흐는 17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옌스 카스트로프가 9월 구단 MVP로 선정됐다. 그의 열정과 꾸준함이 팀의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구단이 함께 공개한 사진 속 옌스는 환하게 웃으며 트로피를 들고 있었다. 그 미소엔 지난 두 달간의 투혼이 담겨 있었다.
사실 그의 출발은 평탄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까지 2부 리그 뉘른베르크에서 뛰던 옌스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명문 묀헨글라트바흐로 이적했다. 꿈에 그리던 분데스리가 무대였지만, 시즌 초반 출전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헤라르드 세오아네 감독의 전술 구상 안에는 그의 이름이 없었다.
하지만 축구는 순식간에 판도가 바뀌는 경기다. 팀의 부진이 이어지자 세오아네 감독은 불과 3경기 만에 경질됐다. 그 자리를 임시로 채운 이는 2군을 이끌던 오이겐 폴란스키 감독이었다. 그리고 이 교체가 옌스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폴란스키 감독은 옌스에게서 ‘기회’ 이상의 가치를 봤다. 그는 “카스트로프는 어디서든 자신의 몫을 해내는 선수”라며 주저 없이 주전 명단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원래 중앙 미드필더였던 옌스는 공격진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익숙하지 않은 자리였지만, 그는 강한 압박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팀 전술을 완성시켰다.
레버쿠젠전에서는 날카로운 침투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아쉽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어진 프랑크푸르트전에서 그는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폭발시켰다. 당시 팀은 0-6으로 끌려가던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그의 만회골이 기폭제가 돼 4-6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이끌었다.
결국 구단은 옌스를 9월의 주인공으로 지목했다. “그의 투지와 헌신이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와 함께였다. 팬들도 열광했다.
반면 일부 독일 언론은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있다. “한국 대표팀 차출로 인해 주전 경쟁에서 밀릴 것”, “병역 의무로 커리어가 끊길 수 있다”는 억지성 기사들이 쏟아진다. 심지어 “브라질전에서 태클 한 번 제대로 못 했다”는 평가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소속팀은 냉정했다. 그라운드에서 증명한 선수를 인정했고,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팀 성적은 여전히 불안하다. 묀헨글라트바흐는 리그 초반 6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17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옌스의 활약은 그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가장 빛나는 희망이다. 폴란스키 감독이 그를 ‘팀의 심장’이라 부르는 이유다. 중앙, 측면, 공격 2선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 게다가 경기 태도 역시 흠잡을 데 없다. 수비 시엔 거침없이 몸을 던지고, 공격 전환 시엔 누구보다 빠르게 전진한다.
그의 이런 플레이는 분데스리가 내에서도 점점 평가를 높이고 있다. 독일 ‘키커’는 “카스트로프는 전형적인 박스 투 박스형 미드필더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팀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존재”라고 평가했다.
단 카스트로프의 대표팀 적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세대 교체의 과도기에 있다.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피가 필요하나 대표팀 기존 미드필더와 다른 유형의 타입의 선수이기에 적응 시기가 필요하다.
기존의 대표팀 미드필더 자원과 다른 유형의 카스트로프의 대두는 반갑지만 그만큼 팀 적응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대표팀은 스리백을 중심으로 가면서 중원 조합에 수비적인 선수를 선호하고 있기에 박투박 미드필더에 가까운 카스트로프에게도 차분하게 적응의 시간을 줘야 한다.
/mcadoo@osen.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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