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경기력·리더 역할까지... '포항 복덩이'로 발돋움한 베테랑 기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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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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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시 홍보대사 기성용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소속 기성용 선수(왼쪽)가 23일 경북 포항시청에서 포항시 홍보대사로 위촉된 뒤 이강덕 포항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
ⓒ 연합뉴스 |
경상북도 포항시는 23일 오후 공식 채널을 통해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미드필더인 포항 스틸러스 기성용 선수를 포항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라며 "홍보대사 위촉으로 포항이 지향하는 스포츠 문화 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기성용 선수의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이 지역의 유소년 축구 인재 양성과 스포츠 문화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기성용을 포항시 홍보대사로 위촉한 이강덕 시장은 "스포츠 중심 도시 포항의 위상과 기성용 선수의 세계적인 명성이 결합해 국내외에 포항을 알리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이번 위촉을 계기로 유소년 축구 인재 양성과 지역 스포츠 문화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관심도·베테랑 효과' 확실... 포항의 기성용 영입은 성공
이처럼 한국 축구의 아이콘인 기성용을 시 홍보대사로 임명한 포항은 전방위적인 부분에서 확실한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1989년생인 기성용은 유망주 시절부터 '떡잎이 다른' 자원이었다. 2006년 만 17세의 나이로 FC서울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그는 이듬해 25경기에 나와 눈도장을 찍었고, 튀르키예 명장 세놀 귀네슈 지휘 아래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서울 소속으로 리그 베스트 11 수상 2회, 리그 준우승 1회로 압도적인 실력을 선보였던 기성용은 2010시즌을 앞두고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의 러브콜을 받았고, 그렇게 유럽 도전의 서막을 알렸다. 유럽에서도 매 시즌 주전으로 활약했고, 셀틱-스완지시티-선덜랜드-뉴캐슬 유나이티드-마요르카서 뛰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또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활동하며 나라를 대표했고 월드컵 3회 출전, 아시안컵 3회 출전으로 대한민국의 허리를 담당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기성용은 2020년 여름, 다시 돌아가겠다고 공언했던 서울로 복귀했고 녹슬지 않은 클래스로 팬들의 마음을 다시금 사로잡았다. 복귀 첫해를 제외하면 2023시즌까지 30경기 이상 출전,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지난해에도 부상으로 시즌 중반을 날렸으나 2골 5도움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번 시즌 초반에도 주전으로 나섰으나 대전과의 리그 8라운드 맞대결서 햄스트링 부상을 호소했고 이후 전력에서 이탈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모양새가 나왔고, 김기동 감독은 류재문·황도윤·이승모와 같은 자원들을 중용하면서 기성용의 자리는 사라졌다.
결국 선수로서 경기장에서 뛸 의지가 강력했던 기성용은 국가대표팀 시절 코치로 연을 맺었던 박태하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고, 그렇게 청춘을 바쳤던 상암벌을 떠나 스틸야드로 입성했다. 서울 팬들에는 엄청난 충격이었지만, 포항으로서는 복덩이나 다름이 없었다. 기성용이라는 영향력이 높은 선수가 구단에 입단하면서 상당한 화제를 낳았고, 이는 높은 관심으로 이어졌다.
당장 기성용 데뷔전이었던 전북 현대와의 리그 17라운드 맞대결은 예매 오픈 당시 시스템 접속 대기가 발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여줬고, 5분 만에 경기장 절반 좌석이 동나기도 했다. 기성용의 '파워'는 이어졌다. 23라운드 수원FC전(8260명)을 제외하면 광주(1만 20명)-전북(1만 1582명)-울산(1만 4156명)과의 맞대결에서는 만 명이 넘는 관중이 스틸야드를 찾았다.
현장에서 한국 축구 스타를 볼 수 있는 가운데 SNS에서도 포항은 효과를 확실하게 체감하고 있다. 입단 직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던 릴스(3개) 조회수는 무려 245만 6000회(23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고, 유튜브에 올라온 기성용 관련 영상 조회수도 도합 61만 6000회에 육박하고 있다. 경기장 이외에도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경기력도 여전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포항 입단 직후 기성용은 박태하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아래 주전 미드필더로 기용되고 있다. 중원에는 K리그 최고 활동량을 자랑하는 오베르단과의 호흡이 상당한 가운데 박 감독은 이를 통해 상대 중원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베르단이 전방위적으로 뛰면서 볼을 가져오면 기성용은 본인의 장기인 정확한 킥 능력과 전진성을 보여준다.
최근 활약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3일 홈에서 열렸던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에서 선발 출격한 기성용은 전반 40분 정확한 크로스로 이호재의 선제골을 도우며 포항 입단 후 첫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어 직전 제주와의 맞대결에서도 79분간 경기장을 누비며 기회 창출 3회, 패스 성공률 91%, 크로스 성공 2회를 기록,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 입단 후 기성용은 90분당 평균 패스 성공률 90.3%, 기회 창출 2.19회, 크로스 성공률 45.9%, 볼 회복 6.3회로 압도적인 클래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런 활약에 박태하 감독도 "기성용이 와서 오베르단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상황이다.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경기 하려고 노력한다"라며 흡족함을 표하기도 했다.
라커룸 영향력도 상당하다. 기존 포항은 캡틴 전민광을 비롯해 신광훈·김인성과 같이 베테랑 문화가 잘 퍼져있는 가운데 기성용이라는 '아이콘'이 추가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인 '포항항 TV'에 게시되어 있는 경기 전·후 스케치 영상에서 기성용은 동료들에 계속해서 조언을 내뱉으며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처럼 기성용 영입 후 포항의 성적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22라운드 전북전 패배를 당하며 좋지 않은 출발을 보여줬으나 이후 9경기서 6승 1무 2패로 상승 곡선에 탑승했다. 이에 따라 현재 포항은 승점 48점으로 리그 4위에 자리하고 있고, 2위 김천과의 격차는 단 1점 차다. 이미 리그 우승이 사실상 확정된 전북(66점)과의 차이는 상당하지만, 준우승까지 노릴 수 있는 위치인 상황.
경기장 안팎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는 가운데 기성용은 포항시 홍보대사로 임명되면서 정점을 찍었다. 이는 포항과 스틸러스 구단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다. 구단은 축구 스타를 영입해 마케팅·경기력에서 이들을 보고 있고, 시는 기성용이라는 인물을 활용해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포항에 입단할 때만 하더라도, 잠깐 반짝 그칠 줄 알았던 기성용 효과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러모로 기성용이라는 인물은 포항 그리고 스틸러스에 엄청난 복덩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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