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에 첫 패배 안긴 안현민 “미국 가서 내 생각 좀 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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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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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통 멈추지 않을 것만 같았던 KBO리그 최강 투수 한화 코디 폰세가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폰세의 발목을 잡은 건 ‘괴물 신인’ KT 안현민(22)이다.
안현민은 20일 수원 KT전 1회 첫 타석에서 폰세의 2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어 130m를 날아가는 3점 홈런을 쳤다. 안현민의 시즌 21호포다. 5회에는 무사 주자 2루에서 좌전 안타를 기록해 1타점을 추가했다. 이날 3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한 안현민은 한화를 4-2로 꺾은 팀의 모든 타점을 혼자 올렸다.
폰세는 지난 8월12일 15연승을 쌓으며 리그 최다 연승 신기록을 썼다. 이날 경기 전까지 17연승(무패)을 달리며 자신의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었다. 폰세가 이대로 패배 없이 정규시즌을 마감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폰세는 경기 초반 흔들렸고 KT 타선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회 선두 타자 허경민이 안타, 앤드류 스티븐슨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안현민은 홈런을, 강백호는 또 볼넷을 골라 나갔다. 2회에는 2사 주자 1루에서 스티븐슨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안현민은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었다. 폰세는 2회까지 59구, 5이닝 동안 총 99구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안현민은 “팀이 연패를 끊고 순위 경쟁에서 계속 버티고 있다는 것이 가장 좋다”며 “폰세의 연승을 깨지 않았어도 내년에는 (KBO 리그에서) 폰세를 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첫 패배를 안긴 것은) 상관없지 않나 생각한다. 폰세가 미국에 가서 (한국에서) 한 번 졌다는 생각을 하면서 제 생각을 좀 해주진 않을까”라며 웃었다.
안현민은 “팀이 폰세의 투구 수를 늘리려고 하지는 않았고 공을 적극적으로 치자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폰세가 1회에는 밸런스가 조금 안 맞고 홈런도 맞다 보니 조금 흔들려서 투구수가 많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안현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폰세 상대 전적이 7타수 1안타, 타율 0.143이었다. 난공불락 같았던 폰세를 상대로 이날 4타점을 뽑아낸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폰세는 폰세였다. 안현민은 폰세의 공이 조금 익숙해졌냐는 질문을 받자마자 “아니다. 똑같다”며 “매 경기 (느낌이) 똑같다. 공이 매 경기 새롭다”고 손사래를 쳤다.
안현민은 힘든 8월을 보냈다. 7월23일 NC전에서 18호 홈런을 치고 9월3일 LG전에서야 19호포를 쏘아 올렸다. 7월까지 72경기 타율 0.362, 18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111을 기록했지만 8월부터 9월19일까지는 타율 0.227, 홈런은 2개, OPS 0.718로 약간 주춤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안현민이 올해 첫 풀타임 시즌이어서 체력도 떨어졌는데 유독 상대 팀 강한 투수들을 만나는 경우도 많았다”며 “안현민이 시즌 내내 좋다가 최근 조금 안 좋아진 게 소극적으로 배트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과가 안 나오니까 소심해진 것 같다. 그래도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안현민도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 안현민은 “지쳤다. 8월을 기점으로 지쳤다”며 “몸 상태가 달라졌다기보다는 타석에서 집중력이 조금 떨어지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계속 지쳐가는 것 같다. 그냥 안 지친 척하고 경기를 해야 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8월은 좀 많이 안 좋았었는데 9월은 그래도 괜찮다.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르려고 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확실히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며 “20홈런을 치고 나니까 심리적인 측면에서 좀 편해진 것도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5위를 간신히 사수하고 있는 KT는 이날 승리로 6위 롯데와의 격차를 0.5게임 차에서 1게임 차로 늘렸다. 4위 삼성과는 1.5게임 차다. 정규시즌 남은 7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쌓아야 한다. 안현민은 “남은 시즌 계획은 특별히 없다. 그저 매 경기를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한 경기에서 지면 순위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21일 삼성전과 23일 키움전, 25일부터 SSG와 2연전 등 총 4경기를 모두 이길 수 있다면 (순위 경쟁에서) 조금 여유를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수원 |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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