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천, 한용섭 기자] ‘피치 클락’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는 승패를 떠나 피치 클락이 이슈가 됐다.

지난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이 2회초 최강 에이스 폰세 상대로 3점을 뽑아 기선을 제압했다. 한화는 2회말 2사 후에 5점을 뽑으며 역전했다. 

3회초 삼성이 연속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구자욱 타석에서 피치클락을 두고 폰세와 구자욱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1볼에서 2구째를 앞두고 구자욱이 타임을 요청했다. 셋업 자세에서 폰세의 인터벌이 길었기 때문이다. 구자욱은 폰세가 셋업 자세에 들어가서 고의로 시간을 끌면서 지연한다고 박기택 심판에게 어필했다. 이후 박진만 삼성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나와 구심에게 잠깐 어필하고 돌아갔다. 

이후 폰세와 구자욱이 계속해서 신경전을 펼치며 타석과 마운드를 벗어났다. 폰세는 피치클락 시간이 아직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는 김경문 한화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나와 상황에 대해 어필하고 돌아갔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폰세가 2구째를 던지는 순간, 박기택 주심이 타임을 선언하고 중단시켰다. 원바운드에 가깝게 낮게 들어왔고 노카운트가 됐다. 박기택 심판이 폰세를 불러서 통역을 통해 피치클락을 고의 지연하지 말고, 던질 것을 설명했다. 재개된 경기에서 구자욱이 희생플라이를 때려 4-5가 됐다. 

경기는 폰세가 6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지만, 한화가 타선이 폭발하면서 9-8로 승리했다. 다음 날, 2차전을 앞두고 폰세와 구자욱은 전날 피치클락을 둘러싼 신경전에 대해 각자 입장을 밝히며 이슈로 이어졌다. 

한국시리즈를 기다리고 있는 염경엽 LG 감독은 삼성-한화 1차전을 TV로 봤다. 폰세와 구자욱의 신경전도 봤다. 염 감독은 투수가 피치클락을 악용해 시간을 끈다면, 심판이 경고를 주는 것이 맞다고 했다. 

19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염 감독은 전날 장면에 대해 "시즌 시작 하기 전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어제 그게 룰이다. 투수가 (시간을) 길게 끌고 가면 경고 주고 빨리 해라. 피치클락을 도입한 것은 그걸 이용하라는 게 아니라 스피드업이 목적이다. 시간이 남았다고 해서 투수가 오래 끌면서 타이밍을 뺏으면 심판이 제재한다고 이야기하고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이, 누가 봐도 이건 좀 길다 싶은 것은 심판이 끊고 경고를 주기로 했다. 어느 정도까지 괜찮은 수준은 있다. 그 수준을 넘어가면 안 된다. (구자욱 타석에서) 폰세는 그 수준을 넘어갔다. 심판이 끊은 타이밍은, (폰세가) 너무 안 던져서 심판이 끊는 게 맞는 거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피치클락이 6~7초 남아 있더라도 이미 15초 정도에 셋업 자세에 들어가서 던질 준비가 됐다면 몇 초 이내로 던져야 한다. 투수가 일부러 6~7초가 될 때까지 시간을 끌고 가면 안 된다. 그런 행위는 투수가 피치 클락을 이용해 타자와 타이밍 싸움을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이기 때문이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투수들의 몇몇 사례들이 반복되면서 10개 구단 감독들과 KBO 관계자(심판위원장, 기록위원장)이 모여서 합의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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