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상학 기자] 문동주의, 문동주에 의한, 문동주를 위한 플레이오프가 되는 분위기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투수 문동주(22)의 완벽투에 힘입어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놓았다. 

문동주는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에 6회 구원 등판, 4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한화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승리투수가 된 문동주는 1차전에 이어 3차전도 데일리 MVP를 받았다. 상금 100만원씩, 총 200만원을 챙겼다.

문동주의 완벽투에 힙입어 한화도 시리즈 전적 2승1패 리드, 대망의 한국시리즈까지 1승만 남겨놓았다. 2승 모두 문동주가 만든 승리. 올해 선발로 11승을 거둔 문동주는 시즌 막판부터 포스트시즌 불펜 등판을 준비했다. 지난달 20일 수원 KT전에서 전날 우천 영향 속에 구원 3이닝을 던졌지만 그 전부터 불펜 등판을 준비하면서 체크했다. 

지난 18일 대전에서 열린 1차전에서 문동주는 7회 구원 등판, 최고 시속 161.6km 강속구를 뿌리며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홀드로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한화의 9-8 역전승을 지킨 귀중한 홀드. 

2차전에도 불펜 대기했으나 한화가 3-7로 패하면서 등판 기회가 없었던 문동주는 3차전도 불펜에서 준비했다. 홈에서 1승1패에 그친 한화로선 3차전부터 꼭 잡아야 했고, 4차전 선발을 불펜 데이로 준비하며 문동주를 불펜으로 빼놓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가 유리한 쪽으로 간다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등판을 예고했다. 

한화가 5-4로 재역전하며 리드를 잡은 가운데 6회 무사 1루에서 문동주가 투입됐다. 1~3차전에서 한화 ‘1~3선발’ 코디 폰세(6이닝 6실점), 라이언 와이스(4이닝 5실점), 류현진(4이닝 4실점)을 연이어 무너뜨리며 15실점을 안긴 삼성 강타선도 문동주 앞에선 1점도 내지 못할 만큼 무력했다. 

6회 무사 1루에서 3타자를 아웃시킨 문동주는 7회 2사 2,3루 위기에서 르윈 디아즈를 7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큰 고비를 넘겼다. 8회에도 1사 2루에서 김태훈과 강민호를 연이어 직구로 각각 헛스윙, 루킹 삼진 돌려세운 문동주는 9회까지 마운드에 올라왔다. 이성규와 김지찬을 각각 직구와 커브로 헛스윙, 루킹 삼진 처리한 뒤 김성윤을 2루 땅볼로 삼자범퇴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4이닝 58구 무실점. 

경기 후 문동주는 “3차전이 정말 중요했다. 홀수 들어간 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로에 놓인 그런 중요한 경기에서 제 몫을 한 것 같아 좋다”며 만약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넘어갈 경우 등판 가능성에 대해 “5차전까지 안 가야 한다. 가게 되면 최대한 준비해놔야 한다. 경기를 져서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더는 야구를 할 수 없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어 그는 “절대 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마운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자 임했다”며 1차전만큼 스피드가 나오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1차전에선 몸이 정말 가벼웠는데 오늘은 조금 무거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스피드보다 제구, 변화구 등 다른 것에 집중하려고 했는데 잘됐다”고 설명했다. 

무사 1루에 나온 것도 문동주에겐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는 “야구하면서 주자 있는 상황에 올라간 경기가 진짜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없다. 주자가 있으니까 조금 더 긴장되긴 했는데 몸을 일찍 풀고 있었고, 긴 이닝을 가져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했다. 이닝이 지날수록 무난하게, 힘들지 않게 넘어갔다. 던지고 내려와서도 벤치에서 파이팅을 냈다”고 말했다. 

가을야구 2경기 모두 불펜으로 나와 6이닝 3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고 있지만 선발로 던지지 못한 아쉬움은 혹시라도 없을까. 이에 대해 문동주는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선발, 불펜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다”고 답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