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는 강등이 죄…한 번 떨어지면 ‘장기 투숙자’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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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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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에서 강등은 죄다.
매시즌, 2부로 추락하는 팀들은 감독과 수뇌부가 옷을 벗는다. 올해도 1부 12개 구단에서 강등권(10~12위)으로 밀려난 팀들은 생존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성적에 대한 책임으로 물러난 한 단장은 “2부가 예전처럼 지옥은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프로는 관심에서 벗어나는 순간 악순환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2부로 추락하면 예산은 줄고, 팬심은 떠난다. 쓸 돈이 줄어드니 성적도 내리막이다. 2부로 밀려난 첫 해 2부로 올라오지 못하면 그 뒤 2부에서 ‘장기 투숙자’가 되기 쉽다.
지난 5년간 2부로 추락했던 7팀 가운데 곧바로 승격한 4개 팀(김천 상무 2회, 광주, 대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3개 팀은 여전히 2부에 머물고 있다. 명문도 예외는 없다. 부산 아이파크와 성남FC, 수원 삼성이 강등의 냉혹한 현실을 절감하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세 팀 모두 최소 4번 이상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2부로 추락하니 맥을 못춘다.

기업구단이야 2부로 밀려나도 모기업이 지원하는 예산은 크게 줄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시민구단은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 시민구단인 성남은 2022년 1부에서 꼴찌로 강등이 확정된 뒤 2023년 선수단 인건비가 61억원에서 48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성남은 2부에서도 9위(2023년)와 13위(2024년)를 전전하고 있다.
기업구단 역시 2부로 밀려나면 180도 달라진 환경에 놓인다. 모그룹에서 지원받는 예산은 그대로더라도 스폰서가 줄어 선수단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부산은 1부 시절 선수단 연봉에 58억원을 썼는데, 2부로 추락한 2021년 50억원으로 줄였다. 선수단 비용 감소는 전력 약화로 이어진다. 부산은 2021년 2부에서도 5위에 머물렀고, 이듬해에는 10위까지 추락하는 망신을 겪었다.
수원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수원은 2부로 추락한 2024년 210억원을 지원받았다. 계열사들의 지원으로, 1부에 있던 2023년(202억원)보다 많았다. 그러나 2부로 떨어지자, 의리를 지킨 일부 스폰서 외에는 돈줄이 떨어져나갔다. 전체 매출액(수입)은 317억원에서 282억원으로 줄었다. 수입이 줄자 선수단 예산도 106억원에서 88억원으로 16.9% 삭감됐다. 재승격을 노렸던 2024년 순위는 6위에 그쳤다.
관중 수익도 마찬가지다.부산은 1부에서 마지막 시즌인 2020년 코로나19로 역대 최악의 관중(평균 708명)을 찍었지만, 정상 시즌이었던 2019년 4188명이었던 평균 관중이 2부로 강등된 2021년 1216명, 2022년 1468명으로 급감했다.

각별한 팬덤을 자랑하는 수원이 특이한 경우다. 2부로 처음 떨어진 2024년 평균 관중 1만 362명을 동원하면서 명문의 이름값을 지켰다. 1부에 있었던 전년도(1만 1798명)과 큰 차이가 없다. 수원의 강등으로 2부 전체에 낙수 효과(원정 응원 평균 3242명)가 발생했다는 표현도 나왔다.
2부에서 승격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승강제가 첫 도입된 2013년 8개였던 2부 팀은 매년 늘고 있다. 내년에는 파주 프런티어, 용인FC, 김해FC까지 합류해 17개 팀으로 확대된다. 지금처럼 최대 3팀만 승격될 수 있는 구조가 유지된다면, 2부로 떨어진 뒤 1부로 올라서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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