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미지명→미국행→마이너리그→韓 유턴…'4R 두산행' 25세 루키 이 악물다 “이젠 정말 야구를 잘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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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 돌고 돌아 25세라는 늦은 나이에 프로야구 생활을 시작하게 된 신우열(두산 베어스). 남들보다 6년이 늦었지만, 프로에서 성공하겠다는 열정만큼은 내년 19세가 되는 동기생들 못지않다.
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마이너리그 출신 외야수 신우열은 지난 17일 개최된 202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37순위로 두산 베어스 지명을 받았다. 무소속으로 8월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프로야구 스카우트들 앞에서 기량을 마음껏 뽐낸 결과 예상보다 높은 순위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지난 28일 두산 신인선수 환영 행사인 ‘루키 베어스데이’에 참석한 신우열은 “집이 서울이라 잠실구장에 자주 왔었는데 이렇게 지명을 받고 오니까 느낌이 특별하다. 어릴 때 잠실구장 베이스를 도는 이벤트에 참가했던 기억이 있다. 야구선수로서 밟은 건 오늘이 처음이다”라고 감격했다.
신인드래프트 이후 약 2주의 시간이 흘렀지만, 기쁨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신우열은 “지명 당시 너무 기뻤다.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했는데 소중한 지명권을 행사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라며 “가까이에서 응원해준 우리 가족과 드래프트 참가를 많이 도와주신 배재고 권오영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신우열이 ‘마지막 기회’라는 단어를 꺼낸 이유는 그가 늦은 나이에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배재고를 졸업하고 2020년 KBO 신인드래프트 미지명 좌절을 격은 신우열은 미국 대학으로 진학해 2023 메이저리그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탬파베이 16라운드(전체 483번) 지명을 통해 마이너리그에 입성했다. 신우열은 기대와 달리 부상과 부진 속 자리를 잡지 못했고, 탬파베이에 방출을 요청한 뒤 KBO 신인드래프트에 재도전하기에 이르렀다.
신우열은 “미국에서 지명될 때도 좋았지만, 한국에서 지명되니까 느낌이 많이 다르다. 주변분들의 관심도도 다르다. 미국에서는 그냥 축하를 받아서 기분이 좋았는데 지금은 정말 야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미국에서는 소수의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는 걸 경험했다. 거기 있었다는 거 자체가 정말 큰 자산이 됐다. 누군가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미국에 갈 거냐고 물어본다면 난 다시 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신우열은 자신만의 강점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포지션은 코너 외야수와 1루수가 가능하다”라며 “두산의 팀 컬러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선이 굵은 야구를 보여드리고 싶다. 어려운 상황에서 한 방을 치는 타자가 되고 싶다. 또 성격이 좋다고 생각해서 팀에 잘 녹아들고, 팀 분위기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목표를 설정했다.
늦은 나이에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신우열. 다행히 두산에는 지인이 제법 있다. 신우열은 “오명진과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다. 최민석, 홍민규는 우연치 않게 트레이닝 센터에서 만나서 2년 동안 잘 지냈다”라며 “오늘(28일) 양의지 선배님께서 가족이 된 걸 너무 환영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이제 프로 선수가 됐으니 정신 상태, 마음가짐, 옷차림 모두 프로선수처럼 프로의식을 갖고 생활하라는 좋은 조언을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밖에서 본 두산은 어떤 팀이었을까. 신우열은 “두산 팬 입장에서 봤을 때 두산 젊은 선수들이 다른 팀 젊은 선수들에 비해 올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한다. 스토브리그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선배님들이 계속 계실 거 같고, 신구조화와 감독님의 리더십이 합쳐져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신인답지 않은 성숙한 답변을 했다.
신우열의 데뷔 시즌 목표는 팀과 팬들이 원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는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고, 기회가 오면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라며 “야구라는 종목 특성 상 선수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아서 그냥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 그리고 최강 10번타자가 좋아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내년이면 26살이 되는 신우열. 시작이 늦었다고 조급하게 데뷔 시즌을 준비할 생각은 없다. 신우열은 “급하면 일을 그르치는 만큼 그냥 천천히 하루하루 성실히 살다보면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라며 성공적인 프로 생활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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