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현 전 현대모비스 감독이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2023년 비시즌부터 필리핀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필리핀 대학교들과 연습 경기를 많이 치렀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조동현 감독은 그때 필리핀 대학교의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명문 학교인 UP(University of the Philippines)의 골드윈 몬테베르드 감독도 그랬다. 조동현 전 감독이 현대모비스 소속으로 필리핀을 찾았을 때, 골드윈 감독은 조동현 감독에게 ‘지역방어’와 ‘팀 수비 전술’ 등을 많이 물었다. 조동현 전 감독과 ‘농구’라는 공통 키워드로 친분을 쌓았다.

하지만 조동현 전 감독은 2024~2025시즌 종료 후 현대모비스를 떠났다. 이를 인지한 골드윈 감독은 조동현 전 감독과 “함께 하자”고 제안했고, UP와 친밀한 관계의 에이전트가 조동현 전 감독과 UP 농구부의 관계를 중재했다.

그리고 조동현 전 감독은 지난 9월 말에 UP로 합류했다. UP 코칭스태프의 일원이 됐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UP 코칭스태프의 어드바이저에 가깝다. 조동현 전 감독은 “잠깐이기는 하지만, 필리핀과 한국의 성향이 완전히 다르다. 나도 그 차이점을 공부하고 있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이어, “필리핀 대학리그가 시작됐기 때문에, 내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컬러에 함부로 끼어들 수 없다. 코칭스태프가 나에게 의견을 물어볼 때에야, 내가 한국에서 경험했던 것들을 이야기한다”라며 자신의 역할을 간단히 설명했다.

역할을 전한 조동현 전 감독은 “한국은 공수 모두 5대5를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필리핀은 1대1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우리 나라는 수비 시 볼 없는 선수들의 몸싸움까지 고려하는 반면, 필리핀은 1대1 몸싸움을 강조하는 것 같다. 그야말로 선수 개개인에게 맡기는 느낌이다”라며 한국과 필리핀의 수비 차이를 덧붙였다.

그 후 “이전에 필리핀을 찾았을 때, 필리핀 대학교들이 지역방어를 많이 사용했다. 완성도가 높지 않았음에도, 지역방어를 활용하는 학교가 많았다. 3점슛 성공률이 30%를 넘지 않은 학교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UP 감독님도 지역방어를 많이 준비하셨고, 나에게 지역방어의 디테일한 방식을 문의하셨다”라며 ‘지역방어’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지역방어’를 언급한 조동현 전 감독은 “감독님과 메인 코치님들이 나에게 농구 관련 내용을 문의할 때, 내가 경험했던 공수 방식과 코트 밸런스 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필리핀은 대학리그를 시작했다. 시즌 중에 새로운 뭔가를 인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도 ‘이런 방식도 있다’라는 정도로만 이야기를 한다”라며 코치로서의 제언 방식을 말했다.

근황을 전한 조동현 전 감독은 “필리핀 농구는 한국 농구보다 1대1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 실제로, 선수들의 개인기도 화려하다. 하지만 UP 감독님께서는 필리핀 농구의 기존 장점에 조직적인 색깔을 입히려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도 의견을 묻는 것 같다. 하지만 나도 필리핀의 농구를 공부해야 한다. 그게 더 중요하다”라며 ‘배움’을 강조했다.

그리고 “먼저 말씀 드렸듯, 나는 새로운 농구를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UP의 제안을 감사하게 받아들였다. 또, 필리핀 농구를 직접 경험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것들을 접하고 싶다”라며 필리핀에서의 시간을 고무적으로 여겼다.

한편, UP는 오후 수업 종료 후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오후 4시부터 4~5시간을 쉼 없이 훈련한다. 그래서 조동현 전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하는 동안, 나는 계속 서있었다.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다(웃음)”라며 일과 중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하지만 “선수들의 훈련 열정이 정말 높다. 긴 훈련 시간 때문에 지칠 수 있음에도, 파이팅을 불어넣는다. 시합 전날에도 4~5시간을 훈련한다. 선수들의 발전 의지와 투쟁심 역시 높다”라며 UP 선수들의 농구 열정에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시즌을 치르고 있는 UP는 12월 중순까지 필리핀 대학리그(UAAP) 정규리그를 소화한다. 플레이오프에 나선다면, 시즌을 더 길게 소화할 수 있다. 조동현 전 감독의 연수 종료 시점 역시 그때와 비슷할 수 있다. 조동현 전 감독의 연수 기간이 짧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 이유로, 조동현 전 감독은 필리핀 농구를 더 많이 보려고 한다. 필리핀에서 배웠던 것과 한국에서 경험했던 것들을 접목시키려고 한다. 그래서 “(KBL에서) 아시아쿼터로 뛸 선수들도 있을 거고, PBA(필리핀 프로농구)에서 뛰는 외국 선수들이 한국으로 올 수 있다. 내가 필리핀에 있는 동안, 선수 관련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고 싶다”라며 향후 계획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진 = KBL 제공(본문 첫 번째 사진), 필리핀 TIEBREAKER TIMES 캡처(본문 두 번째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