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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금남고 야구부, 열정으로 버티지만 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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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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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금남고등학교 야구부가 학생 충원 문제로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금남고 야구부는 2023년 12월 1일 창단됐다. 창단 당시에도 경남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선수들을 끌어모아 20명 남짓한 인원으로 시작했다. 통상 고교 야구부 전체 인원이 40~50명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모자랐다. 그럼에도 당시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에 출전해 전국 명문 팀인 덕수고와 6회까지 접전을 펼치기도 했다. 결국 패했지만, 창단 첫해 무명 팀이었던 금남고의 존재감을 드러냈던 경기였다. 이 같은 활약에 야구 게임 '컴투스프로야구'를 운영하는 컴투스로부터 후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야구 열정 하나만으로 버티기에는 현실 벽은 높았다. 지난해 주말리그와 전국 대회를 통틀어 15전 15패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5전 1승 14패를 나타내며 부진했다. 당장 대학 진학을 앞둔 선수들로서는 조급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 입단은 차치하더라도 이대로라면 대학 진학조차 쉽지 않았다.

고교야구 선수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개인 기량만큼이나 전국 대회 성적이 중요하다. 팀이 전국 대회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당락이 갈린다. 특히 수도권 대학은 일정 성적 이하면 서류 통과조차 불가능하다. 이 같은 현실 앞에 금남고 야구부 선수들 가운데 7~8명이 빠져나갔다. 일부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택했고 몇몇은 야구를 그만뒀다.
하동 금남고등학교 야구부 단체사진. /금남고 누리집 갈무리

졸업 예정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절반 가까이 빠져나갔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팀 운영 자체가 불가능했다. 1일 자로 부임한 전봉석(57) 감독이 급하게 다른 지역에서 선수들을 데리고 오며 현재 야구부에 남은 재학생은 11명이다. 내년 입학 예정자들까지 포함하면 18명이다. 주말리그와 전국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최소 20명은 돼야 하는 만큼 전 감독은 여전히 선수를 찾아 나서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하동군 내에는 초등학교·중학교 야구부가 없다. 지역 내에서 선수 수급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른 지역에서 학생을 데려와야 하는 구조인데 학교 접근성 자체가 좋지 않다 보니 선뜻 입학을 택하는 이들이 적다. 더군다나 금남고가 전국대회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학교도 아닌 점도 불리한 요소다. 학생들과 학부모로서는 매력이 떨어지는 선택지인 셈이다.

전 감독은 "부울경 일대 고등학교 야구부는 다 돌아다니고 있다"며 "한 달 넘게 선수들, 학부모들 찾아다니면서 설득해 데리고 온 학생이 3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학 예정자 중에서도 5명은 확실히 온다고 했는데 2명은 여전히 고민하고 있더라"며 "일주일 한 번 그 학생들 있는 학교에 찾아가서 다른 마음 먹지 않도록 계속 면담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동 금남고 야구부가 투구 훈련을 하고 있다. /금남고 야구부

그는 신규 학생 충원을 위해 얼마 안 되던 월급도 포기했다. 학생들 교육비라도 저렴하게 책정해 부모들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다.

전 감독은 "지금 학생들 구하는 것부터 교육비를 저렴하게 책정하는 것까지 다 저의 사비로 하는 것"이라며 "학교가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출전 기회를 많이 줄 수 있다는 것 외에도 내세울 게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교육비로는 코치 2명 월급 주면 딱 끝난다"며 "저는 당분간은 월급을 안 받는다는 생각으로 일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전 감독은 사실상 부임 전부터 선수단 꾸리는 일을 도맡았다. 그도 야구부 상황이 열악하다는 것을 알고 감독직을 수락했지만, 이 정도일 줄을 몰랐다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는 "알고 시작한 일이지만 어떨 때는 서글픈 마음까지 들었다"며 "하동군에서 지원 받고 있지만 그래도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제 2년 있으면 60인데 어쩌면 야구인으로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이번 자리를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이왕 시작한 일 계속 부딪치면서 잘 해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남고 야구부 통산 성적은 1승 29패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어쩌면 1승, 그도 아니면 생존 자체가 목표일 수 있다.

전 감독은 "이번 가을, 겨울을 잘 넘기는 게 1차 목표"라며 "내년에 몇 승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신 기자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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