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하고 은퇴할 각오로 던진다" 데뷔 13년 만의 첫 가을야구, 한화 '마당쇠' 김종수의 진심 [K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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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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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이트=잠실]
"일단 마운드에 올라가면 관중석을 눈에 한번 담고 싶어요. 어떨지 상상이 잘 안 돼서...빨리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한화 이글스 투수 김종수가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입단 13년 만에 처음 서는 가을야구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2013년 한화에 입단한 뒤 처음 맞는 한국시리즈다.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돼 더그아웃에도 들어가지 못했던 그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극적으로 합류하며 꿈의 무대에 설 기회를 잡았다.
김종수는 올 시즌 한화 마운드의 숨은 일꾼이었다. 시즌 63경기에 등판해 63.2이닝을 소화했다. 팀 내 불펜투수 중 네 번째로 많은 이닝이다. 특히 팀 내 불펜투수 중 가장 많은 17번의 멀티이닝을 소화했다. 한 번 올라오면 4아웃 이상 많은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는 '만능키'로 마운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개인 성적도 데뷔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4승 5패 5홀드에 평균자책 3.25를 기록하며 프로 데뷔 이후 최다 경기, 최다 이닝, 가장 좋은 평균자책으로 시즌을 마쳤다. 정규시즌 불펜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은 이른바 '마당쇠'였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김종수의 이름은 올라가지 못했다. 그는 더그아웃에 함께하지 못하고 라커룸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경기 전 훈련은 팀원들과 함께했지만 경기장에서는 승리의 기쁨을 나누지 못하는 아픔이었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종수는 "플레이오프 5차전이 끝나자마자 윤규진 코치님께서 불러주셔서 그날 바로 한국시리즈 엔트리 합류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일단은 너무 팀원들한테 고마웠다"며 "사실 5차전에서 져서 끝났다면 내게도 끝이었는데, 팀원들이 5차전에서 승리해줘서 너무 기쁘게 합류 소식을 받아들였다"면서 감사를 전했다.
가을야구가 처음인 김종수에게 한국시리즈는 상상도 못한 무대다. 김종수의 1군 데뷔 시즌인 2018년에도 한화가 가을야구에 진출했지만 그해에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번이 첫 가을야구다. 그는 "가을야구 정도는 상상해봤지만, 한국시리즈까지는 사실 생각도 못 했다"며 "올해는 여러모로 감사한 해"라고 웃으며 말했다.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됐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는 "처음에는 솔직한 심정으로 어느 정도 조금의 서운함도 있긴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곧 마음을 추스렀다. "그래도 플레이오프를 이겨야 또 좋은 기회가 오는 거니까 그 섭섭함은 진짜 잠깐이었다"며 "간절히 더 이기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김종수는 "더그아웃에 못 나가니까 라커룸에 있거나 TV 있는 곳에 있었다. 원정 경기는 라커룸에서 TV로 지켜봤다"면서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확실히 정규시즌 때보다 공 하나하나가 되게 신중해지는 것 같았다. 다들 '한화는 가을야구가 처음인 선수들이 많아서 긴장을 많이 할 것'이라 했지만, 오히려 처음인 선수들이 그냥 뭣 모르고 과감하게 하는 모습, 또 위의 형들이 끌어주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뒤에서 보니 동료들이 부러운 마음도 들고 재미있어 보였다." 김종수의 말이다.
이제 김종수가 직접 가을야구 무대에 설 기회다.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을 상상해보라는 주문에 그는 "한번 관중석을 눈으로 담고 싶다. 그러고 나서 다시 집중하겠다. 어떨지 상상이 잘 안 돼서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대선배 류현진이 들려준 조언도 마음에 담았다. 김종수는 "현진이 형이 플레이오프 들어가기 전부터 투수들 다 모여서 한 얘기가 있다. 투수들한테 자기가 어떤 상황에 올라갈지 미리 생각하라고, 자기가 올라가는 상황을 항상 체크하고 올라가라는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시즌 때 그랬듯 역할은 중요하지 않다. 김종수는 "어떤 역할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냥 어떤 역할이든지 간에 해내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 와이프랑 우스갯소리로 '이번 한국시리즈 하고 은퇴한다'는 마인드로 최선을 다해 보려고 한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나이 서른 한 살. 무려 13년을 기다린 무대다. 김종수는 모든 것을 쏟아부을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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