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153km 체인지업 없다” 이정후 솔직하게 밝힌 부진 원인, ‘ML 첫 시행착오’ 韓 MVP 이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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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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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2년차 시즌 부진 원인은 강속구가 아닌 고속 변화구였다.
메이저리그 2년차 시즌을 무사히 마친 이정후는 최근 인천국제공항 귀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 투수들의 강속구 대처가 힘들었냐는 질문에 “미국 나가는 선수들에게 모두 빠른 공 이야기를 하시는데 이번에 느낀 건 빠른 공보다 변화구였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변화구가 많이 날아왔다”라고 흥미로운 답변을 남겼다.
‘1억1300만 달러(약 1601억 원)’의 사나이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2년차를 맞아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150경기 타율 2할6푼6리(560타수 149안타) 8홈런 55타점 73득점 10도루 출루율 .327 장타율 .407 OPS .734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매서운 타격을 뽐내다가 체력 문제로 인해 점차 페이스가 떨어지는 용두사미 시즌을 보냈다.
소득이 있었다면 작년 부상을 딛고 건강을 입증했고, 팀 내 타율 1위, 메이저리그 3루타 전체 3위(12개)라는 값진 성과를 해냈다. ‘전설’ 스즈키 이치로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2005년 달성한 메이저리그 아시아 타자 단일 시즌 최다 3루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4월 월간 타율 3할2푼4리 맹타를 휘두르다가 5월 2할3푼1리, 6월 1할4푼3리로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진 이정후. 원인은 생전 처음 보는 고속 변화구에 대한 미흡한 대처였다.
이정후는 “직구는 빨라도 자꾸 보면 눈에 익는데 변화구는 너무 다르다. 한국에 95마일(153km)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가 없지 않나. 한국에서는 저게 직구 구속인데 이걸 직구 타이밍에 쳐야할지, 변화구 타이밍에 쳐야할지 고민이 됐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라며 “앞으로 한국 타자가 또 미국으로 오게 되면 변화구가 많이 다르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다가 ‘1할 타율까지 가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스스로에게 압박을 많이 줬다. 내가 잘해야 하고 타석에 나가면 투수와 싸워야 하는데 자꾸 결과를 내려고 하다 보니 내가 해야 할 것을 못했다. 보통은 못 쳐도 다음 타석에 치면 된다고 넘기는데 올해는 한 타석 못 친 게 크게 와 닿았다. 그러면서 심리적으로 쫓겼다”라고 당시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렇다고 이대로 무너질 이정후는 아니다. 한국에서 신인왕과 MVP를 수상하며 KBO리그 무대를 평정한 뒤 1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정후는 올해 첫 풀타임의 아픔을 발판 삼아 벌써부터 내년 비상을 꿈꾸고 있다. 한국에 일찍 들어온 이유도 휴식이 아닌 운동을 일찍 시작하기 위해서다.
이정후는 “야구하면서 이렇게 업다운이 심했던 시즌이 있었나 싶다. 야구하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도 느꼈다. 처음에 잘 시작했는데 끝을 그만큼 잘 내지 못했다”라며 “처음에 좋은 모습이 남이 아닌 내가 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1년 내내 보여주는 게 새로운 목표가 될 거 같다. 부진했을 때 한 번 더 무너지지 않고 조금이라도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앞으로 내가 야구를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지만, 야구인생에 있어 올해가 중요한 한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반등을 다짐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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