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정승우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에서 브라질에 0-5로 패했다. 이스테방(첼시)과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가 각각 멀티골을 기록하며 한국을 무너뜨렸다.

한국은 1999년 이후 26년 만에 브라질전 승리를 노렸으나 단 한 차례도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상대의 빠른 전개와 개인기에 흔들렸고, 중원의 공백과 수비 라인의 간격이 끊기며 잦은 실수를 범했다.

전반 17분 이스테방의 선제골로 균형이 깨졌고, 41분 호드리구의 추가골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후반 시작 직후에도 이스테방과 호드리구가 연달아 득점하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후반 31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마무리 골까지 더해지며 스코어는 0-5가 됐다.

홍명보호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8개월 앞두고 남미 최강을 상대로 실전 테스트에 나섰지만, 성과보다는 숙제를 안은 채 경기를 마쳤다.

경기 종료 후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감독은 "공이 있을 때와 없을 때, 개인적인 능력이 잘 보여졌다. 선수들에게 기대했던 것이 잘 이뤄졌다.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브라질 기자는 "브라질의 축구 문화는 많은 골과 좋은 경기력으로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기는 것이다. 월드컵에서도 이렇게 할 수 있나"라고 묻자. 안첼로티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브라질 대표팀을 맡았을 때, 첫 번째 임무는 팀으로 경기해 팀으로 승리하는 것이다. 좋은 모습이 많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브라질 언론 '글로보'는 경기 종료 후 "브라질이 최근 몇 년간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오며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그러나 한국전은 달랐다. 네 골을 기록한 공격진이 완벽히 조화를 이루며, ‘이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축구’라는 확신을 심어줬다"라며 "브라질이 아직 축구를 할 줄 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브라질이 네 명의 공격수를 투입한 것은 모험이었지만, 그 결과는 완벽했다. 네 명이 유기적으로 자리를 바꾸며 상대의 공간을 끊임없이 무너뜨렸다. 한국의 수비 라인은 그런 움직임을 감당하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골은 비니시우스의 폭발적인 돌파, 호드리구의 유려한 움직임, 그리고 브루누 기마랑이스의 완벽한 패스로 만들어졌다. 두 번째 골 역시 로드리구의 감각적인 위치 선정이 돋보였다"라며 "이날만큼은 브라질이 진짜 '삼바 축구'의 리듬을 되찾았다"라고 평했다.

물론 냉정함도 잃지 않았다. 글로보는 "이 경기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지만,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당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지는 않았다. 한국은 압박 강도가 약했고, 수비 간격도 벌어졌다. 더 강한 팀을 상대로는 같은 전술이 통할지 미지수"라고 짚었다.

이어 "안첼로티 감독은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네 명의 공격수를 쓰는 시스템과 미드필더를 한 명 더 두는 시스템, 두 가지 카드를 모두 준비하고 있다. 상황에 맞춰 전술을 바꾸는 것이 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핵심 무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