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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닝 5실점 최악투' 은퇴 시즌 반복된 '가을 커쇼', 美도 탄식 "정말 외면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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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9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NLDS 3차전에서 홈런을 허용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메이저리그의 전설 클레이튼 커쇼(37·LA 다저스)가 마지막 가을야구에서 체면을 구겼다.

다저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5전3선승제) 3차전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2-8로 크게 졌다.

2연승 뒤 홈에서 맞이한 뜻밖의 완패였다. 믿었던 두 투수가 무너진 것이 컸다.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강판당한 것이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다저스 프랜차이즈 스타 커쇼였다. 커쇼는 다저스가 1-3으로 지고 있는 7회초 등판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엔트리 제외됐던 커쇼는 이번 시리즈에는 포함돼 이번이 첫 등판.

커쇼는 시작부터 제구 난조를 보였다. 옛 동료 트레이 터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고 카일 슈와버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브라이스 하퍼의 날카로운 타구는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글러브에 들어갔고, 1루 주자 슈와버도 견제사로 잡혔다. 계속된 도움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알렉 봄에게 3구 연속 볼을 던진 끝에 고의 4구로 출루를 허용했다. 브랜든 마쉬의 타구 역시 날카롭게 우측 담장으로 향했으나, 이번에도 테오스카가 빠르게 낙구 지점을 포착해 잡아냈다.

누가 봐도 최고의 컨디션은 아닌 상황.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8회에도 커쇼를 밀어붙였고 대참사로 이어졌다. 8회초 선두타자 J.T.리얼무토가 좌중월 1점 홈런을 터트렸다. 맥스 케플러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닉 카스테야노스가 1루에 안착했다. 브라이슨 스탓은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었고, 터너가 우전 2타점 적시타, 슈와버가 우월 투런포를 치면서 커쇼를 무너트렸다.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9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NLDS 3차전에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AFPBBNews=뉴스1
무려 8회에만 5실점으로, 경기도 필라델피아가 8-2로 앞서게 돼 사실상 승기가 넘어갔다. 하지만 커쇼는 계속해서 마운드에 남았다. 하퍼에게 2루타를 맞았고 봄의 좌전 안타 때 좌익수의 홈 보살로 겨우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또 한 번 담장으로 향하는 마쉬의 타구를 중견수 저스틴 딘이 잡아내며 길었던 8회가 끝났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커쇼에게는 미묘한 분위기의 박수가 쏟아졌다. 미국 매체 USA 투데이는 이 장면을 두고 "커쇼는 사이영상을 3번 수상하고 아마 그의 세대에서 가장 위대한 투수일 것이다. 5만 3689명의 팬은 필라델피아 선수들이 배팅 연습하듯 그에게 안타를 치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커쇼는 천천히 마운드를 내려왔고 1-3의 열세는 1-8로 바뀌었고 패배로 이어졌다. 팬들은 반응할 수 없었다. "아무도 이런 장면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팬들은 정말로 (두들겨 맞는 커쇼의 모습을) 외면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커쇼가 안 좋은 경기력에도 끝까지 2이닝을 책임진 이유는 경기 후 밝혀졌다. 로버츠 다저스 감독에 따르면 좌완 불펜 태너 스콧이 일신상의 이유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스콧은 다저 스타디움에도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결과였다. 이날 커쇼의 48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는 22개에 불과했다. 최종 기록은 2이닝 6피안타(2피홈런) 3볼넷 0삼진 5실점(4자책점). 경기 후 커쇼는 "힘든 경기였다. 좋은 투구를 하지 못했고 나는 제구 문제가 있었다"고 변명하지 않았다.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커쇼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전설로 꼽힌다.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번으로 지명돼 올해까지 다저스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이기도 하다. 2008년 빅리그에 데뷔해 통산 455경기 223승 96패 평균자책점 2.53, 2855⅓이닝 3052탈삼진을 기록했다. 2011년 투수 3관왕과 함께 첫 사이영상을 받았고 2014년에는 사이영상과 함께 리그 MVP도 수상했다. 월드시리즈 우승도 2020년 이뤄내 선수로서 이룰 건 다 이뤘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으로 꼽히는 것이 '가을 커쇼'로 대표되는 포스트시즌 성적이다. 커쇼는 다저스를 전성기로 이끈 에이스답게 무려 23번의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경험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포함 40경기 13승 13패 평균자책점 4.63, 196⅓이닝 213탈삼진으로, 커쇼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정규시즌과 딴판이다.

기록뿐 아니라 워낙 임팩트 있게 무너진 탓에, 통계의 스포츠 야구에서 적은 표본에도 13시즌 연속 서부지구를 제패한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도 지목받았다. 은퇴를 선언한 올해 정규시즌을 23경기 11승 2패 평균자책점 3.36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이번에는 기대를 모았다. 9월 한 달간 5이닝에서 끊는 철저한 관리와 와일드카드 시리즈 제외로 충분한 휴식까지 주어져 마지막 포스트시즌은 화려하게 끝낼 듯 보였다.

하지만 커쇼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가을 무대에서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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