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한국야구위원회(KBO) 허구연 총재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업무추진비 및 법인카드 과다 지출 논란에 휩싸였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BO는 정부로부터 매년 220억 원가량을 지원받는 공적 단체임에도, 총재가 공적 책무를 어기고 불투명하게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며 "자료 제출 요청에도 '경영상 비밀'을 이유로 불완전하게 제출하는 등 은폐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허 총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9개월 동안 KBO 사무국에서 도보 5분 거리의 특정 제과점에서 약 548만원을 결제했으며,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스타벅스 선불카드 구에도 약 2310만원을 지출했다.

김 의원은 "제과점에서 구입한 빵은 공식 행사나 선물용으로 사용된 기록이 없고, 직원들에게 제공된 사실도 없다"며 "스타벅스 카드 역시 배포 기준이 불분명해 사실상 사적 사용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허 총재의 해외 출장 빈도와 규모가 타 종목에 비해 과도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허 총재는 2022년부터 현재까지 19차례나 해외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는 프로농구 5회, 프로배구 1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횟수"라며 "기사가 딸린 차량을 렌트해 일주일에 2000만원을 사용했으며 1박에 140만원짜리 숙박을 이용했다. 비용 사용이 빠듯한 일반 직원들과 비교해 큰 차이"라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KBO는 총재와 임직원의 법인카드 및 출장비 사용을 점검할 감사실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며 "문화체육관광부와 스포츠윤리센터가 합동 점검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박근찬 KBO 사무총장은 "스타벅스 선불카드는 직원 격려나 명절 선물용으로 구입했다"며 “제과점에서 구입한 물품은 야구 원로나 해외 방문 손님에게 제공됐다. 정부 지원금이 아닌 구단 회비 재원으로 예산 범위 내에서 집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출장과 접대는 총재 직무상 불가피한 일정으로, 모든 결제 내역은 내부 결재를 거쳤다. 사적 사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올해 수면 위로 떠오른 야구장 안전 문제도 제기됐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국정감사에서 올해 창원 NC파크,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3건을 언급하며 "KBO와 일부 구단이 보고 체계를 약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29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홈구장인 창원 NC파크에서 경기장 외벽 구조물이 떨어져 관중 1명이 숨졌다. NC 구단과 창원시는 시설물 안전 점검과 보완 작업을 마친 뒤 약 두 달 만에 구장을 재개장했다.

아울러 지난 7월28일 한화 이글스의 새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는 1루 측 벽걸이 간판 일부가 떨어졌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또한 지난 9월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1루 측 익사이팅존 철골 기둥이 돌풍으로 넘어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취소됐다.

조 의원은 "정밀 안전 진단을 실시한 구장은 절반, 평가가 양호한 구장은 1곳뿐"이라며 "지난해만 6개 구단이 점검 자료를 작성하지 않았다. 흥행은 챙기면서 관중 안전은 뒷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특히 창원 NC파크 사고 사례를 들어 "시설 관리 공단에 통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록이 남지 않았고, 책임 의식 없이 점검이 이뤄졌다"며 철저한 기록 관리와 관심을 요청했다.

이에 박근찬 KBO 사무총장은 "앞으로 절차를 바로잡고, 안전 점검과 자료 제출에 신경 쓰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pic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