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원회를 준비시켰는데 그렇게 치고, 또 울예가 그렇게 쳐버리니까…”

SSG 랜더스는 1일 시즌 홈 최종전서 한화 이글스에 6-5로 대역전승했다. 이미 3위를 차지했고, 9회말 2사까지 2-5로 끌려갔다. 심지어 한화 마무리 김서현에게 9회말 시작과 함께 공 2개로 2OUT를 당했다. 모든 사람이 한화의 승리, 1위 싸움이 끝까지 가는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안상현 대신 대타로 들어간 류효승이 중전안타를 날리더니, 김성욱 대신 대타로 나선 현원회가 김서현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추격의 좌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그래도 1점 차였다. 여기서 정준재가 김서현으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면서 경기장의 공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이율예를 상대하기 직전, 한화 베테랑 포수 이재원이 마운드에 올라 김서현을 격려했다. 그러나 이율예가 김서현의 151km 한가운데 포심을 힘 있게 잡아당겨 극적인 끝내기 좌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 한 방으로 LG 트윈스의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됐다.

이숭용 감독은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잘 한거죠. 원회도 효승이도 대타로 감을 계속 찾아야 하니까. 효승이를 먼저 냈는데 안타를 치고, 원회도 2군에 내려 보낼 때 못해서 내려보냈던 게 아니다. 여건 때문에 그랬다. 그래서 마음에 늘 걸렸다”라고 했다.

이들은 SSG의 미래들이다. 포심 하나만 보고 들어가 김서현을 무너뜨렸다고 봐야 한다. 이숭용 감독은 “원회를 미리 좀 준비시켰는데 기기서 홈런을 그렇게 치고, 그리고 준재 볼넷 나가고 또 율예가 그렇게 쳐버리니까…”라고 했다.

이기면 좋지만,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인 김서현에게 경험을 쌓으라는 목적이 강했다. 그런데 이들이 올해 정규시즌 1~2위를 결정해 버렸다. 이숭용 감독은 “경쟁이 많이 생겼다. 효승이가 올라오면서 (고)명준이, 율예가 나왔더니 (조)형우, 이게 되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본다.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된다. 1군에서 굉장히 열심히 잘 준비했다. 1군에 있는데 못 나간 친구들은 코치들이 시간 날 때마다 봐주고, 조금씩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이니까 감독으로선 고맙다”라고 했다.

한화로선 절망의 순간이었지만, SSG는 가을의 희망을 본 경기였다. SSG는 누구나 예상하는 LG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성사 구도를 깨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선발 원투펀치와 불펜이 막강한 SSG는 단기전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