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마티스 텔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스쿼드에서 제외됐다.

4일(한국시간) 토트넘홋스퍼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2026 UCL 리그 페이즈 명단을 발표했다. 기존 주축 멤버들과 함께 올여름 새롭게 팀에 합류한 모하메드 쿠두스, 주앙 팔리냐, 사비 시몬스, 콜로 무아니 등이 모두 포함됐다. 부상자인 라두 드라구신, 제임스 매디슨, 데얀 클루셉스키 그리고 경험이 더 필요한 타카이 코타 등은 제외됐다.

그러나 이번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올 시즌 임대 신분에서 벗어나 완전 영입된 공격수 텔의 부재였다. 텔은 지난겨울 바이에른 뮌헨에서 임대로 합류해 토트넘의 장기적인 프로젝트에서 왼쪽 측면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활약은 미미했고, 모든 대회에서 20경기 3골 1도움에 그쳤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텔의 재능을 믿었다. 2005년생 20살인 텔이 충분히 발전 가능하다고 평가했고 이적료 4,000만 유로(약 650억 원)를 투자하며 텔을 완전 영입했다. 그러나 토트넘에 새로 부임한 토마스 프랑크 감독은 텔을 신뢰하지 않았다. 파리생제르맹(PSG)과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된 텔은 형편없는 모습이었고 승부차기에서도 실축을 범하며 극도로 부진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도 텔은 벤치를 달궜고 현재까지 2경기에서 고작 19분 소화 중이다.

사실상 이번 UCL 명단 제외는 텔이 완전히 전력 외로 분류됐다는 신호였다. UCL 명단은 UEFA 규정에 따라 25명의 A리스트 명단 중 8명을 홈그로운 선수로 채워야 한다. 심지어 홈그로운 8명 중 구단 자체 육성 선수는 4명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토트넘 스쿼드 내에는 UEFA 기준 자체 육선 선수가 골키퍼 브랜던 오스틴 1명뿐이다. 즉 토트넘은 오스틴을 제외한 3명의 자체 육성 선수를 충족하지 못했음으로 UCL 엔트리는 22명으로 축소된다.

토트넘은 부상자와 전력 외 선수들을 엔트리 제외하며 22명을 채웠다. 제외된 선수들은 대부분 부상자들이다. 장기 부상을 당한 매디슨, 드라구신, 클루셉스키가 빠졌다. 이적이 예상되는 이브 비수마, 아직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코타도 제외됐다. 그러나 여기에 포함된 텔은 위 선수들과 사정이 다르다. 몸 상태도 멀쩡하며 UCL 출전 경험도 있지만, 순수 실력에서 밀려난 것이었다.

토트넘의 텔 영입 과정도 결국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에도 임대료를 포함해 거액을 들여 완전 영입했다. 영입 당시에도 여론의 의심스러운 시선을 받았다. 결국 우려한대로 텔은 시즌 초반부터 전력 외로 밀려났다. 토트넘은 섣부른 자금 운용에 대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UCL 제외를 넘어 텔은 현재 토트넘 내에서 비집고 들어갈 포지션도 없다. 올여름 2선 위주로 보강을 진행한 토트넘은 시몬스, 쿠두스를 영입했다. 텔이 뛸 수 있는 왼쪽 포지션은 브레넌 존슨이 맡게 됐다. 그나마 멀티 포지션으로 소화할 수 있는 최전방 자리 역시 히샬리송, 도미닉 솔랑케가 신임을 받고 있다. 20세의 나이에 커리어가 심각하게 꼬여버린 텔의 현주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홋스퍼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