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은 30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4라운드(16강)에서 선발 출전해 0-3으로 뒤지던 후반 3분 톨루 아로코다레(나이지리아)의 만회골을 도왔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드리블 돌파 후 왼쪽으로 파고드는 아로코다레에게 정확한 오른발 패스를 내줬고, 아로코다레는 반대편 골문 구석을 찌르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황희찬은 시즌 전체 공격 포인트를 2개(1골·1도움)로 늘렸다. 앞서 8월 31일 에버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 홈경기(2-3 패)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린 뒤 두 달간 침묵을 깨고 다시 공격 기여를 더했다.

그러나 팀은 결국 3-4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울버햄턴은 전반 초반부터 수비 집중력 부재로 무너졌다. 전반 5분 안드레이 산투스(브라질)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15분 타이리크 조지(잉글랜드), 41분 이스테방(브라질)에게 연속 실점하며 0-3으로 끌려갔다.

후반 들어 황희찬의 도움으로 아로코다레가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후반 28분 데이비드 묄레르 올페(노르웨이)가 한 골을 보태며 2-3까지 좁혔다. 하지만 후반 44분 제이미 기튼스(잉글랜드)의 쐐기골로 승부가 갈렸다. 울버햄턴은 추가시간 묄러가 한 골을 더 넣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황희찬은 이날 거친 장면도 남겼다. 후반 8분 로메오 라비아(벨기에)에게 깊은 태클을 가한 뒤 토신 아다라비오요(잉글랜드)와 신경전을 벌여 옐로카드를 받았고, 후반 23분 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노르웨이)과 교체됐다.

팀은 패했지만, 최근 대표팀 복귀 과정에서 부상 여파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황희찬에게 이번 경기는 의미 있는 반등의 신호탄이다. 9월 미국 원정 A매치 2연전에 빠진 뒤 이달 초 4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훈련 중 종아리 통증으로 브라질전(0-5 패)과 파라과이전(2-0 승)에 결장했다. 이후 리그로 돌아와 26일 번리전(2-3 패)에 교체 출전했고, 이날 첼시전에서도 선발로 나서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