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연세대, 선수 면면은 최고인데…정기전이 위기이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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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연세대가 3연패를 당하며 휘청거리고 있다. 고려대와의 정기전을 앞두고 그 불안감이 더 고조되고 있다.
연세대는 15일 열린 2025 KUSF 대학농구 U-리그 동국대와의 원정경기에서 57-65로 패하며 충격의 3연패에 빠졌다.
대학농구리그 기준, 연세대가 리그에서 3연패에 빠진 건 이번이 3번째다.
지난 5일 라이벌 고려대 전 패배는 그럴 수 있다. 그러나 10일 단국대 전과 15일 동국대 전 패배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전력차를 감안하면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했다. 고려대와 정기전을 앞둔 가운데 앞선 2경기에서 모두 패배를 당했기에 동국대 전은 큰 점수 차로 이겨 상승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더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1학기 때까지만 해도 연세대는 개막 11연승을 질주하며 고려대와 1위 싸움을 다퉜다. 여기에 MBC배 이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차출됐던 선수들이 팀에 복귀하고, 발목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던 이채형까지 가세하면 2학기에 더 나은 전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기대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고려대와 1위를 다투던 연세대가 중하위권 팀들에게 번번이 덜미를 잡히는 부진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과도한 3점슛 의존도
가장 큰 문제는 공격력이다. 연세대는 3점슛 비중이 극단적으로 높은 팀이다. 이번 시즌 연세대의 전체 시도된 야투 중 3점슛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역시 지난 시즌(39%)보다 높다. 경기당 평균 9.2개의 3점슛을 성공, 12개 팀 가운데 3점슛을 가장 많이 넣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다. 지나치게 3점슛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3점슛이 터지면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가고, 그렇지 않으면 고전하는 경기가 많다. 최근 경기를 보면 후자에 가깝다.
현대농구에서 3점슛의 가치는 높다. 빅맨까지도 3점슛을 던지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그것도 2점슛 시도가 함께 늘어나야 가치가 높아진다. 3점슛만 던지면 오히려 위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결과가 연패에 빠졌던 지난 3경기를 통해 제대로 나왔다. 고려대 전부터 동국대 전까지 연세대는 3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이 각각 28%(7/25), 29%(8/28), 19%(5/26)에 그쳤다.
특히 직전 동국대 전에서는 26개의 3점슛을 시도해 5개를 넣는데 그쳤다. 슛이 다 짧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3점슛 성공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건, 체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세대는 3점슛 시도가 많아도 너무 많다. 3점슛에 과도하게 의존한 연세대는 지난 3경기 평균 62.6점에 그쳤다. 전체적으로 공격 흐름이 무기력했다. 결국, 내·외곽의 조화가 중요하다. 그래야 3점슛의 위력도 살아나고 찬스도 생긴다. 연세대는 3점슛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공격 루트를 찾기에 충분한 선수구성과 전력을 갖췄다.
소나기 3점포를 앞세워 한번씩 화끈한 득점력을 보여주지만, 현재의 상황만 놓고 보면 이런 경기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안정적이면서 다양한 공격 루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책 와르르·승부처 집중력 부재, 결과는 3연패
연세대의 시즌 턴오버는 11.9개로 최소 5위다. 그런데 지난 3경기에서 유독 많은 턴오버를 범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3경기에서 연세대가 기록한 턴오버 개수는 ‘16-12-14’.
15일 동국대 전도 마찬가지였다. 턴오버의 질이 좋지 않았다. 상대의 견제가 있는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호흡이 맞지 않아 패스 턴오버가 나왔고, 또, 속공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패스가 나가면서 쉬운 득점 찬스를 무산시켰다.
가드 포지션에서 패스 중 턴오버, 속공 상황에서 나오는 턴오버는 모두 상대에게 속공을 주기 마련이다. 동국대 전에서도 이러한 반복된 흐름으로 득점을 헌납하곤 했다.
가드, 빅맨들과의 호흡도 매끄럽지 못했다. 앞선에서 골밑으로 공을 투입하는 것 자체가 여의치 않는 모습이다. 공을 전달하는 과정 혹은 험블로 인한 실책이 부지기수였다. 빅맨의 포지셔닝과 가드의 엔트리 패스에 대한 호흡이 더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런 가운데 시즌 초반만 해도 최고의 슛 컨디션을 보였던 에이스 이주영도 최근에는 득점력은 물론, 움직임 자체가 많이 줄어든 모습이다.
고려대 전(6점, FG 13%)과 단국대(21점, FG 39%) 전 부진을 딛고 동국대 전에선 44%의 야투율과 더불어 20점을 기록하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팀 승리와는 무관했다. 체력적 부담이 큰 탓인지 안정감도 떨어졌다. 백코트 파트너 이채형이 동국대 전에 돌아왔지만 부상 여파 때문인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와 별개로 연세대는 앞선 3경기에서 모두 승부처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래서 결과가 더 뼈아프다. 연세대에는 과거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다. 승부처를 즐길 줄 알며, 위기 상황을 극복할 줄 아는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선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승부처에서 한 번 흔들리면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이 사라졌고, 위기를 극복해내는 힘도 부족해보였다.
그렇다면 다른 가능성을 확인해봐야 한다. 어떠한 이유로 인해 멘탈적인 문제에 시달리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유는 다양할 수 있다. 연패가 이어지면서 부담감이 가중됐을 수도 있고, 동료들과의 호흡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총체적 난국' 윤호진 감독의 깊어지는 고민
결국 팀 성적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윤호진 감독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선수들에게 알맞은 지시를 내려야 한다.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고, 각 상황에 맞는 전술, 전략을 풀어나가는 것 역시 감독의 몫이다.
윤호진 감독은 올해로 3년 째 연세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연세대는 윤호진 감독이 부임한 이후 줄곧 고교 최고 유망주들을 쓸어담으면서 리쿠르팅 승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역시 선수 면면이나 재능의 크기만 놓고 보면 12개 대학 가운데 최고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강팀이 갖춰야 할 압도적인 모습은 아직 없다. 선수 개인의 기량은 살리면서 팀 플레이, 조직력으로 위력을 배가시킬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팀원들과의 호흡에 있어서도 맞춰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 이러한 종합적인 문제가 지금에서야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 역시 윤 감독이 끌어내야 하는 부분이다.
연세대는 다음 일정도 만만치 않다. 연세대는 19일 고려대와 정기전을 치른 뒤 26일 중앙대를 상대한다.
정기전은 U-리그 일정과는 관계가 없는 친선전이지만 연세대, 고려대 모두에게 1년 중 가장 중요한 한판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충격의 3연패로 심기일전한 연세대가 정기전을 승리로 거둔다면, 단숨에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 반대로 패할 경우에는 그 충격이 배가 될 전망이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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