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FA 최대어" 美 평가 대반전, TB 방출 진짜 고맙다…1393억 다년계약 가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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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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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29살 베테랑은 2026년 1600만 달러(약 222억원)짜리 옵션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아마 FA 최상위 타깃이 될 것이다."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 유격수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방출 설움을 완전히 날리는 활약을 펼치며 다가올 겨울 FA 시장 유격수 최대어를 예약했다. 김하성을 포기한 탬파베이 레이스가 이제는 진짜 고마울 정도다.
김하성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웨이버 클레임으로 탬파베이에서 애틀랜타로 이적했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약 404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1억 달러(약 1393억원) 계약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하성이지만, 지난 시즌 막바지 치명적인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으면서 가치가 급락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 초반까지 재활과 복귀 준비가 필요했던 상황이라 탬파베이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꿈꿨던 금액에는 크게 못 미쳤던 게 사실이지만, 스몰마켓 팀인 탬파베이로선 전력을 다한 베팅이었다. 김하성은 올해 탬파베이 선수 가운데 최고 연봉 대우를 받았다.
탬파베이는 구단 차원에서 특급 대우를 해줬기에 김하성을 충분히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일단 성적이 24경기 타율 0.214(84타수 18안타), 2홈런, 5타점, OPS 0.611에 그쳤다. 게다가 김하성은 종아리, 허리 등 잔부상으로 반복해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김하성은 탬파베이에 친한 선수도 없고, 영어도 잘 통하지 않다 보니 꽤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애틀랜타 이적은 김하성에게 천운이었다. 서로 윈윈이었다. 애틀랜타는 도통 주전 유격수감이 나타나지 않아 애를 먹은 상황에서 김하성에게 도박을 걸어봤는데,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김하성은 애틀랜타에서 뛴 18경기에서 타율 0.313(64타수 20안타), 3홈런, 12타점, OPS 0.839를 기록했다. 유격수로 빼어난 수비는 더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치는 등 그라운드에서 에너지가 넘치니 애틀랜타는 곧장 김하성을 2026년 유격수로 쓰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애틀랜타는 올 시즌 24경기를 남겨둔 시점에 김하성을 영입해 200만 달러(약 27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김하성 연봉 1300만 달러(약 181억원)의 일부다. 탬파베이와 김하성의 계약을 애틀랜타가 보전해주기 때문에 김하성이 2026년 1600만 달러 옵션 실행을 원하면 애틀랜타는 수용해야 한다. 애틀랜타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은 총 1800만 달러(250억원)였다.
김하성의 커리어를 고려하면 1800만 달러는 매우 저렴한 비용이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2800만 달러(약 390억원) 보장 계약에 합의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지난해까지 샌디에이고에서 4시즌을 뛰면서 540경기, 타율 0.242(1725타수 418안타), 47홈런, 200타점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서 가치를 올렸다. 1억 달러 FA 계약설이 나온 것도 골드글러브 수상 이후부터다.
김하성은 애틀랜타에서 어깨를 비롯한 건강 이슈가 이제는 전혀 없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단숨에 유격수 FA 최대어로 떠올랐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김하성은 애틀랜타가 이번 주말 시리즈 스윕을 달성하는 동안 홈런 2개를 치면서 내년에도 애틀랜타 유격수는 김하성이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를 보여줬다. 29살 베테랑은 2026년 1600만 달러 옵션을 거절할 경우 최상위 FA 타깃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애틀랜타가 김하성이 시장 평가를 받기 전에 묶을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연장계약이다. 탬파베이에서 방출되면서 가치가 급락한 김하성이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점을 어필하면, 다른 구단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애틀랜타에는 김하성과 샌디에이고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였던 주릭슨 프로파가 있는 것도 큰 메리트다. 프로파는 탬파베이에서 지친 상태로 합류한 김하성을 각별히 챙기면서 빠르게 애틀랜타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왔다. 라커룸에서도 김하성은 프로파의 옆자리를 쓰고 있다. 김하성은 타지 생활을 하고 있기에 동료들과 관계도 성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MLB.com은 '애틀랜타는 김하성이 FA 최대어로 풀리기 전에 다년 계약으로 그를 묶을 수 있다. 다른 잠재적인 김하성 영입을 원하는 구단들은 올 시즌 마지막 주까지 김하성에게 구애를 할 수 있는 이점을 누릴 수 없다'며 애틀랜타가 연장 계약을 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을 충분히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과정이 호락호락하진 않을 전망이다. 김하성의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이기 때문. 보라스는 악마의 에이전트로 유명한 인물이다. 김하성에게 더 득이 되는 계약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애틀랜타의 연장 계약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더 높은 금액의 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애틀랜타가 김하성을 잡기 위해서는 FA 시장에 나갈 마음을 접을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인 계약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시즌 뒤 스토브리그에서 유격수에 관심을 보일 구단은 5팀 정도다. 본격적으로 경쟁이 붙기 전에 애틀랜타가 얼마나 과감한 결단을 내릴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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