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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지노 티띠꾼이 보여준 담담함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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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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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김아림, 윤이나, 김세영, 이소미, 신지은, 임진희, 이민지 프로, 지노 티띠꾼 등이 출전한 202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아시안 스윙' 뷰익 LPGA 상하이 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한 세계랭킹 1위 지노 티띠꾼(태국).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12일 중국 상하이 치중 가든GC에서 막을 내린 뷰익 LPGA 상하이 대회는 골프를 관통하는 귀중한 교훈을 짜릿하게 보여주었다. 골프에선 유리한 고지가 반드시 승리를 보장해 주진 않는다는 것을 이처럼 실감나게 보여주기도 쉽지 않다.



 



중반까지 선두 가쓰 미나미(일본·27)에 4타 뒤진 2위였던 지노 티띠꾼(태국·22)이 후반 들어 신들린 퍼팅 감각으로 추격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으나 사실상 가쓰 미나미의 우승으로 기우는 듯했다. 티띠꾼이 14~16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맹추격했으나 17번 홀에서 가쓰가 칩인 버디를 성공시키며 두 타 차로 달아나자 다시 티띠꾼이 긴 이글 퍼트로 동타를 만들었다. 최종 합계 24언더파 264타.



 



18번 홀과 10번 홀에서 치러진 5차례의 연장전이 압권이었다. 기회는 매번 가쓰 미나미에게 먼저 찾아왔다. 18번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같은 홀에서 열린 2차 연장에서 티띠꾼의 티샷이 호수에 빠지면서 사실상 가쓰 미나미의 우승으로 결판나는 듯했다.



 



그러나 1벌타를 받고 날린 티띠꾼의 3번째 샷이 핀 근처에 붙으면서 파세이브에 성공하고 가쓰는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쳐 3차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3차 연장전에서도 가쓰가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티띠꾼의 공을 홀과 10여m 이상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긴 퍼트가 홀에 붙으면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가쓰 미나미는 2미터 남짓의 버디 퍼트를 놓쳤다. 4차 연장전에서도 가쓰 미나미의 공이 홀에 더 가까웠으나 버디를 놓쳐 파로 비겼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5차 연장에서 티띠꾼의 두 번째 샷이 핀 1m 이내에 붙여 버디로 연결되고 미나미 가쓰는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해 파세이브에 그쳐 승패가 판가름 났다.



 



전체적인 라운드 흐름을 볼 때 가쓰 미나미가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드라이브샷은 길지는 않지만 페어웨이를 잘 지켰고 아이언샷도 원하는 방향과 거리로 날아갔다. 다만 여러 번 찾아온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지노 티띠꾼은 티샷이 왠지 불안했다. 드라이버 대신 우드를 잡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만큼 샷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었으나 세계랭킹 1위답게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갔다. 



 



처한 상황은 가쓰 미나미에게 유리했으나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소화하는 데 차이가 났다. 티띠꾼은 LPGA투어 통산 5승에다 세계랭킹 1위답게 상황이 좋든 나쁘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상황에 따라 절망하거나 기뻐 날뛰지 않았다.



 



2022년 LPGA Q시리즈를 통과, LPGA투어 3년 차를 맞고 있는 미나미에겐 아직 우승이 없어 이번 대회는 절호의 기회였다. 특히 마지막 라운드 후반엔 우승을 예견한 듯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여러 번의 버디 기회를 놓친 것도 이런 들뜬 심리상태 영향이 컸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 놓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소화해 내느냐가 중요함을 깨닫게 한 대회였다. 어디 골프에서만이랴.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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