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4명 퇴장 난리 통 속에서 빛난 김은중 감독의 품격…싸박 데려와 함께 고개 숙인 피치 위의 ‘젠틀맨’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6
본문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수원FC 김은중 감독의 품격이 K리그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SK를 4-3으로 이긴 뒤 사과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감독으로선 제주 팬, 수원 팬에 죄송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경기하다 보면 선수들은 격해지기 마련이다.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스포츠맨십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은 서로 자제해야 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 경기는 혼란 그 자체였다. 제주 선수가 무려 4명이 퇴장당할 정도로 ‘난리 통’이었다. 따지고 보면 김 감독이 굳이 사과할 이유는 없었다. 심판 판정에 문제가 없었고, 하나 같이 퇴장당할 만한 장면이었다.
김 감독이 고개를 숙인 이유는 스트라이커 싸박 때문이다. 싸박은 경기 내내 제주 선수들과 신경전을 벌였다. 실제로 송주훈, 이창민은 직접적으로 싸박을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창민이 퇴장당하는 과정에서는 싸박의 황당한 스로인 방해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사실 경기에선 대부분의 선수가 90분 내내 기 싸움을 벌인다. 반칙을 범하는 게 아니라면 서로 납득할 부분도 있다. 굳이 감독까지 나설 필요는 없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싸박을 제주 홈팬에게 데려가 직접 사과를 시켰다. 고개를 깊이 숙이라며 머리를 살짝 누르기도 했다. 김 감독 본인도 손을 모아 미안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 장면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면서 김 감독을 향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혈투 속에서도 매너와 존중을 잃지 않은 김 감독의 태도가 잔잔한 감동을 남기는 모습이다.
제주 구단에서도 김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주 관계자는 “쉽지 않았을 텐데 선수를 데리고 와 사과까지 해 고마웠다. 인간적으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10~2011년 제주에서 뛴 경험도 있다. 2010년에는 13골 10도움을 기록해 시즌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 제주는 준우승까지 달성했다. 제주의 전성기를 이끈 주인공이 바로 김 감독이다.
축구계에서 김 감독은 ‘신사’로 통한다. 워낙 반득하고 예의가 발라 적이 없는 축구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전에서 김 감독이 보여준 행동은 ‘연출’이 아닌 실제의 모습이라는 뜻이다. weo@sportsseoul.com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