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쉬는 게 죽도록 싫다” 손목에 나사 박은 김건희가 참고 뛰는 이유···“K리그1 최고가 되어 월드컵 가고 싶다” [이근승의 믹스트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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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30·강원 FC)는 축구에 진심이다. 수원 삼성 시절부터 그의 하루는 축구로 가득하다. 쉴 땐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고자 노력한다. 24시간 축구로 가득한 김건희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축구계가 그런 김건희의 약점으로 꼽는 게 하나 있다. 잦은 부상이다. 몸 관리를 못해서 생기는 부상이 아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경기 중 다친 게 대부분이었다. 운동량이 필요 이상으로 많거나 무리해서 생긴 부상도 있었다.
김건희는 현재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다. 김건희는 7월 조금 황당한 부상을 당했다. 연습 중 동료가 찬 슈팅에 손을 맞았다. 오른쪽 손목과 손가락이 크게 꺾였다. 김건희는 엄지손가락 쪽 손목에 있는 작은 뼈인 ‘주상골’에 나사를 박았다. 병원에선 “쉬어야 뼈가 붙는다”고 했다.
김건희는 당시 손목 수술도 리그 3경기를 치른 뒤에야 받았다.
‘MK스포츠’가 올여름 강원에 합류해 리그 12경기에서 3골을 기록 중인 김건희와 나눈 이야기다.
훈련이 진짜 힘들었다(웃음). 휴식기가 있을 때마다 3~4일 정도 푹 쉰다. 이후엔 강도 높은 훈련이다. 훈련은 힘들어야 한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다잡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매 경기 모든 걸 쏟아내서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안겨드리고 싶다.
Q. 정경호 감독에게 들어보니 오른쪽 손에 부상이 있었다고 하던데. 괜찮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휴식기 때였다. 훈련 중 동료의 슈팅에 오른손을 강하게 맞았다. 손목과 손가락 인대를 크게 다쳤다. 병원에선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올여름 팀에 합류하고 리그 4경기를 뛴 상태였다. 쉬기가 싫었다. 특히, 부상으로 쉬는 게 죽도록 싫었다.
아픈 걸 참고서 대전하나시티즌, 전북 현대, 울산 HD와의 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이후 수술을 받았다. 병원에 3일 있다가 퇴원해서 팀 훈련에 복귀했다. 병원에선 계속 “운동하지 마라”고 한다. 선생님이 “뼈가 붙을 때까진 무조건 안정”이라고 했다. ‘쉬어야 하나’를 고민해 봤을 때 정신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훨씬 더 클 것 같았다. 내가 더 힘든 거다.
Q. 지금은 괜찮은 건가.
확실히 쉬질 못하다 보니까 뼈가 잘 안 붙는다(웃음).
Q. 그런데 슈팅을 얼마나 강하게 맞았길래 이 상태가 되는 건가.
나도 처음 본다. 들어본 적도 없는 일이다. 바로 앞에서 강하게 맞았다. 내 손가락을 시작으로 손목까지 완전히 꺾였다. 뼈까지 부러졌다. 한동안 손 사용을 못했다. 운동을 하는 데 계속 불편했다. 혹시나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불안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부상으로 쉬는 게 너무 싫더라. 정경호 감독께서도 내가 조금이라도 뛰어주길 바라셨다.
그래도 감사한 건 발이 아니라 손을 다친 거다(웃음).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축구할 순 있지 않나. 예전부터 부상이 잦았다. 부상으로 쉬는 걸 너무 싫어한다. 차라리 경쟁에서 밀려서 못 뛰는 게 낫다. 손이 한 번 더 부러지는 한이 있어도 뛰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다행히 더 큰 부상 없이 경기를 치러가고 있다. 팀 분위기도 좋다. 뼈는 아마도 시즌을 마치고 좀 쉬어야 붙지 않을까 싶다.
Q. 본래 얼마나 쉬어야 하는 건가.
수술 후 손목 쪽에 나사를 박아놨다. ‘주상골’이란 곳이다. 손목의 8개 뼈 중 하나인데, 엄지손가락 쪽 손목에 있는 작은 뼈다. 나사를 박아둔 건 뼈를 빨리 붙게 하기 위한 조치다. 아무리 오래 걸려도 두 달이면 뼈가 붙어야 한다. 그런데 안 붙는다. 완벽하게 회복하려면, 쉬어야 할 것 같다.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한 뒤 쉬겠다.
정경호 감독님을 잘 안다. 강원에 합류하기 전부터 감독님과 소통하고 있었다. 정경호 감독께선 나를 100% 믿어주신다. 나도 감독님의 축구를 100% 신뢰한다. 부상만 없으면, 정말 잘할 자신이 있다. 그래서 강원을 택했다. 감독님도 내가 부상만 아니면 잘할 것이라고 보신다. 더 보답해야 한다. 부담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증명하겠다. 팀에 좋은 선수가 많다. 팀원들과 힘을 합쳐서 더 좋은 경기력과 성적을 내는 데 이바지하겠다.
Q. 강원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원 시절 아시아 무대를 경험하지 않았었나. ACLE는 어떤 무대인지 동료들에게 얘기해준 게 있나.
재밌는 무대다. 많은 걸 배울 수도 있다. 그렇다고 즐기기만 해선 안 되는 무대이기도 하다. 한국을 대표해서 ACLE에 나선다. K리그1과 병행하면서 힘든 점도 많을 거다.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 우린 프로이고, K리그를 대표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ACLE에서 K리그와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접할 거다. 일본, 중국, 호주, 태국 등 팀마다 뚜렷한 색채가 있다는 걸 느낄 거다.
국외 원정을 가면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것도 많다. 새로운 환경에서 몸 관리는 어찌해야 하는지부터 배우는 거다. ACLE가 처음이다 보면, 어려울 순 있다. 그런 동료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 경기는 지금처럼 하면 될 것 같다. 정경호 감독님을 필두로 똘똘 뭉쳐서 우리 축구를 한다면, ACLE에서도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본다.
(모)재현이나 (김)대원이, (서)민우 등이 합류하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않나 싶다. 정말 좋은 동료들이다. 기존 선수들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온 힘을 다한다. 누구 하나 대충하지 않는다. 우린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지고 있다. 좋은 결과가 더해지면서 자신감도 커지는 듯하다. 내 동료들과 함께라면, 누구와 붙든 이길 자신 있다.
Q. 2026 북중미 월드컵 도전의 꿈 있지 않나.
국가대표팀은 축구를 시작한 날부터 은퇴하는 날까지 꿈일 거다. 현재 대표팀엔 유럽 리거가 수두룩하지 않으냐. 내가 홍명보 감독님의 부름을 받으려면, K리그1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되어야 한다. K리그1에서 제일 잘하는 공격수만이 내년 월드컵에 나설 것이라고 본다.
나는 축구를 대할 때만큼은 늘 진지하다. 나는 축구에 모든 걸 쏟아내고 있다. 강원에서 내 노력이 빛을 본다면,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그 순간을 만드는 건 내 몫이다. 매번 몸이 올라오려고 할 때쯤 부상이 왔다. 꾸준함이 늘 아쉬웠다. 하지만, 나는 좌절하지 않았다. 포기하지도 않았다. 계속 다 쏟아내겠다.
[강릉=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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