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유명 선수 쉼터인가··· 부상이 싫으면 전방을 가라” 상무 박치왕 감독이 챔프전을 앞두고 작심 발언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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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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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는 유명 선수의 쉼터가 아니다. 부상 안 당하는 게 목표라면 전방을 가라.”
박치왕 상무 감독(56)이 작심 발언을 내놨다. KBO리그 1군 투수들이 부상을 안고 상무 입대해 제대로 던지지도 않고 전역하는 사례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표시했다.
박 감독은 1일 고척에서 KT 2군과 퓨처스리그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박 감독은 구창모(NC), 배제성(KT), 이정용(LG) 등 최근 제대 후 소속팀 복귀한 1군 현역 투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이런 선수들이 부상이라고 빠지면 중간 투수들이 혹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작년은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박 감독은 “부대에 놀러오는 게 아니지 않으냐. 여기(상무)는 유명 선수들의 쉼터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부대 들어올 때 야수와 투수들 말을 들어보면 아주 다르다. 야수들은 상무에서 뭔가 더 발전을 하고 자기 것을 만들어가겠다고 한다. 투수들은 목표를 물어보면 ‘부상 없이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면서 “부상 없이 나가는 게 목표라면 여기 오면 안된다. 전방 부대로 가든가 공익요원(사회복무요원)으로 들어가는 게 맞는다. 마인드를 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박 감독의 발언은 최근 상무 제대한 투수들이 부상을 이유로 상무에서 제대로 공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무 역시 퓨처스리그 일정을 소화하면서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투수 하나가 빠지면 다른 프로팀처럼 대체할 인원도 없다. 여러명이 부상을 이유로 빠지면 감당하기가 더 어렵다. 박 감독의 말처럼 그 부하는 고스란히 다른 투수들로 이어진다.
구창모는 지난 6월17일 상무 제대했다. 상무 복무 기간 5차례 등판해 11이닝만 던졌다. 2023년 12월18일 입대했는데, 부상 때문에 이듬해 9월 24일에야 첫 등판을 했다. 18개월 복무 기간 중 첫 9개월을 재활만 했다. 구창모는 제대를 앞둔 올해도 상무에서 두 달을 통으로 쉬었다. 지난 4월2일 삼성 2군과 경기 중 타구에 왼쪽 어깨를 맞았다. 타구 강습 이후 2개월 만인 6월12일 롯데 2군전에 중간 계투로 등판했고, 5일 뒤 제대했다.
구창모 뿐 아니다. 구창모와 함께 입대하고 제대한 KT 배제성은 지난해 1차례도 등판하지 않았다. 상무 입대 두 달 만인 지난해 2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기 때문이다. 배제성은 올해 8경기 14.2이닝을 던지고 제대했다. 이들과 동기인 LG 이정용도 2024년 6경기, 2025년 11경기만 등판했다.
박 감독의 말처럼 구창모 등이 빠진 여파는 고스란히 다른 투수들에게 돌아갔다. 지난 1월 제대한 LG 허준혁은 2024년 상무에서 전체 98경기 중 54경기에 나갔다. 지난해 11월 제대하고 지난 8월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이 된 키움 이강준도 2024년 상무 소속으로 44경기를 나갔다.
박 감독은 최근 투수 전미르를 타자로 내보내고 있다. 지난해 롯데 입단한 전미르는 12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투수로 공을 던질 수가 없는 몸 상태지만 지난 5월 상무 입대했다. 박 감독은 전미르는 마운드에 올릴 수는 없지만 타자로는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상무 입대 후 부상으로 시간만 보내는 사례를 어떻게든 줄이려는 시도다. 박 감독은 “제가 먼저 선수에게 제안을 했고, 롯데 구단에도 양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
전미르야 타자로 쓴다지만 앞으로도 부상을 안고 상무 입대하는 사례는 계속해서 나올 수 있다. 박 감독은 “신뢰의 문제”라고 했다. 그는 “상무는 튼튼한 선수들이 와서 기량을 발전시키고 나가는 곳이 돼야 한다. 부상을 숨기고 들어와서 자기 이익만 챙기는 건 부적절하다고 본다”면서 “KBO리그 구단들도 도의적인 신뢰가 필요하지 않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척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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