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닝도 못 막는 불펜진, WBC 때는 곽빈+문동주+원태인 일본전 '몰방'이 답인가 [더게이트 이슈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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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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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이트=도쿄돔]
한국 대표팀이 15일 도쿄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에서 일본에 4대 11로 대패하며 한일전 10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11개의 4사구라는, 일반적인 국가대항전에서는 나와서는 안 될 불명예 기록도 나왔다. 과거 대등하게 싸웠던 한일전과 달리 이제는 패배는 기본에 대패가 일상이 된 모습이다.
다만 한국 대표팀이 일본과 대등하게 싸운 경기 구간이 없었던 건 아니다. 선발 곽빈이 버틴 첫 3이닝 동안에는 한국과 일본이 라이벌 비슷하게 보였다. 곽빈은 150km 중반대 힘 있는 속구를 앞세워 첫 3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일본 선발 소타니 류헤이도 3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한국을 잡아내며 0대 0초반 균형이 유지됐다.
균형이 무너진 건 4회부터다. 한국이 먼저 일본 불펜투수를 공략해 3점을 뽑아냈다. 일본의 강력한 마운드 상대로 한국 타자들도 충분히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장면이었다. 문제는 4회말 수비에서 터졌다.
잘 던지던 곽빈이 상대 타순 두 바퀴째에 접어든 4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와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뒤 모리시타의 타구도 잘 맞은 중전 안타성이었다. 박해민의 호수비가 아니었으면 안타가 됐을 법한 타구. 이어 나카무라의 2루타와 마키 슈고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이날 첫 실점을 허용했다. 결국 곽빈은 3.1이닝을 던지고 마운드에서 교체됐다.

불펜은 1이닝도 버거워, 선발 에이스가 답일 수도
국내 젊은 투수들의 경쟁력이 아직 일본 타자들을 상대하기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확인한 결과다. 다르게 보면 일본 타자들을 막으려면 곽빈 정도 에이스 선발투수는 돼야 한다고 볼 수도 있다. 곽빈은 국내에서 던질 때처럼 많은 삼진을 잡으며 압도하진 못했지만 일본 타자들의 방망이를 첫 한 바퀴 동안만큼은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불펜투수들이 1이닝 세 타자를 막기도 버거워한 것을 생각하면 첫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것도 대단한 피칭이었다.
곽빈의 첫 3이닝 호투는 앞으로 열리는 WBC와 일본전에서 한국 마운드에 일종의 힌트를 준다. WBC는 어차피 투구수 제한으로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던지기 어려운 대회다. 그렇다면 결국 최근 단기전에서 여러 감독들이 구사한 것과 같은 전략, 선발투수 여러 명을 한 경기에 투입하는 마운드 운영이 해법일 수 있다.
최근 열린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한국시리즈에서 감독들은 불펜 약점을 선발투수의 불펜 투입으로 해결했다.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라스나우, 사사키 로키 등 선발투수들을 불펜으로 기용해 효과를 봤다. 특히 야마모토는 6차전에서 6이닝을 던진 바로 다음날 다시 등판해 2.1이닝을 던졌는데도 웬만한 불펜투수보다 위력적인 공을 던졌고 훨씬 믿음직했다.
KBO리그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 박진만 감독이 헤르손 가라비토, 아리엘 후라도 등을 불펜으로 투입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도 문동주, 라이언 와이스를 불펜으로 투입해서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

포스트시즌 직후 소집의 딜레마
아쉬운 건 이번 K-베이스볼 시리즈가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불과 일주일 만에 개최됐고 이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공을 던진 젊은 투수들이 사실상 등판하기 쉽지 않은 스케줄이 됐다는 점이다. 이미 한국시리즈에서 이상 징후를 보였던 문동주는 사실상 이번 시리즈에 나오기 어려운 상태다. 류지현 감독은 16일 2차전 선발로 유력해 보였던 LG 좌완 손주영 대신 정우주를 선택했다. 이들은 한국시리즈를 치른 뒤 충분한 휴식기 없이 바로 합류한 투수들이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플레이오프까지 많은 공을 던진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도 이번 K-베이스볼 시리즈에서 모습을 보기 어렵다. 대표팀 엔트리에 뽑혀서 동행은 하고 있지만 사실상 훈련만 같이 하는 상태다.
이럴 거면 차라리 일찌감치 시즌이 종료된 하위권 팀 투수들을 데려오는 편이 낫지 않았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일본 대표팀의 경우 투수 12명 가운데 일본시리즈를 치른 선수는 소프트뱅크 소속 불펜투수 마츠모토 유키가 유일하다. 반면 한국은 투수 18명 중 5명이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바로 합류한 한화와 LG 소속 투수다. 막상 뽑아서 데려왔는데 마운드에서 제대로 써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대표팀 선발 과정과 전략의 재점검이 필요한 대목이다.
결국 16일 열리는 2차전에선 일단 등판 가능한 불펜투수들 위주로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내년 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구성할 때는 불펜 위주보다 강력한 선발 에이스 위주 구성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 불펜투수들의 구위나 변화구, 제구력으론 일본 타선을 압도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강력한 선발 에이스들이 짧은 이닝 동안 전력 피칭으로 상대 타순 한 바퀴를 상대하는 게 일본 타선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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