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1일 만에 되찾은 LPBA 우승" 이미래 "마음의 근육도 키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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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무려 1731일 만에 우승이 확정된 순간 그는 움직일 수 없었다. 하늘을 바라보며 그 순간을 만끽했다. 이내 눈에선 눈물이 쏟아졌다. 결승에서 패한 이우경(에스와이)이 오히려 우승자를 다독였다. ‘3쿠션 천재’ 이미래(하이원리조트)의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은 이처럼 극적이고 감동스러웠다.

이미래는 지난 2020~21시즌 5차투어(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LPBA 네 번째 우승을 이룬 이후 무려 1731일(4년 8개월)만에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미래는 유년 시절부터 뛰어난 당구 실력을 뽐내며 ‘3쿠션 천재소녀’로 불렸다. 프로당구가 출범하기 전인 2016년과 2017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프로당구 LPBA 초창기만 해도 우승 트로피를 휩쓸면서 최강자로 군림했다. 첫 시즌인 2019~20시즌 1승에 이어 2020~21시즌에는 3연속 우승을 이루기도 했다. 지금은 김가영, 스롱 피아비가 ‘양강 구도’를 구축했지만 그때 만해도 이미래가 단연 ‘톱’이었다.
하지만 이후 고질적인 손목 부상에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겹치면서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그렇게 4년 8개월이나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올 시즌 거둔 최고 성적은 5차 투어(크라운해태 LPBA 챔피언십 한가위)에서 거둔 3위였다.
이미래는 우승 인터뷰에서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절박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하지만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그 모든 고통과 불안은 벅찬 감동으로 폭발했다.
결승전은 쉽지 않았다. 1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2, 3세트를 내준 뒤 5세트까지 밀리면서 세트스코어 2-3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이미래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매 세트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경기를 했다”며 “내 루틴만 지키면 결국 이긴다는 생각으로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심리적 부담, 입스는 여전히 이미래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그는 “아직도 벗어나려고 싸우고 있다. 이번 우승이 더 절실했던 이유다”면서 “앞으로 더 강하게 싸우며 완전히 극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목 부상도 이미래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경기나 연습이 없을 때는 통증을 관리하는 별도 치료를 전문가에게 받고 있다. 그는 몸상태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직 통증은 있지만, 체력에는 아무 문제 없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다시 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체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미래는 당구 선수의 체력관리나 컨디션 유지에 대한 고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당구가 학문적으로 연구된 부분이 많이 없어서 스스로 공부하고 알아보고 있다”며 “스트로크를 할 때 어떤 부위가 쓰이는 지 파악해서 운동한다. 계속해서 필요로 하는 근육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토록 기다렸던 우승을 이뤘지만 본인의 경기력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이미래는 “기본기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100% 만족할 순 없다”며 “그래도 이 정도면 이미 충분한 성과라고 생각하지만 선수로서 마음의 근육까지 키워야 한다”고 했다.
팀리그 소속팀인 하이원리조트가 주최한 대회에서 우승한 이미래는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다. 그래도 매번 같은 각오로 경기에 뛰었다”며 “마지막 공격이 성공하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응원해 준 사람들이 많았다. 벅차고 감사했다”고 털어놓았다.
계속 잘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엔 단호했다. 이미래는 “노력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내 한계를 넘지 않으면 영원히 같은 자리다”면서 “이번 우승은 내 자신을 뛰어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더 강한 이미래로 돌아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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