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타석 홈런→도루 저지율 62.5%, 한화 포수 유망주 폭풍 성장 "2군 내려갈 때도 실망 안 했다, 감독님 말씀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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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다시 힘내서 준비 잘해 달라고 얘기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포수 유망주 허인서(22)는 지난 7월31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베테랑 포수 이재원이 허리 통증에서 회복돼 1군 엔트리에 복귀했고, 허인서가 자리를 비워줘야 했다. 하지만 김경문 한화 감독은 허인서를 그냥 2군으로 내려보내지 않았다. 훈련을 마친 뒤 허인서와 둘이 덕아웃에 앉아 격려와 당부와 말을 전했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2군에서 온 선수들은 1군에 부푼 꿈을 갖고 온다. 그런데 자기가 생각한 만큼 충분히 다 보여주지 못하고 돌아가면 실망감이 굉장히 크다. 그런 아픔을 곱씹으며 노력하고 노력해서 준비하면 어느 순간 또 기회가 올 것이다. 그때 기회를 잡는 선수가 스타가 된다”며 “(허)인서에게도 잘한 부분은 칭찬하고, 다시 힘내서 준비를 잘해 달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팀 사정상 3번째 포수는 1~2군을 오르내리는 일이 잦다. 올해 허인서는 1군에 있다 2군으로 내려간 게 5번이나 된다. 몇 경기 못 뛰고 내려갈 때는 정신적으로 지칠 법도 했지만 김경문 감독의 면담은 그로 하여금 더욱 독기를 품고 의지를 다지게 하는 계기가 됐다. 허인서는 “2군에 내려갈 때도 감독님께서 항상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실망하지 않고 2군에 가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더 많이 생각했다”고 감사해했다.
2022년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허인서는 그해 포수 중 가장 먼저 뽑힌 유망주. 상무에서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쳤고,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격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6월 10~11일 서산 두산전에서 2경기에 걸쳐 4연타석 홈런을 폭발했다. 퓨처스리그 역대 3번째 진기록.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포수로서 기본을 강조했고, 허인서도 이를 잊지 않고 수비력 향상에 집중했다. 9월 확대 엔트리 이후 일취월장한 수비력으로 조금씩 출장 기회를 늘렸다. 김경문 감독도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포수로서 장점을 많이 갖고 있는 친구다. 선수는 경기를 뛰면서 기량이 는다”며 1위 싸움 중에도 틈틈이 허인서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워 경험을 쌓게 했다.
올 시즌 1군에서 20경기 타율 1할7푼2리(29타수 5안타)로 타격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그 대신 수비로 존재감을 어필했다. 특히 도루 3개를 허용하는 동안 무려 5개를 잡아 도루 저지율이 62.5%에 달했다. 표본이 크지는 않지만 슬라이드 스텝 느린 투수가 던질 때도 빠르고 간결한 동작으로 정확한 2루 송구 능력을 보여줬다. 포구나 블로킹도 안정되며 플레이오프 엔트리 승선까지 노린다.
허인서는 “경기에 계속 나가면서 수비적인 부분에서 확실히 편해진 느낌이 있다. 불안한 느낌이 많이 없어졌다”며 “2군에서 쓰루오카 가즈나리 배터리코치님께 많이 배웠다. 일본인 코치님은 처음인데 기구를 사용한 새로운 트레이닝을 많이 경험했다. 2군에서 한 것을 김정민 1군 배터리코치님께도 피드백을 받고 하다 보니 좋아졌다”며 “도루 저지는 심리적인 부분 같다. 퓨처스에선 도루 저지율(33.3%)이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1군에서 한두 개 잡다 보니까 좀 더 편하게 던지고, 강한 송구가 잘 나온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대전에서 열린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과 플레이오프 대비 첫 연습경기에선 방망이로 또 존재감을 어필했다. 교체로 나온 허인서는 6회 좌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7회에는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치며 2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연습경기이긴 하지만 1군에서 유독 안 맞던 방망이에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플레이오프 엔트리 승선 가능성도 높였다. 30명으로 늘어나는 포스트시즌 엔트리는 보통 포수를 3명으로 꾸린다.
허인서는 “연습경기이지만 우리 팀이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이고, 관중 분들이 없어도 똑같은 경기라는 생각으로 했다. 그동안 (1군에서) 방망이로 제가 가진 것들이 잘 안 나와 답답한 마음도 있었는데 오늘 계기로 다음에는 1군 투수들을 상대로도 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가을야구 엔트리 합류 여부에 대해서도 “욕심 나지만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 제가 준비한 것들을 최선을 다해 보여준다면 (어떤 결과든) 후회는 없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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