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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신태용-이청용 항명 사건, 골프는 핵심이 아니다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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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울산 HD에서 두달만에 해임된 신태용 감독의 폭로, 그리고 이에 따른 울산 선수단과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에 따른 파장이 K리그에 계속되고 있다.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로 신태용 감독이 정말 원정경기를 가서 골프를 쳤는지 아닌지에 초점이 맞춰져있지만 '골프'는 핵심이 아니다.

핵심은 신태용 감독이 결국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다는 것이며 선수단 역시 신 감독이 주장하는 모함과 골프백 유출 등을 하며 새 감독을 정말 수용할 의사가 있었는지다.

ⓒ프로축구연맹

지난 9일 울산은 신태용 감독과의 결별을 알렸다. 부임한지 두달밖에 되지 않은 감독을 해임한 것. 그것도 한국 국가대표팀,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지낸 신태용 감독이 두달만에 쫓겨났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안겼다.

결정타는 '골프백 사진 유출'로 보였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울산 구단 버스에 신태용 감독의 골프백이 담긴 사진이 유출됐고 신태용 감독이 원정경기를 가서도 골프를 친다는 말이 함께 나돌았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공중파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표가 제안해 골프는 딱 한번 쳤을 뿐"이라며 "골프백은 집에 가져다놓기 위해 실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울산과 광주FC의 경기에서 선수단의 대표격인 이청용이 원래 페널티킥 키커가 아님에도 키커로 나서 골을 넣은 후 골 세리머니로 골프채로 공을 치는 스윙 세리머니를 했다. 이청용은 경기 후 서포터즈 앞에서 승리를 축하할때도 똑같은 세리머니를 해 사실상 신태용 감독을 저격했다.

'골프'에 집중된 모양새지만 핵심은 그게 아니다. 업무 외 시간에 골프를 치든 술을 먹든 그건 본인 선택이다. 만약 원정경기가 끝나고 골프를 쳤는데 울산이 잘나가는 상황이었다면 '잘나가는 신태용이 스트레스 푸는법'으로 언론에 소개되지 않았을까.

결국 감독과 선수가 제 역할을 했는지가 문제다.

신태용 감독의 가장 큰 문제는 감독으로써 가장 기본 업무인 '선수단 장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감독이 훈련을 시키고 전술을 짜 승리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것이 선수단을 장악해야한다. 신 감독은 국내 지도자 중에 선수단 장악을 잘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감독. 그러나 울산이 이청용 중심으로 선수단이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간과 혹은 무시한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선수단을 장악하려했으니 문제가 생겼다.

이청용이 2020년 울산에 입단한 이래 이청용 나이 또래 선수들이 주축으로 모였고 홍명보 감독이 오며 런던 올림픽-브라질 월드컵 세대의 선수들이 더 모였다. 그중 커리어나 리더십 등이 가장 뛰어난 이청용이 선수단의 실질적 리더로 팀을 이끌었고 홍 감독 역시 이를 존중하며 함께 K리그 3연패의 대업을 이뤄냈다. 물론 3번째 우승의 경우 홍 감독이 갑자기 국가대표로 떠나며 어수선했지만 울산은 이청용 중심으로 흔들리지 않고 우승을 지켜냈다.

물론 신태용 감독도 훌륭한 커리어를 가진 감독이지만 자신이 계속해서 성공했던 방식이 울산이라는 빅클럽에서도 통하리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신 감독식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단에 다가섰지만 울산에서는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 '경질'로 드러났다.

결국 신태용 감독이 선수단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것이 핵심이며 이 과정에서 신 감독의 능력 부족 혹은 방식에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

ⓒ프로축구연맹

그러나 선수단 역시 신태용 감독이 주장하는 '폭력-폭언은 없었다', '다른 루트로 이미 휴식일과 라인업 등을 이미 선수단이 알고 있었다' 등 감독을 기만하고 무시하는 일이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

이청용은 광주전 이후 "누가 더 울산을 사랑하는지 추후에 알게될 것"이라며 억울함을 표했고 조현우, 김영권 등 선수단 리더격 선수들도 이에 동참했다. 일단 강등권에 있는 팀을 잔류시키고 시즌 후에 진실을 밝히겠다는 말과 함께.

신태용 감독이 마지막으로 K리그 감독을 한 것은 2012년. 그리고 한국 선수들을 가르친 것도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끝이었다. 13년, 그리고 7년간 K리그와 그 안에 선수들은 많이 바뀌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통했을지도 모르지만 한국, 그것도 '빅클럽'인 울산에서는 달라야했다.

울산 선수단 역시 김판곤에 이어 신태용 감독까지 갈아치우게 한 지금. 정말 훈련수준이 낮든, 지도력이 부족했던지 간에 선수들끼리만 뭉쳐 감독을 배척하고 '우리가 이룬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라는 오만한 생각을 가지진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K리그 3연패 후 강등 혹은 역대 최저성적 혹은 강등의 기록은 선수 커리어에도 치명적인건 물론 울산을 정말 사랑하는 팬들에게 몹쓸짓이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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