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순위 → 8순위 밀렸는데 싱글벙글 행복 가득 양우진 가족, LG 뽑힌 게 얼마나 좋았으면 "'못 먹어도 고'해서 다행" [스춘 드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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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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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잠실]
2순위 유력 후보에서 8순위로 밀려난 아쉬움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양우진(경기항공고)과 가족들의 얼굴에는 오직 기쁨과 행복만이 가득했다.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게 된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표정이었다. 지명 발표 순간부터 단상에 오르기까지, 양우진과 가족들은 한순간도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양우진은 9월 17일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KBO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박준현(북일고·키움 지명) 다음가는 2순위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유망주였다. 많은 스카우트와 야구 관계자들이 양우진을 전체 2순위로 NC 다이노스가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키 190cm의 좋은 신체조건과 150km를 넘나드는 강력한 속구를 완투형 투수로서 대형 스타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오른쪽 팔꿈치 피로골절이 변수였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표팀에서도 원래 선발 대상이었지만 자진 하차했고, 구단들은 부상 위험을 우려해 선뜻 손을 내밀지 못했다. 2순위 NC는 투수 대신 야수 최대어 신재인을 지명했고, 이후 지명하는 구단들도 다른 선수를 선택하면서 8순위 LG 차례까지 양우진이 돌아왔다.
차명석 단장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운이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이 선수가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경기항공고 투수 양우진을 지명하겠다"고 이름을 부르는 순간, 양우진의 얼굴에는 더없이 환한 미소가 번졌다. 마치 로또에 당첨이라도 된 듯 싱글벙글 웃으며 단상에 오른 모습에서 진심 어린 기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함께 올라온 어머니 역시 아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행복에 겨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양우진의 어머니는 "먼저 우진이를 뽑아주신 LG 분들께 감사드린다. 제 지인이 LG 팬들이 너무 많아서 LG 왔으면 좋겠다고 많이 얘기했는데 정말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기쁨이 묻어났다.
지명회의가 끝난 뒤에도 양우진 가족들은 여전히 싱글벙글 그 자체였다. "2순위 후보에서 8순위로 내려간 게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아버지는 "사실 프로에 갈 거라고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면서 "고교 3학년에 올라오면서 프로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실력이 올라와서 지명받을 수 있었다. 1라운드에 뽑힌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양우진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LG라는 너무 좋은 팀에 오게 돼서 영광"이라며 "여기 올 때부터 지명순위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부모님과도 뽑히기만 하면 그걸로 좋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LG에는 지난해 드래프트 11라운드로 먼저 입단한 경기항공고 1년 선배 성준서가 있다. 양우진은 "작년에 먼저 입단한 준서 형이 'LG가 너무 좋다'고 이야기해줬다"면서 "준서 형이랑 같이 야구할 수 있게 되어 좋다"고 말했다.
팔꿈치 피로골절 부상에 대해 LG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차명석 단장은 "다른 팀들이 왜 (양우진을) 안 뽑았지?"라며 "부상 때문이라면 프로야구에 부상 선수가 얼마나 많은데. 수술한 것도 아니고 미세골절 아닌가. 좋은 선수니 당연히 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팀에 '야구계 화타' 김용일 트레이너 코치가 있지 않나"라며 회복 가능성에 확신을 드러냈다.
양우진은 프로에서의 과제로 변화구 다양성을 꼽았다. "변화구 다양성을 더 추가하는 게 제 과제인 것 같다. 체인지업이나 스플리터 그런 계열의 공을 장착해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LG 선배 임찬규와 만나고 싶은 이유도 체인지업 때문이다. "선배님한테 체인지업을 배워보고 싶다. LG 하면 임찬규 선배님 아닌가"라고 말했다. "아직 공은 던질 수 없지만 매일 야구공을 들고 다니면서 체인지업 그립을 잡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양우진은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잊지 않았다. "경기항공고 이동수 감독님, 김동길 코치님, 호석화 코치님, 강영준 코치님께서 잘 관리해 주시고 많이 신경 써주셔서 덕분에 이렇게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
또 키움 히어로즈 투수코치 출신으로 현재 야구 아카데미 '바른야구교실'을 운영 중인 마정길 코치에게도 감사를 표시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마 코치의 지도를 받은 양우진은 "저를 야구 선수로 만들어 준 코치님"이라며 "마 코치님께 배우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예상보다 늦은 순번이었지만, 양우진과 가족들에게는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프로야구 선수라는 꿈을 이룬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야구 사랑과 가족애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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