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최근 3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는 이정후가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선수 본인에게 기회의 땅인 '애리조나'에 왔기 때문이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는 16일(한국시간) 홈팀 애리조나를 상대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체이스 필드에서 주중 원정 3연전을 갖는다.

이날 경기전 기준 이정후는 올 시즌 타율 0.266, 8홈런 52타점 10도루를 기록 중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0.740. 표면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이를 최근 7경기로 좁히면 타율 0.240, 1홈런 3타점으로 부진하다.

게다가 최근 3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로 침묵 중이다. 이정후에게 탈출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천적' 관계인 애리조나를 만나게 됐다.

이정후는 올 시즌 유독 애리조나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경기전 기준 애리조나를 상대로 타율 0.324(37타수 12안타) 3홈런 10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정후가 올 시즌 기록한 홈런 8개 중 거의 절반을 애리조나를 상대로 기록했을 정도다.

더 눈에 띄는 건 이정후가 애리조나를 상대로 기록 중인 타율이 특정 투수 몇 명만을 상대한 것이 아니라 다수를 상대로 모두 골고루 좋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중 가장 낮은 수치가 라인 넬슨을 상대로 기록 중인 타율 0.250이다. 나머지 투수들을 상대로는 모두 타율 3할 이상을 쳤을 만큼 좋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경기전 기준 올 시즌 75승 74패 승률 0.503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올라있다. 지구 우승을 통한 가을야구 진출 희망은 불가능 하지만 '와일드 카드' 레이스는 다르다.

각 리그 상위 3개 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 카드 레이스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기준 '시카고 컵스-샌디에이고-뉴욕 메츠'에 이어 4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뉴욕 메츠와의 승차는 단 1.5경기. 언제든지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가시권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후가 애리조나를 만난 것은 천운에 가깝다.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팀을 상대로 개인적인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와일드 카드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팀 성적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경기 포함 올 정규시즌 끝까지 총 11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가을야구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이정후의 막판 스퍼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진=이정후©MH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