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잔치에 취한 울산, ‘곳간’ 새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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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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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오·주민규 빠진 자리
제때 발굴하고 육성 못 해
작년 ‘전북 사례’와 닮은꼴
신태용 고집스런 전술도 문제
강등권 추락하며 설상가상
K리그1 3연패를 달성했던 울산 HD가 2025시즌 31라운드 기준 9승 10무 12패 승점 37점으로 강등 플레이오프권인 10위까지 밀려났다. 전북 현대가 2024시즌 세대교체 실패로 강등 플레이오프까지 내몰렸던 상황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확산하고 있다.
울산은 시즌 개막전부터 승격팀 FC안양에 패배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주요 일정마다 연패가 반복됐고, 최근 최하위 대구FC, 하위권 안양과의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울산의 급격한 추락은 전북 현대가 겪었던 위기와 닮았다. 내림세는 전북보다 훨씬 가파르다. 왕조로 불렸던 전북은 2021시즌 우승 이후 2위, 4위를 거쳐 2024시즌 10위까지 떨어지며 강등 플레이오프로 몰렸다. 핵심 공격수들의 동시다발 부상과 베테랑 수비수들의 급격한 기량 저하로 균형이 무너졌고, 이들을 대체할 젊은 선수들을 제때 발굴하고 육성하지 못한 결과였다. 울산 역시 우승을 반복하는 동안 스쿼드 리빌딩이 부진했다.
주니오, 주민규 같은 확실한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 영입한 스트라이커 허율과 야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야고는 지난 7월 중국 슈퍼리그 저장FC로 임대를 떠났고, 올해 말 복귀 예정이지만 팀의 득점력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7년 만에 복귀한 득점왕 말컹 역시 기동력 저하와 경기 후반 에너지 레벨이 확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예전의 파괴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에이징 커브 논란에 시달렸던 센터백 김영권은 이번 시즌에도 수비진을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는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고, 서명관의 성장세는 성과로 꼽을 만하다. 하지만 시즌 도중 김판곤 감독 경질, 신태용 감독 부임 후에도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전술적 혼란 속에 40골을 내줬다. 네 번째로 많은 실점이다.
울산 팬들이 팀의 반등을 이끌 선수로 가장 기대하는 인물이 필드 플레이어가 아닌 골키퍼 조현우라는 사실은 팀의 암담한 현실을 바로 보여준다. 조현우는 올 시즌 26경기 출전에 35실점, 7클린시트를 기록했다. 8월 제주전에서 K리그1 통산 100번째 클린시트를 달성해 역대 5위까지 올랐다. 페널티킥 선방과 결정적인 슈퍼세이브로 여러 경기에서 팀을 위기에서 구했지만, 공격진의 득점력 부족으로 승점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팬들은 다음 달 28일 김천 상무에서 제대하는 이동경의 복귀도 손꼽아 기다린다. 이동경은 올 시즌 김천에서 31경기 11골 9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20개를 기록하며 팀의 파이널A 진출을 이끈 핵심 공격수다.
신태용 감독의 전술 운용은 아쉬움을 사고 있다. 신 감독은 미드필더 보야니치에 대해 “볼은 진짜 잘 찬다”고 평가하면서도 “몸싸움은 강한 것 같지 않다”며 중요한 경기마다 선발 기용을 주저했다. 보야니치가 선발 제외된 경기에서는 볼 배급과 패스 창의성이 저하됐고, 후반 교체 투입 이후에야 경기 템포가 살아나는 모습이 반복됐다.
공격수 루빅손을 측면 수비수로 기용한 것도 비슷한 평가를 받는다. 특히 서울과의 27라운드 경기에서는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기용됐고, 상대는 전문 수비수가 아닌 루빅손이 버틴 자리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승리를 가져갔다.
울산은 다음 달 1일 상하이 선화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원정 경기를 치른다. 나흘 뒤에는 K리그1 2위 김천과 맞붙는다. 울산은 신태용 감독 부임 첫 경기인 제주전 승리 이후 K리그에서 3무 3패로 6경기째 승리가 없다. 김천전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왕조 몰락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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