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은 다 알고 있잖아" 18년 전 한화를 구한 183구, 그때 괴물 아닌데…류현진이 또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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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3차전은 다 알고 있잖아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지난 19일 대전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3~4차전에 선발투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삼성에 강한 문동주가 3차전 선발로 나올 가능성도 있었지만 1차전부터 불펜 카드로 썼고, 류현진은 정석대로 3차전 선발로 출격한다.
한화로선 부담이 큰 경기다. 대전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1승1패에 만족했다. ‘원투펀치’ 코디 폰세(6이닝 5실점), 라이언 와이스(4이닝 5실점)가 연이어 무너질 줄은 누구도 예상 못했다. 1차전은 그래도 타선의 힘으로 9-8 역전승을 거뒀지만 2차전은 타선이 침묵하며 3-7로 패했다.
같은 1승1패이지만 흐름은 삼성 쪽으로 넘어간 분위기다.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와 원태인이 3~4차전에 나서는 삼성이 선발 매치업에서 이제 밀리지 않고, 한화 폰세와 와이스를 연이어 무너뜨린 삼성 타선도 타자 친화적인 대구 ‘라팍’에서 장타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가 쫓기는 상황으로 바뀐 만큼 3차전 선발 류현진의 어깨가 무척 무겁다. 류현진은 올 시즌 26경기(139⅓이닝) 9승7패 평균자책점 3.23 탈삼진 122개를 기록했다. 시즌 최종전 때 10승과 규정이닝에 도전할 수도 있었지만 플레이오프 준비를 위해 포기했다. 지난달 26일 대전 LG전 이후 24일을 푹 쉬고 나온다. 지난 14일 상무와의 연습경기 때 3이닝 54구로 실전 점검을 마쳤다.
류현진의 KBO 포스트시즌 등판은 2007년 10월17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일수로는 6759일 만이다. 당시 경기에서 류현진은 1⅓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1자책) 패전을 안았다. 2회 투구 도중 삼두박근 통증으로 내려갔다.
당시 류현진의 근육통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피로가 누적된 영향이었다. 그해 3위로 4위 삼성과 3전2선승제 플레이오프를 가진 한화는 류현진을 1차전 선발과 3차전 구원으로 4일간 2경기나 썼다. 10월9일 대전에서 열린 1차전에서 선발로 6⅔이닝 동안 128구를 던지며 8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한화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이튿날 대구에서 열린 2차전을 삼성이 6-0 승리로 반격했고, 하루 쉬고 12일 대전에서 마지막 3차전이 열렸다. 류현진은 5회부터 구원 등판했고, 9회 2사까지 3⅓이닝 동안 55구를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1실점 홀드로 삼성의 추격을 잠재웠다. 한화의 5-3 승리와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끈 류현진은 준플레이오프 MVP도 받았다. 2경기 10이닝 183구 11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0.90.
그로부터 18년의 세월이 흘러 류현진이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고 가을야구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은 지난 17일 플레이오프 1차전이 우천 취소되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때랑 지금 크게 다른 건 없다. 경험이 많아진 것 말고 없다. 야구는 똑같다. 제 순번에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무덤덤하게 말하며 “삼성은 타격이 좋은 팀이지만 우리도 투수력이 좋아서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2007년 당시 20세 힘이 넘치던 시절의 괴물은 아니지만 여전히 위기에서 기대를 할 수 있는 관록의 투수다. 9월 이후 4경기(23이닝) 3승 평균자책점 1.96 탈삼진 22개로 시즌 후반 페이스가 좋았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다만 삼성 상대로는 올해 2경기(10이닝) 1승 평균자책점 4.50 탈삼진 8개로 썩 좋진 않았다. 대구에선 지난 4월5일 경기에서 5이닝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했다는 점이 불안 요소. 하지만 위기에 더 강한 류현진이라면 한화가 심리적으로 쫓기는 흐름을 바꿔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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