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 183구' 20세 MVP→38세 최고참, 무려 18년 만에…류현진도 설레는 가을 "기분 좋다, 재미있을 것"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4
본문
[OSEN=대전, 이상학 기자] 무려 18년 만에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한국에서 가을야구를 맞이하는 류현진(38)이 벅찬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20세 약관의 나이로 한화의 포스트시즌 마지막 승리를 이끌며 MVP를 받았던 류현진이 이제는 38세 최고참으로 가을야구를 치른다.
류현진은 지난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이 우천 취소되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포스트시즌 소감으로 “기분 좋다. 너무 재미있을 것 같고, 설레기도 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전 한화에서 2006~2007년 2년간 가을야구를 경험한 것이 전부였다. 2008~2012년 5년간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채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한화의 포스트시즌 마지막 시리즈 승리는 류현진이 있었던 2007년이었다. 그해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엑서 2승1패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바 있다. 이어진 그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3전 전패를 당했고,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한 2018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현 키움) 1승3패로 업셋을 당했다.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 승리를 이끈 MVP가 바로 류현진이었다. 당시 데뷔 2년차 20세였던 류현진은 그해 10월9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 8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하며 한화의 5-0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1차전에서 무려 128구를 던졌지만 이틀 쉬고 10월12일 대전에서 다시 열린 3차전에 구원 등판까지 했다. 지면 탈락인 경기에서 류현진을 아끼지 않았다. 3-1로 앞선 6회에 나온 류현진은 9회 2사까지 3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홀드를 따내며 55구를 던졌다. 2경기 10이닝 183구 11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0.90으로 MVP는 당연했다.
그로부터 18년의 세월이 흘러 류현진은 이제 팀 내 최고참 선수로 가을야구 맞이했다. 상대는 또 삼성이다. 2007년 준플레이오프 당시 엔트리에 들어간 한화와 삼성 26명씩, 총 52명의 선수 중 류현진이 유일한 현역이다. 삼성 오승환이 지난달 30일 성대한 은퇴식을 갖고 유니폼을 벗으면서 류현진만 현역으로 남아있다.
당시 류현진과 함께 뛰었던 투수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 내야수 김태균 등 한화 레전드 선수들은 모두 은퇴했다. 당시 준플레이오프에서 홈런 3방을 폭발한 이범호는 현재 KIA 감독이고, 삼성의 주전 유격수였던 박진만이 지금 삼성 감독을 맡고 있으니 정말 긴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류현진은 무덤덤했다. 큰 경기를 앞두고 추억을 반추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는 “그때랑 지금 크게 다른 건 없다. 경험이 많아진 것 말고는 없다. 야구는 똑같다”며 2007년처럼 MVP에 도전할지 여부에 대해 “별 욕심 없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가) 둘 다 1~2차전에서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제 순번에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07년에는 부동의 1선발로 4일 사이 무려 183구를 던질 정도로 힘이 넘친 류현진이지만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렀다. 올해 26경기 중 100구 이상 투구 2경기밖에 없을 정도로 철저히 관리를 받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에게 1~2선발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토종 에이스로 3선발 역할을 충실히 해냈고, 이번 플레이오프도 3차전 선발을 준비하고 있다.
18년 전처럼 삼성을 꺾고 다음 시리즈에 나가야 한다. 이번에는 한국시리즈가 눈앞이다. 아직 우승이 없는 류현진에겐 쉽게 놓일 수 없는 기회. 그는 “삼성은 타격이 좋은 팀이지만 우리도 투수력이 좋아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며 후배들에게 전해준 말에 대해 “제가 투수다 보니 투수들한테만 살짝 얘기를 했다. (내용은) 비밀이다”며 웃은 채 말을 아꼈다.
/waw@soen.co.kr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