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건강은 지켰지만 성적은..트라웃의 시대는 이제 끝난 것일까[슬로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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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트라웃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린 듯하다. 건강을 지켰음에도 성적은 따라오지 못했다.
LA 에인절스는 2025년 정규시즌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마쳤다. 72승 90패, 승률 0.444. 지구 우승을 차지한 시애틀 매리너스와 승차는 18경기, 연고이전으로 '셋방살이' 중인 애슬레틱스보다도 4경기가 뒤쳐진 에인절스였다.
오타니 쇼헤이가 떠난 뒤 2년 연속 지구 최하위에 머문 에인절스다. 2014년 이후 벌써 11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마지막 위닝시즌도 2015년. 10년 연속 루징시즌에 그친 에인절스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약한 팀 중 하나다.
그래도 올해는 기대한 것이 있었다. 바로 건강한 마이크 트라웃이었다. 팀 최고의 스타이자 메이저리그를 지배한 최고의 타자 트라웃은 지난 몇 년 동안 한 번도 건강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트라웃의 건강은 에인절스 성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
트라웃이 마지막으로 규정타석을 소화한 것은 지난 2019년. 오타니가 리그 정상급 선수로 도약하기 전이었다. 오타니가 리그를 지배하는 선수가 된 후에는 트라웃이 한 번도 제대로 건강을 지키지 못했다. 트라웃은 2020-2024시즌 5년 동안 319경기 출전에 그쳤다. 119경기, 499타석을 소화한 2022년을 제외하면 90경기 이상을 소화한 시즌도 없었다.
그럼에도 성적은 여전했다. 트라웃은 지난 5년간 319경기에서 .277/.378/.580 93홈런 202타점 12도루를 기록했다. 5년간 기록한 bWAR는 13.8. 경기 수를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였다. 매년 평균 64경기 정도 밖에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연평균 18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다. 162경기로 환산하면 매년 45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셈이었다. 5년간 기록한 OPS도 0.900을 훌쩍 넘었다.
트라웃은 올시즌 130경기, 556타석을 소화하며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소화했다. 5월 무릎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결장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규정타석을 훌쩍 넘는 많은 타석을 소화하며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른 올해, 당연히 기대는 클 수 밖에 없었다. 트라웃이 40홈런 이상을 쏘아올리며 타선을 이끈다면 에인절스도 가을 티켓을 향한 경쟁을 어느정도 펼칠 수는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기대는 무너졌다. 트라웃은 올시즌 130경기에서 .232/.359/.439 26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장타력의 감소. 트라웃은 데뷔시즌이던 2011년(.220/.281/.390) 이후 가장 낮은 장타율을 기록했다.
장타력의 감소는 파워의 감소 때문은 아니다. 트라웃은 올시즌 평균 시속 90.9마일의 타구를 날렸고 강타비율도 49.3%로 높았다. 배럴타구 비율도 15.8%, 기대 장타율은 0.490이었다.
하지만 정교함이 문제였다. 기대타율이 0.246에 그친 트라웃이다. 지난해에도 실제 타율은 올해보다 낮은 0.220이었지만 기대타율은 올해보다 훨씬 높은 0.271이었다. 올해는 컨택율이 79.3%(ML 평균 82.1%), 헛스윙율이 29.9%(ML 평균 25%)로 나빠지면서 기대 타율도 떨어졌다. 빗맞은 타구 비율도 6%로 2021년(6.6%) 이후 가장 높았다.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에 더 집중하기 위해 올시즌부터 우익수로 이동했지만 성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거의 건강하게 시즌을 치른 것이 포지션 이동의 긍정적 효과일 수도 있지만 성적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지는 못했다.
트라웃은 이제 34세가 됐다. 어느새 30대 중반이 된 트라웃이다. 건강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점차 버거워질 수 있는 나이다. 20대 후반부터 부상에 계속 시달렸고 이제는 성적까지 떨어지고 있는 트라웃의 전성기는 완전히 지나간 것일지도 모른다.
트라웃은 데뷔 4년차 시즌이자 22세였던 2014년 한 차례 포스트시즌에 나선 것이 가을 경험의 전부다. 신인왕을 수상했고 MVP도 세 번이나 거머쥐며 명예의 전당 입성을 20대에 이미 예약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은 트라웃이지만 지금의 흐름이라면 디비전시리즈 3경기 3패, 12타수 1안타의 가을 경험으로 커리어를 마치게 될 수도 있다. 트라웃과 에인절스의 12년 4억2,650만 달러 계약은 2030년까지 이어진다.
20대 때 이미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트라웃이지만 이제는 점차 지는 별이 되고 있다. 과연 트라웃이 건강하게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자료사진=마이크 트라웃)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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