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도, 트레이도 없는' GS, 비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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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석 기자]
지난 2023년 한국배구연맹이 V리그에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할 때만 해도 아시아쿼터 정착에 의문을 가진 배구팬들이 적지 않았다. 아시아의 배구 강국 중국 선수도 없었고 일본에서도 주전급 선수들이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쿼터는 도입 첫 시즌부터 메가왓티 퍼티위(마니사BBK)와 위파위 시통(정관장 레드스파크스) 같은 스타 선수들을 배출하면서 V리그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실제로 아시아쿼터 아닐리스 피치와 메가가 맹활약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정관장이 챔프전에서 격돌했고 위파위가 부상을 당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스테파니 와일러의 부상으로 시즌 절반을 아시아쿼터 없이 치른 GS칼텍스 KIXX는 구단 역대 최다연패(14연패)를 기록하면서 세 시즌 연속 봄 배구 진출이 좌절됐다.
1승 17패로 전반기를 마친 GS칼텍스는 후반기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분발하면서 11승 7패로 반등에 성공하며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비록 13년 만의 탈꼴찌 추락은 면했지만 사실 이영택 감독으로서는 GS칼텍스에서의 혹독한 데뷔 시즌을 치른 셈이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팀을 재정비한 GS칼텍스는 다가올 2025-2026 시즌 과거 '봄 배구 단골손님'이었던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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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칼텍스의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는 V리그 여자부 최초로 2시즌 연속 1000득점을 기록했다. |
ⓒ 한국배구연맹 |
하지만 GS칼텍스는 이영택 감독 부임과 함께 감당하기 힘든 큰 악재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GS칼텍스는 V리그 최고령 선수이자 팀의 정신적 지주였던 정대영과 2021년부터 2023년까지 GS칼텍스의 주장을 역임했던 한수지가 현역 은퇴하면서 중앙이 크게 약해졌다. 여기에 FA자격을 얻은 강소휘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한다혜 리베로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로 이적하면서 순식간에 주전 4명을 잃었다.
GS칼텍스는 FA보상선수로 젊은 미들블로커 최가은과 서채원을 영입했고 아시아쿼터로 195cm의 장신 아웃사이드히터 와일러를 지명하면서 2024-2025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팀에 적응해가던 와일러가 2024년 11월 28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됐다. 여기에 주공격수 실바 역시 발목 인대를 다치면서 GS칼텍스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V리그의 아시아쿼터는 트라이아웃 신청 선수 중에서 대체 선수를 구해야 했기에 GS칼텍스는 대체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아시아쿼터 없이 구단 역대 최다 연패(14연패)를 기록하며 1승 17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반면 세 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던 페퍼저축은행은 전반기에 구단 역대 최다승 기록(6승)을 세웠다. GS칼텍스가 2011-2012 시즌 이후 13년 만에 최하위로 추락할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GS칼텍스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베트남 출신의 미들블로커 투이 트란을 와일러의 대체 선수로 영입했고 전반기 부상으로 주춤했던 실바가 후반기에 대폭발 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GS칼텍스는 페퍼저축은행이 시즌 마지막 16경기에서 3승 13패로 부진한 기간 동안 10승 6패로 선전하면서 추월에 성공했다. 결국 GS칼텍스는 페퍼저축은행에게 승점 4점 앞선 6위로 2024-2025 시즌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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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칼텍스의 새 아시아쿼터 레이나 토코쿠는 이번 시즌 실바의 공격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
ⓒ GS칼텍스 KIXX |
GS칼텍스의 주 공격수 실바는 2023-2024 시즌 1005득점에 이어 지난 시즌에도 1008득점을 기록하면서 V리그 여자부 역대 최초로 두 시즌 연속 1000득점을 돌파하며 득점왕 자리를 지켰다. GS칼텍스는 지난 4월 초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신청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실바와 재계약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도 실바에 대한 높은 의존이 계속 된다면 GS칼텍스가 상위권으로 도약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GS칼텍스는 실바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새 아시아쿼터로 일본 국적의 아웃사이드히터 레이나 토코쿠를 지명했다. 2023-2024 시즌 흥국생명에서 활약하며 35경기에서 388득점을 기록했던 레이나는 지난 시즌 일본의 덴소 에어리비즈로 복귀했다가 올해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됐다. 레이나는 흥국생명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김미연과 GS칼텍스에서 재회했다.
오세연은 지난 시즌 블로킹 3위(세트당 0.74개)를 기록하며 GS칼텍스의 확실한 주전 미들블로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 아시아쿼터 뚜이가 담당했던 미들블로커 한 자리는 GS칼텍스의 약점으로 꼽힌다. 페퍼저축은행 시절 주전 경험이 있는 최가은과 서채원이 기회를 얻을 확률이 높지만 GS칼텍스 팬들은 내심 컵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190cm 유망주 최유림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프로스포츠에서 전 시즌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들은 다음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전력 보강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던 GS칼텍스는 아시아쿼터를 뚜이에서 레이나로 교체한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었다.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은 채 시즌을 시작하게 될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후반기의 상승세를 새 시즌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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