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랭킹 최하위'가 월드컵에?… 마지막 경기 대패하면 월드컵 가능성 높아지는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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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최하위에 위치한 산마리노는 승리가 아닌 패배를 해야 월드컵 진출 가능성이 생긴다.
14일(한국시간)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산마리노는 월드컵 진출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대패를 해야만 한다"라고 보도했다.
산마리노는 FIFA 랭킹 210위다. FIFA 가입국은 총 211개국이다. 이 중 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는 2019년 이후 공식 A매치 기록이 없어 FIFA 랭킹에서 아예 제외됐다. 즉 산마리노는 FIFA 가입국 중 최하위다. 독립국가로 보기 어려운 영국령 버질아일랜드, 괌,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 등보다 낮은 순위다.
그럴 만하다. 산마리노는 인구 3만 3천여 명에 불과한 소국이다. 한국에서는 시로 승격하지도 못하는 인구수다. FIFA에는 1990년에 가입했고, 현재까지 224경기를 치러 3승 11무 210팰르 기록했다. 그나마 2004년 첫승을 거둔 이후 20년 동안 승리가 없다가 지난해 2승 2무 6패로 호성적(?)을 거둔 덕분이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마리노는 오스트리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루마니아, 키프로스와 H조에 배정돼 7경기 7패를 기록했다. 그동안 단 1골만 넣었고 31실점을 했다. 이번 A매치 기간에는 오스트리아 원정을 떠나 0-10으로 대패를 당했는데, 이것이 산마리노의 최다 점수차 패배는 아니다. 최다 점수차 패배는 지난 2006년 독일을 상대로 나온 0-13이다.
당연히 산마리노가 조별리그에서 월드컵 본선으로 진출하는 방법은 없다. 1경기만 남겨둔 상황에서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는 조 2위와도 이미 승점 13점 차로 벌어졌다.
그런데 월드컵 본선행을 꿈꿀 수 있는 묘수는 남아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와 UEFA 네이션스리그의 연관성을 높였다. 이번 플레이오프에는 유럽 예선 조 2위 12팀과 더불어 2024-2025 네이션스리그 조 1위를 차지한 팀 중 월드컵 예선 2위 내 진입에 실패한 4팀이 추가로 진출한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우선 순위는 네이션스리그 A, B, C, D 순으로 할당되는데 산마리노는 네이션스리그 D 1조에서 1위를 차지해 말번에 위치해있다.
현재 네이션스리그 조 1위 중 플레이오프에 나갈 가능성이 있는 팀은 웨일스, 루마니아, 스웨덴, 몰도바, 산마리노 정도다. 이들이 모두 조 2위 안에 못 들면 산마리노가 상위 4팀에 포함될 수 없으므로 자동 탈락이다.
그런데 산마리노와 루마니아는 같은 조에 위치해있으며, 마침 산마리노의 마지막 경기 상대는 루마니아다. 루마니아는 승점 10점 H조 3위로, 2위 보스니아(승점 13)와 승점 3점 차이가 난다. 산마리노 입장에서는 보스니아가 남은 2경기 중 최소 1경기를 패하고, 루마니아가 모든 경기를 승리한다면 산마리노가 극적인 플레이오프 진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 산마리노가 루마니아에 기록적인 대패를 당한다면 골득실에서 루마니아에 이득을 안겨줄 수도 있다.
물론 이 모든 건 흥미로운 가정에 불과하다. FIFA에서는 고의적인 패배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산마리노가 의도적으로 루마니아에 패배할 가능성은 없다. 또한 산마리노는 승리보다 축구 자체에 의미를 두는 팀이다. 산마리노 팬 계정은 1승이 아닌 1골만 넣어도 광적인 게시글을 올릴 만큼 축구에 진심이다.
사진= 산마리노 축구대표팀 팬 계정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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