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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빨, 김기동, 기성용. 포항과 서울의 교집합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비 이름도 점차 늘어나는 두 팀의 시즌 마지막 대결이 펼쳐진다.

포항 스틸러스와 FC서울이 9일 오후 2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에서 맞붙는다. 포항은 16승 6무 13패(승점 54점)로 4위, 서울은 12승 12무 11패(승점 48점)로 5위에 위치해 있다.

#‘기쁨은 나누면 2배!’ 포항, 홈 팬들과 ACLE 진출권 확보를 향해

징크스를 깼다. 지난 김천와의 경기에서 3년만에 값진 승리를 거둔 포항의 이야기다. 그런 포항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 서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홈 팬들 앞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다.

희망이 보인다. 현재 3위인 김천 상무가 아시아 대항전에 참가하지 못하기 때문에 코리아컵에서 전북 현대가 우승한다면 현재 4위인 포항도 ACLE에 진출할 수 있다. 김천과 포항의 승점 차이는 4점, 파이널A 라운드 경기는 총 3경기가 남았다. 코리아컵 결승 결과에 의존하지 않고 자력으로 3위로 올라설 수 있는 경우의 수도 충분히 남아있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약한 득점력. 포항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2승 3패, 4득점을 기록했다. 더 놀라운 점은 5경기 동안 8실점을 했다는 것. 득점률은 낮고 실점률은 높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중 있었던 경기에서 오베르단이 부상을 입는 악재가 생겼다.

팀 내 다득점자인 이호재와 더불어 조르지, 주닝요 등 외국인 선수들이 활약해 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는 상황. 포항은 이번 시즌 서울을 상대로 2승 1패를 거뒀다. 우위를 선점하고 있지만 8월 이후 리그 연승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준비한 ‘키’가 있다. 포항에는 지난 서울과의 경기에서 생애 첫 상암 원정을 겪은 기성용이 있다. 박태하 감독은 지난 서울과의 경기 후 “기성용이 오고 나서 경기력이 좋아졌다”며 소감을 전한 바 있다. 박태하 감독이 얻은 ‘키’가 이번 ‘기성용 더비’에서 다시 한번 활약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ACLE 적신호’ 서울, 승리를 위한 해결사가 필요하다

이제 정말 물러설 곳이 없다. 직전 대전과의 경기에서 대량 실점으로 패배를 가져간 서울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 포항에게 패한다면 ACLE를 향한 남은 희망도 사라진다. 2시즌 연속 파이널A 진출에 성공한 서울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서울의 약점은 플레이메이커의 부재. 주중 경기를 무승부로 끝낸 김기동 감독은 “우리가 이번 시즌에 내려서는 팀에 약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서울은 전체 슈팅 6개, 유효 슈팅 2개에 그쳤다. 서울에는 문선민, 정승원 등 속도와 돌파에 강점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 이 선수들은 상대 수비가 흔들리는 틈을 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의 말처럼 상대팀이 내려앉는 전술을 가지고 나온다면 선수들이 수비를 뚫어내지 못한다.

이 문제는 중원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중원에서는 황도윤, 이승모, 류재문 등이 출전하지만 확실하게 경기 흐름을 풀어주는 사람이 없다. 전방으로 공을 이끌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골잡이 조영욱의 득점률도 낮다. 린가드를 제외한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도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은 이번 시즌 들어 중원에 대한 골머리를 앓았다. 서울의 중원은 김기동 감독이 잃은 ‘키’의 놀이터였기 때문. 서울에서의 기성용은 베테랑답게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며 전방으로 공을 운반했다. 적절한 때에 킬패스로 득점률을 올려 팀을 승리로 이끌어줬다. 한순간에 잃어버린 승리의 ‘열쇠’가 팀의 문제가 되어 돌아온 것. 새로운 ‘해결사’를 찾아야 승리할 수 있다.

서울은 올해 포항을 상대로 1승만을 거뒀다. 1승을 거둔 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공격력이 폭발했다는 점에서 희망은 있다. 서울은 현재 승점 6점 차이로 포항을 뒤쫓고 있다. ACLE 진출권을 위해서라면 3위로 올라서야 한다. 그러나 서울이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현재 3위인 김천의 승점을 따라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앞서 말했듯 김천의 아시아 대항전 출전 불가로 4위로 올라선다면 코리아컵 결승 결과에 따라 ACLE 진출권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한 시즌 동안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서라면 끝까지 열심히 뛰는 것이 선수들의 몫이다. 이제 서울에게 무승부와 패배는 없는 것. 오로지 승리만을 위해서 뛰어야 할 때다.

4번의 계절이 지날 시간 동안 많은 축구팬들의 마음을 울린 K리그가 어느덧 올시즌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과연 어느 ‘검빨’의 전사가 승리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IF 기자단' 6기 이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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