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유럽 유스 명장' 누베마이어가 본 제주SK, "구단 인프라와 유스 잠재력은 충분, 다만 선수들은 '이것'을 더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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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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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유럽 유소년 축구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토비아스 누베마이어(32, 전 TSG 호펜하임 U19 감독)가 제주SK FC(이하 제주SK) U-18 유소년팀을 방문해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육성 철학과 관련한 조언 및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초청은 제주SK가 K리그 내 '유소년 육성 선도 구단'으로 자리 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구자철 유소년 어드바이저가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다리를 놓았고, 구단은 뮌헨과 LA FC의 조인트벤처 'R&G(Red & Gold Football)'와 협력하며 세계적인 육성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유소년 팀 지원과 발전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온 제주SK의 초대장에 누베마이어는 현재 안식년임에도 흔쾌히 응했다.

누베마이어는 유럽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유소년 지도자 중 한 명이다. 홈부르흐 U17 감독(2015~2017), RB 라이프치히 U17·U19 코치(2017~2019), 필라델피아 유니온 아카데미 유스 디렉터(2019~2023)를 거쳐, 2023년부터 호펜하임 U19을 이끌었다. 특히 2023/24시즌 U19 분데스리가와 DFB-포칼컵을 모두 제패해 독일 축구 사상 최초로 U19 '더블'을 달성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누베마이어는 10월 22일부터 28일까지 제주SK 클럽하우스에서 U18팀 훈련(총 5회)에 직접 참여한다. 윤대성 제주SK U18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의 협업 속에 훈련 지도를 병행하며, 상호 교류를 통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UEFA A 라이선스를 보유한 누베마이어는 공격적인 수비, 스프린트, 빠른 트랜지션이 조화를 이룬 축구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는 현지 정서와 선수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지도 철학을 공유하고 있으며, 코칭스태프들과 심리 지도와 훈련 방식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누며 다양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다음은 토비아스 누베마이어와의 일문일답.
Q.만나서 반갑다. 먼저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부탁한다.
A.내 이름은 토비아스 누베마이어. 그동안 유소년 지도자 및 행정가로 활동했다. 가장 최근에는 TSG 호펜하임 U19 감독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안식년을 잘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나를 찾는 곳이 많아서 또 다른 여정이라는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다니고 있다. 특히 지금 내가 서 있는 제주도는 정말 환상적이다. 한라산도 있고, 멋진 풍경이 가득한 곳이다. 함께 제주도를 찾은 아들도 정말 좋아하고 있다.
Q. 제주SK FC를 방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안식년은 단순한 휴식의 시간이 아니라 또 다른 깨달음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환경과의 교류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SK가 추구하는 철학과 유소년 발전 방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구자철 제주SK FC 어드바이저의 가교 역할도 중요했다.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클럽은 진심으로 유소년에 투자하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래서 흔쾌히 제주로 오게 됐다.

Q. 제주SK의 유소년 시스템을 직접 체험하며 느낀 점은요?
A. 구단 인프라, 코칭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의 태도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내가 지도자로서 독일과 미국에서도 있었는데 제주SK의 훈련 시설과 환경은 해외 스탠다드 기준에 부합할 정도다. 유소년 축구 발전의 핵심은 구단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제주SK는 구단의 철학이 분명하고, 그걸 실현할 환경이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발전할 가능성을 많이 봤다.
Q. 제주SK U-18팀을 비롯해 한국 유소년 선수들의 잠재력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현재 독일 무대에서도 많은 한국 유망주들이 뛰고 있는데.
A. 무엇보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열정이 매우 높다. 제주SK U-18팀에서도 몇몇 선수들은 더욱 대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것 같다. 한국 유소년 선수들은 대부분 기술 수준이 좋고, 학습 속도도 빠르다. (제주SK U-18팀 선수가 고마움을 전하며 생수를 건내주자) 이렇게 예절도 바르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가 아주 좋다. 이러한 부분은 팀 조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제주SK U-18팀 역시 팀 조직력이 상당히 좋다. 다만 어그레시브(aggressive)한 선택과 플레이가 아직 더 필요하다. 그라운드 위에서 자기 주도성을 더 키운다면 하이 레벨에서도 경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당신의 지도 철학은 '공격적인 수비'와 '스프린트', '빠른 전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지도 철학은 앞서 언급한 부분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래서일까. 훈련에서 제주SK U-18팀 선수들에게 조금 더 구체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데.
A. 맞다. 내 축구 철학의 핵심은 단순히 전술적인 움직임이 아니다. '태도'가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그리고 팀 전체(승리)를 위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제주SK U-18팀 선수들에게도 그 부분을 가장 강조했다. 슈팅까지 가는 플레이가 상당히 좋았지만 마무리 과정에서 주저하거나 미흡한 부분이 보이면 안된다. 훈련을 통한 자기 믿음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던 어그레시브(aggressive)한 선택과 플레이가 무리수가 아닌 승부수가 될려면 이러한 성장의 과정이 중요하다. 쏘니(손흥민 애칭)도 독일에서 이러한 성장의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가장 치명적인 선수가 됐다.(웃음)
Q.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 것 같다. 23/24시즌 U19 분데스리가 우승과 U19 DFB 컵대회 우승을 이끌며 독일 축구 역사상 최초 U19 더블을 달성했을 때에도 이러한 부분이 주요했을 것 같은데.
A. 팀 안에서 스스로 동기부여를 찾도록 하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지도 방식이다. 하루하루를 진지하게 쌓는 선수가 결국 큰 무대를 밟는다. 챔피언스리그처럼 하이 레벨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우연히 나온 이름이 아니다. 성장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방향(태도)도 중요하다. 축구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려는 태도를 잃지 말아야 한다. 자신을 믿고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결과가 찾아온다.

Q. 마지막으로 제주SK 구단과의 협업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나?
A. 협업은 단순한 지식 교류가 아니라,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제주SK는 이미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선진 노하우가 접목된다면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제주SK에는 훌륭한 환경과 지도자들이 있다. 윤대성 제주SK U-18팀 감독님이 배려를 해주셔서 팀 훈련을 지휘하면서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있다. 나는 그동안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유스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다른 환경은 리스크가 아닌 새로운 기회와 영감이라고 생각한다. 제주SK 구단 덕분에 안식년에도 좋은 경험을 쌓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구단과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좋은 시너지가 됐으면 한다.
사진=제주SK FC,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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