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박진우(대구)]

입대를 한 달 앞둔 상황 맞이한 K리그1 통산 100번째 경기. 이상헌은 강원FC에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강원은 18일 오후 2시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에서 대구FC에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강원은 승점 44점으로 6위를 유지하며 파이널A 막차를 타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시즌 ‘마지막’ 정규라운드 경기였다. 33R 모든 경기 결과에 따라, 파이널A(1~6위)와 파이널B(7~12위)에 안착할 팀이 최종 결정되는 상황, 강원 입장에서는 사활을 걸어야 했다. 이번 시즌 내내 줄곧 ‘파이널A’를 외쳤던 강원에게 시즌 중 가장 중요한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된 경쟁 상대는 이정효 감독의 광주였다. 이날 전까지 강원은 승점 43점으로 파이널A 경계선인 6위에 위치해 있었다. 그 뒤를 ‘7위’ 광주FC가 승점 42점으로 바짝 쫓았다. 두 팀의 차이는 불과 단 ‘승점 1점’. 33R 경기 결과에 따라 판도는 충분히 뒤집힐 수 있던 상황, 운명의 정규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 시작과 함께 강원의 화력이 폭발했다. 주인공은 이상헌.전반 5분 모재현이 내준 컷백 크로스가 이상헌에게 전달됐고, 이상헌이 침착한 로빙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 강원은 전반 16분 서민우의 쐐기골까지 더해 2-0 리드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적인 교체를 가져간 대구는 쉴 틈 없이 강원을 위협했다. 결국 후반 34분 서민우가 박스 안에서 세징야를 넘어뜨리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세징야에게 추격골을 허용했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5분 에드가에게 극장 동점골을 내주며 2-2 무승부로 경기를 매듭 지었다.

간신히 파이널A 막차에 탑승한 강원. 이상헌의 선제골이 큰 역할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상헌은 “상위 스플릿과 하위 스플릿 간의 기로에 서 있었다. 꼭 올라가고 싶었다. 이겨서 올라갔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차곡차곡 승점을 쌓은 게 주요했다. 어찌 됐든 상위 스플릿에 올라갔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오늘 득점은 이상헌에게 깊은 의미가 있었다. 먼저, 11월 17일 김천 상무 입대를 한 달 앞두고 터진 골이었다. 강원에게 ‘최고의 입대 선물’을 선사한 셈이다. 이상헌은 “입대 날짜가 정해지고 나서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저번에 골 넣었을 때도 그냥 잊혀지는 선수가 아니라, 갈 때 가더라도 박수를 받고, 또 가지 말라는 말을 모든 분들께 듣고 싶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이날이 이상헌의 K리그1 통산 100번째 출전 경기였다는 점이다. 이상헌은 K리그1에서 100경기, K리그2에서 69경기를 출전했다. 그는 “그동안 산전수전을 많이 겪었다고 생각한다. 축구적인 부분, 축구 외적인 부분 모두 앞으로 더 높은 위치에 갈 수 있도록 안주하지 않고, 만족하지 않고 성장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상헌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강원의 남은 한 달을 보내게 됐다. 남은 기간 새로운 목표를 묻자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일조하고 싶다”며 “또 이룰 것을 이뤘기 때문에 휴가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웃음). 일단 오늘은 좀 즐기고, 다음 목표를 잘 수정해서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원 팬들에게 진심을 전한 이상헌이었다. 그는 “작년보다는 올해 활약에 만족하지 못하시겠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갈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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