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정지훈]

“이제 한 고비를 넘겼다.” 리그 2연패와 함께 7위까지 내려갔던 서울이 유연한 로테이션과 함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첫 경기와 광주와의 홈경기에서 1승 1무의 성적을 거두며 한 고비를 넘겼다.

FC서울은 2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0라운드에서 광주 FC에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2연패에서 탈출했고, 승점 43점이 되며 리그 5위로 올라섰다. 광주는 승점 41점에 머물며 한 단계 내려갔다.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근래 몇 경기 동안 승리하지 못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이 떨어지고, 침체된 분위기였다.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했다. 잘 이뤄졌고, 적시에 득점이 나왔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한 고비를 넘겼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기동 감독의 말대로 이제 한 고비를 넘긴 서울이다. 사실 서울은 물러날 곳이 없었다. 최근 리그에서 2연패를 기록하면서 순위는 7위까지 내려갔고, 강등권과의 격차도 그리 크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서울 팬들이 북쪽 스탠드에 대규모 플래카드를 통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했다. “성적이 곧 팬들의 자존심”, “위기의식”, “4경기 머리 박고 뛰어라!”, “언제까지 지지자만 간절한가”, “우리의 플랜에 하위는 없다” 등 여러 메시지를 통해 간절함을 전했다.

서울 팬들의 간절한 외침에 김기동호가 응답했다. 서울 선수들은 왕성한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승리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고,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에는 3골이나 폭발했다. 둑스가 선제골을 넣으며 포효했고, 이후에는 세트피스에서 김진수의 크로스를 이승모가 머리로 추가골을 넣었다.

서울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9분 김진수에서 시작된 역습 찬스에서 조영욱이 결정적인 패스를 내줬고, 문선민이 잡아 침투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후에도 서울이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었고, 결국 승리를 따냈다.

중요한 시점에서 승리였다. 사실 서울은 이번 광주전에 ‘올인’했다. 만약 패배했다면 최우선 목표인 파이널 A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김기동 감독은 주중에 열렸던 ACLE 조별리그 첫 경기인 마치다 원정에서 유연한 로테이션을 가동했고, 그동안 주전으로 뛰었던 야잔, 김진수, 조영욱, 안데르손, 황도윤 등을 선발에서 과감하게 제외했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비록 실점은 아쉽지만, 이한도와 박성훈이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줬고, 공격에서는 린가드와 둑스가 선제골을 합작했다. 후반에는 안데르손, 조영욱, 문선민 등 적극적인 카드를 사용하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후반 막판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지만 마치다 원정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긍정적인 결과였다.

비록 승점 1점이었지만, 많은 것을 얻은 경기였다. 김기동 감독의 말대로 그동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한도, 박성훈, 이승모, 둑스 등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무엇보다 김진수, 야잔, 조영욱, 안데르손, 황도윤 등 핵심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한 것은 긍정적이었다. 여기에 부상에서 복귀한 정승원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45분만 소화하게 하면서 체력 안배까지 했고, 둑스의 득점포가 터진 것도 서울 입장에서는 큰 힘이었다.

유연한 로테이션과 핵심 선수들의 체력을 아낀 서울은 광주전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승리를 따내며 한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완전하게 반전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우선 김기동 감독은 23일 서울 팬들과 간담회를 해야 하고, 곧바로 전북과 홈경기가 남아 있다. 간담회를 통해 어느 정도 여론을 반전시킨 후 전북까지 잡으면 확실하게 반등하겠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또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서울과 김기동 감독이다.

이에 대해 김기동 감독은 “팬들의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항상 고독하고 어렵다고 생각한다. 제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하고, 그런 부분들이 팬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 저는 서울에서 축구만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달려왔다. 서울을 위해 뼈를 갈아 넣고 있다. 서울이 우승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며 팬들의 응원을 당부했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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