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내년 신인상 도전 후보 확정… 폰세-정해영이 가진 그 특별한 장점, 내년에 대박 칠까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3
본문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 탈락을 인정한 채 시즌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KIA는 이제 2026년 구상에 하나둘씩 돌입하고 있다. 우선 윤곽을 드러낸 것은 선발진 경쟁이다. 기존 선수들에 김태형(19)이라는 고졸 신인이 경쟁에 합류하는 것이 확정됐다.
김태형은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의 1순위 지명을 받은 특급 유망주다. 다만 시즌 초반에는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1군 무대에 부름을 받지 못했다. 6월 초에 잠깐 1군에 올라오기는 했지만 유의미하게 활용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우선 자신의 100% 구위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가장 좋은 흐름을 타도 1군에서 통할지 그렇지 않을지 장담할 수 없는 판에, 구속이 고교 시절에 비해 뚝 떨어지면서 힘을 쓰지 못했다.
김태형은 덕수고 재학 시절 최고 시속 153㎞의 공을 던졌고, 상당수 공이 140㎞대 중·후반대에 찍혔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은 고개가 갸웃거릴 정도로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에 따르면 6월 24일 고척 키움전 당시 김태형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4㎞였다. 상위 5%, 하위 5%를 뺀 구속 분포는 141.6~146.2㎞였다. 1이닝을 전력으로 던지는 상황에서도 그랬다.
7월 초까지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7월 8일 대전 한화전에서 2⅓이닝을 던질 당시 김태형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3.2㎞로 여전히 평행선을 그렸다. 상·하위 5%를 뺀 구속 분포도는 141.2~145.2㎞였다. 물론 패스트볼 구속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리그 트렌드를 봤을 때 어느 정도의 구속은 뒷받침이 되어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아니면 제구와 커맨드가 엄청 좋아야 한다. 이제 막 입단한 신인에게 후자를 바라는 것은 무리였다.
그런데 그런 김태형은 여름 이후 엄청난 구속 상승을 보여주면서 단번에 이범호 KIA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9월 2일 대전 한화전에서 구원 등판해 2이닝을 던진 김태형은 평균 147.1㎞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두 달 남짓한 사이에 3㎞ 이상이 올라온 것이다. 최고 구속도 150㎞에 육박했다. 이어진 등판에서 결국 150㎞의 벽을 깨더니, 9월 23일 인천 SSG전에서는 1회 박성한을 삼진으로 잡을 때 자신의 올 시즌 최고 구속인 152.4㎞를 찍었다.
김태형은 이날 선발로 나서 5이닝을 던졌고, 90구 이상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7.7㎞를 기록했다. 이제 원래 자신의 구속을 찾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었던 것일까. 뭔가 특별한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훈련량을 늘리면서 성실하게 준비했고, 여기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강하게 던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자신감이 없으면 아무래도 공을 세게 던지기 어렵기 마련인데 김태형은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더 강해지면서 결국 자신의 공을 찾았다.
김태형은 “퓨처스리그에서 선발을 돌면서 후반기가 되니까 밸런스도 잡히고, 운영도 좋아졌다. 자신감이 생겨서 직구도 유리할 때 강하게 던지니 스피드가 계속 올랐다”면서 “1군에 올라와서 던지니까 긴장도 되고, 흥분도 되고 하니까 스피드가 더 잘 나온다”고 설명했다. 무대 체질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최근 선발로 나선 두 경기에서 위기를 잘 막아내며 선전했고, 이범호 감독은 김태형이 내년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이라 공언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김태형의 투구는 한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다른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장점이 있다. 보통 익스텐션이 길면 릴리스포인트가 낮다. 릴리스포인트가 높으면 익스텐션을 짧아지기 마련이다. 인간의 신체가 두 가지를 다 가지기 쉽지 않다. 일반인도 던져보면 쉽게 안다. 그런데 김태형은 릴리스포인트도 높은 편이고, 여기에 익스텐션도 긴 편이다. 이는 가다듬으면 상당히 좋은 장점이 될 수 있다.
23일까지 ‘트랙맨’ 집계에 따르면 올해 패스트볼(100구 이상 기준)의 익스텐션과 릴리스포인트가 모두 190㎝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몇 명이 없다. 대표적인 선수가 올 시즌 리그 최강의 투수인 코디 폰세(한화)다. 폰세는 패스트볼 릴리스포인트가 192㎝, 익스텐션이 201㎝에 이른다. 김태형의 팀 선배인 정해영도 몇 년째 이 기록을 이어오고 있는 선수다. 정해영의 패스트볼 릴리스포인트는 197㎝, 익스텐센은 206㎝다. KT의 김민수 또한 두 가지 수치가 다 높은 대표적인 선수다. 경기를 풀어가는 과정은 조금 다르지만, 모두 이를 바탕으로 확실한 자기 무기를 갖추고 있다.
김태형은 익스텐션이 195㎝로 긴 편이고, 여기에 릴리스포인트도 약 190㎝로 타점 또한 높은 편이다. 이는 상대 타자로 하여금 스피드건에 찍히는 구속보다 더 빠른 체감 구속을 느끼게 한다. 같은 152㎞라 하더라도 더 빠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은 쪽을 잘 공략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앞으로 공의 무브먼트에서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다면 확실한 무기로 자리할 수 있다.
일단 빠른 공을 찾았고, 자신감이 붙으니 포크볼이나 커브 등 다른 변화구도 구사 능력이 좋아졌다. 스태미너도 확인했다. 23일 90구를 넘게 던지면서도 구속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도 그래서 완성형 선발의 가능성을 본다. 이 감독은 “다른 팀도 그렇겠지만 150㎞를 던지는 선발을 찾기 쉬운 것은 아니다. 스피드도 상당히 많이 올라왔고, 147~148 정도를 계속 유지하며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능력치가 상당히 좋은 친구다. 팬들도 그렇고 구단도 그렇고 앞으로 상당히 기대를 많이 걸 수 있는 선수다. 앞으로 잘 준비해 좋은 투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호평을 내렸다.
물론 제구력이나 기본기 등에서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지만, 현재 구위라면 KIA의 기존 선발 투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만약 내년에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해 시즌을 시작한다면, 신인상 후보로도 가능성이 있다. 선발을 도는 신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김태형은 현재까지 1군 19⅓이닝을 던졌고, 시즌을 30이닝 미만에서 마칠 가능성이 크다. 신인상 조건을 이어 갈 수 있다. KIA에서 일찌감치 2026년 신인상 도전 입후보 선수가 나왔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