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트레이드가 실패했다고 하지만… 아직 끝이라고 말하기는 이르다, KIA 안방 판도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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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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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포수의 기본은 잡는 것(캐칭), 막는 것(블로킹), 그리고 던지는 것(스로잉)이다. 프레이밍이나 볼 배합은 그 다음의 문제다. 기본의 3요소 중 하나라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나머지 부분도 연쇄 작용을 일으킨다. 하나의 요소가 불가능하거나 혹은 성가시면, 나머지 두 요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이런 인간의 상호 작용은 주효상(28·KIA)의 최근 3~4년 부진을 그대로 관통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대형 포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큰 기대감을 모았고, 실제 2016년 넥센(현 키움)의 1차 지명을 받기도 했던 주효상은 근래 들어 팔이 계속 아팠다. 두 번의 팔꿈치 수술 탓이었다. 이 팔꿈치 수술 여파에서 완벽하게 회복되지 못하면서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이범호 KIA 감독의 생각도 비슷하다.
주효상은 2021년에 팔꿈치 수술을 한 차례 했다. 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으면서 뼛조각까지 빼냈다. 여기까지는 보통의 절차였다. 그런데 하필 그때 군대에 갔다. 조금 더 철저하게 재활을 했어야 했는데 기초군사훈련이나 군 복무를 하며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여러 일들을 하다 보니 제대로 된 재활이 되지 않았다. 이는 결국 2023년 초 사실상의 재수술로 이어졌다.
주효상은 “초기 재활을 잘 못 했다. 팔이 안 펴졌다”고 떠올렸다. 안 펴지는 팔을 이끌고 억지로 운동을 하고, 공을 던지다보니 뼈가 계속 부딪혔다. 그 마찰의 과정에서 다시 뼛조각이 생겼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2023년 다시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고, 가뜩이나 떨어져 있던 운동 능력과 실전 감각이 덩달아 바닥을 쳤다.

당시는 KIA 이적 직후였다. KIA는 포수진 강화를 위해 2022년 시즌 종료 후 2024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주는 대신 주효상을 영입했다. 키움에서는 활용도가 다시 떨어진 반면, KIA는 당시 당장 1군에서 뛸 포수는 물론 차세대 주전 포수를 찾아야 한다는 명제가 있었다. 주효상은 당시 KIA가 트레이드로 영입할 수 있는 가장 젊고 유망한 포수였다. 주효상도 기대가 컸고, 그만큼 트레이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컸다. 딱 그때 시련이 찾아왔다. 스트레스가 심했다.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스스로도 좌절을 많이 한 시기였다. 주효상은 “던지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 아플까봐 계속 못 던지겠더라”고 했다. 그래서 포수를 그만둘까도 생각했다. 자신의 장점인 도루 저지나 송구가 사라진 순간, 포수로서의 경쟁력이 있을까도 고민했다. 더 늦기 전에 다른 포지션에 도전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할 정도였다. 주효상은 “많은 생각을 해봤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3루를 봤다. 그래서 해볼까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돌아봤다.
그러나 주위에서 다 말렸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아직 할 수 있다고 다독였다. 2군 관계자들이 주효상의 재활은 물론 마음까지 세심하게 보듬었다. 김동혁 운영2팀장이 힘을 보탰다. 주효상은 “김동혁 팀장님이 도움을 되게 많이 주셨다. 멘탈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도움을 주셔서 자신감도 얻고 새롭게 다시 야구를 시작한 느낌”이라고 주위에 고마워했다. 그 고마운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포수 마스크를 포기할 수 없었다. 다시 달라붙었다.
1군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포수 마스크를 썼다. 2024년에는 김태군 한준수 체제가 완성되면서 1군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 믿었다. 2025년 퓨처스리그에서 48경기에 나가 타율 0.270, 5홈런, 23타점을 치며 반등했다. 더 이상 팔꿈치도 아프지 않았고, 힘차게 공을 던지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결국 2025년 시즌 막판 1군에도 올라오며 3년간 하지 못했던 궤도 진입의 발판을 만들었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도 온 주효상은 KIA 포수진 경쟁의 촉매제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범호 감독은 “주효상이 간다니까 한준수도 같이 가겠다고 하더라”고 내심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김태군은 이제 30대 후반을 향해 가는 포수고, 한승택은 올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이적설이 파다하다. KIA는 김태군 주효상을 팀 미래의 주전 포수 경쟁 구도로 만들어 안방을 강화한다는 생각이다.
주효상도 최대한 몸을 잘 만들어 내년 스프링캠프 때는 자신이 1군에 있을 만한 자격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그간 많이 아파봤던 주효상은 “부상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다. 경기에 못 뛰는 것은 내가 못했으니까 받아들이는데 부상에 스트레스가 많았다”면서 “팔 관리나 몸 관리를 조금 더 우선시하고 하고 있다. 아무리 보여주고 싶어도 또 부상을 당하면 안 된다. 그리고 최대한 보여주려고 한다”고 내년에는 다시 예전의 늪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트레이드 당시 촉망받는 20대 중반의 포수는, 1군에서 크게 남긴 것 없이 이제 20대 후반의 포수가 됐다. 세월의 풍파가 패기를 깎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성숙한 선수로 만들 수도 있다. 주효상 또한 “처음 KIA에 왔을 때는 부담감도 있었고 주전 자리에 대한 마음이 컸다. 그런 것 때문에 오히려 안 됐다. 팔 상태도 많이 안 좋았다”면서 “최선을 다해 준비를 잘하고 있으면 좋은 기회가 오고 그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하겠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주효상은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느냐”는 말에 “포수는 오래까지 한다.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트레이드가 실패로 끝난 것 같지만, 아직 평가하기에는 젊은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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