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 신민재의 '빛 바랜' 헬멧이 말하는 것 [스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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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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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춘추]
"왜 헬멧 색이 저럴까?"
경기를 보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헬멧 하나가 있다. LG 트윈스 내야수 신민재(29)의 헬멧이다. 정면의 트윈스 로고는 희미하게 바랬고, 본래의 색조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얼핏 보면 단순한 마모 같지만, 그 빛 바랜 헬멧은 올 시즌 신민재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팀과 함께했는지를 말해준다.
LG는 선수 개개인에게 개인 헬멧을 지급한다. 따라서 신민재의 헬멧이 바랬다는 건 철저히 그의 경기 출장 빈도와 습관의 결과다. 타석에 서기 전 장갑이나 배트에 바르는 타르가 손에 묻고, 그 손으로 헬멧을 만지면서 점점 헬멧은 어두워지고 색이 빠진다. 햇빛 노출도 영향을 준다.
실제로 6월까지만 해도 신민재의 헬멧은 깔끔했다. 그러나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달 12일, 수원 KT 위즈전에선 색이 거의 다 빠진 헬멧을 쓴 그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불과 두 달 사이의 변화였다.

올 시즌 LG는 126경기를 치렀고, 신민재는 그중 117경기에 출전했다. 시즌 초엔 9번 타순에서 시작했지만, 활약에 따라 2번으로, 그리고 곧 1번 타자로 올라섰다. 4월엔 타율 0.141로 부진했지만 5월부터 다시 살아났고, 6월 이후 대부분의 경기를 리드오프로 소화하고 있다.
그가 타석에서 보낸 시간을 환산하면 약 2만 1624초, 시간으로는 6시간 24초다. 이는 113경기 동안 상대 투수가 던진 1802구(1구당 약 12초 기준)를 기준으로 한 계산이다. 교체 출전한 4경기와 누상에서 보낸 시간은 포함하지 않았다. 헬멧을 쓴 실제 시간은 이보다 훨씬 길다는 얘기다.
신민재는 2015년 두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고, 2018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주전은 아니었다. 주로 대주자나 수비 요원으로 나섰고, 경기를 완주하는 날은 드물었다. 전환점은 2023년, 염경엽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기회를 잡기 시작한 시점이다. 그 후 그는 천천히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나갔고, 지난해에는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생애 첫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만 28세의 일이었다.
올 시즌 신민재는 117경기 출장해 타율 0.316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다. 남은 18경기에서 12경기 이상만 더 출장하면 자신의 시즌 최다 출장 기록(128경기)도 새로 쓰게 된다. 지난 2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신민재는 3회말 결승타를 포함해 호수비를 선보이며 LG의 리그 1위 질주를 이끌었다. 헬멧 색은 바래져도, 존재감은 깊어져만 가는 신민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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