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 야구는 7회부터 시작된다 [스춘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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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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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
LG 트윈스의 경기를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그렇다면 이 자신감의 원천은 어디서 나올까.
LG가 후반기 리그 1위를 질주하며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성적표에는 흥미로운 특징이 하나 있다. 선발투수 상대로는 부진하지만, 구원투수만 만나면 리그 최강의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7월 17일 이후 시작된 후반기 기준, LG의 선발 상대 타율은 0.272로 리그 8위에 불과하다. 반면 구원투수를 상대로는 무려 0.340의 타율로 1위에 올라 있다.
LG는 9월 4일 기준 후반기 39경기에서 30승 1무 8패, 승률 0.789를 기록 중이다. 팀 타율 1위(0.302), 팀 평균자책점 1위(3.14)를 포함해 각종 지표에서도 정상급 성적을 보이고 있다. 득점권 타율(0.291, 2위), 테이블세터 타율(0.352, 1위), 하위타순 타율(0.284, 1위) 등 타선 전반이 고르게 활약 중이다.
그렇다면 LG는 왜 선발투수를 상대로 고전할까? 기록을 들여다보면 그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후반기 들어 1회 홈런은 단 4개뿐이며, 1회 타율은 0.240으로 리그 최하위다. 하지만 이닝이 지날수록 타선은 달라진다. 4~6회에는 타율 0.297(2위), 7~9회에는 0.333(1위)로 갈수록 집중력이 올라가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예는 지난 4일 KT전이다. LG는 선발 문용익과 불펜 주권에게 막혀 4회까지 단 1점에 그쳤지만, 5회부터 타선이 폭발했다. 8회 문성주의 만루 홈런으로 10-8 역전승을 거두며 '뒷심의 LG'를 증명했다.
이날 문성주는 "앞 타석 신민재 형 타석에서 KT 박영현이 체인지업을 반복적으로 던졌다는 걸 알고, 타석에 들어가자마자 체인지업을 노렸다"고 밝혔다. 이처럼 박해민과 신민재 등 타자들이 많은 공을 지켜보며 상대 정보를 쌓고, 그 데이터를 후속 타자들이 적극 활용하는 것이 LG 타격의 핵심이다.
끈질긴 타석 운영은 기록으로도 증명된다. LG는 4일 기준, 총 6125개의 투구를 상대했으며, 경기당 투구 수에서는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타자들이 공을 오래 지켜보고 끈질기게 싸우며, 투수를 지치게 하고 타석마다 데이터를 쌓아 다음 기회를 만들어낸다.
마운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LG 선발진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며 경기 초중반을 잘 버텨주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구축된 필승조 김진성–김영우–유영찬의 안정감도 LG의 후반기 상승세를 떠받치고 있다.
결국 LG의 진짜 힘은 경기 초반이 아닌, 경기 후반에 발휘되는 집중력과 타석 운영 능력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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