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상학 기자] 플레이오프에서 팀 타율 3할대(.303)로 뜨거웠던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타선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 확 식었다. LG 트윈스가 1차전 선발로 내세운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26)가 한화를 압도하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톨허스트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화와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하며 LG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된 톨허스트에겐 상금 100만원이 주어진다. 

지난 8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완전 교체 외국인 선수로 LG에 합류한 톨허스트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무하지만 올 시즌 중 트리플A로 승격된 뒤 급성장하며 LG의 눈에 들었다. 데뷔 첫 4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는 등 후반기 8경기(44이닝) 6승2패 평균자책점 2.86 탈삼진 45개로 활약하며 LG의 정규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중책도 톨허스트에게 맡겨졌고, 염경엽 감독이 그를 택한 이유를 증명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팀 타율 3할3리(175타수 53안타)로 평균 6.4득점을 폭발한 한화 타선을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1회 2사 1,2루 위기에서 채은성을 바깥쪽 높게 보더라인에 걾치는 직구로 3구 루킹 삼진 잡고 실점 없이 막은 톨허스트는 2회 1사 2루에서 최재훈을 2루 뜬공, 이도윤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로 이도윤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3회 첫 삼자범퇴로 막은 뒤 4회에는 노시환, 채은성 하주석을 각각 커브, 커터,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KKK’ 이닝을 만들었다. 5회에는 선두 최인호에게 중월 2루타를 맞은 뒤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3루에서 이도윤을 2루 땅볼, 손아섭을 시속 151km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잡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6회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우중간 2루타, 노시환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채은성의 좌중간 안타로 이어진 1사 1,3루에서 하주석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내줬지만 더 이상 실점은 없었다. 최인호를 2루 땅볼 유도하며 6회를 마무리,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총 투구수 82개로 최고 시속 152km 직구(39개) 중심으로 커터(20개), 포크볼(15개), 커브(8개) 등 다양한 구종을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 공 자체도 좋았지만 무사사구로 제구가 잘 이뤄졌고, 중견수 박해민과 2루수 신민재의 호수비 도움까지 받았다. 

경기 후 톨허스트는 “팀으로서 좋은 승리였다. 박해민이 우리 팀 중견수로 있다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빠졌다 싶은 타구들도 다 잡아줘 투구하는 데 도움이 크다”며 인터뷰실에서 함께 수훈 선수로 들어온 박해민에게 고마워했다. 

투구수가 많지 않아 7회에도 던질 만 했지만 이닝 시작부터 좌완 송승기로 바뀌었다. 톨허스트는 “1이닝 더 갔으면 좋았겠지만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경기는 잘 없다. 팀이 이기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로선 다음 경기 준비를 위해 회복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5차전까지 간다면 4일 쉬고 선발로 던져야 한다. 

올 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 산하 더블A에 뉴햄프셔에서 시즌을 시작해 4월말부터 트리플A 버팔로에서 던진 26세 영건 톨허스트는 큰 경기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다. 스스로도 “오늘이 커리어상 제일 큰 경기였다고 말한 톨허스트는 “그렇다고 긴장하진 않았다. 1회 제구가 흔들린 것도 긴장해서 그런 건 아니었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구위, 제구가 돌아왔다”고 이야기했다. 

우완 투수라 3루 쪽을 바라보며 던지는 톨허스트로선 원정 응원석을 가득 메운 한화팬들의 오렌지 물결이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3루 쪽을 보면서 던지지만 관중석을 보진 않는다. 한화팬분들의 응원에 영향을 받은 건 없다”며 경기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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