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얼얼, 심장 쿵쿵…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꼭 라이브로 보세요 [리뷰]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연예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16
본문

그룹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가 팬들의 함성과 떼창 속에서 월드투어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멤버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약 3시간 동안 거침없는 밴드 라이브로 '록 스피릿'을 불태웠다. 이들의 에너지에 동기화된 관객들은 연신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무대 위아래 데시벨은 마치 천둥과 같았다. 눈과 귀가 번쩍 뜨이는 이른바 '열정의 용광로'였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건일, 정수, 가온, 오드, 준한, 주연)는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뷰티풀 마인드 월드투어 피날레 인 서울(Beautiful Mind World Tour FINALE in SEOUL)'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국내 및 해외 14개 지역 18회 규모로 진행한 두 번째 월드투어 '뷰티풀 마인드의' 대미를 장식하는 무대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21~22일에 이어 이날까지 총 3회에 걸쳐 한국 팬들과 만났다.
심장을 쿵쿵 때리는 밴드 연주가 시작되자 팬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프닝부터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표 격정 연주가 거친 기세로 휘몰아쳤다. 드럼, 베이스, 기타, 키보드, 신시사이저까지 다채로운 악기 소리는 멤버들의 손끝을 거쳐 또렷하게 귓가에 꽂혔다.
이날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선택한 팬들 애칭은 '애기'였다. '뷰티풀 라이프' 무대 도중 "아기들, 오늘 와줘서 고맙다"는 나지막한 목소리가 나오자 팬들은 고막이 찢어질 듯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JYP엔터테인먼트 레이블 스튜디오J가 데이식스 이후 약 6년 만에 선보인 밴드로, 2021년 12월 데뷔 때부터 거칠고 파워풀한 사운드를 구현해내며 '정통 록 밴드'의 기반을 다져왔다. 대중성에 특화된 대형 아이돌 소속사에서 나왔지만, 예상되는 음악을 하는 법은 없었다. 헤비메탈부터 록 발라드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자랑하며 이들은 어느새 'K팝 밴드신의 이단아'로 우뚝 섰다. 국내 대표 록 페스티벌인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무대에 섰고, 뮤즈 내한공연 당시 오프닝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자신들을 아낌없이 꺼내 보이겠다는 듯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심포니(XYMPHONY)', '스포일러!!!(Spoiler!!!)', '러브 앤 피어(LOVE and FEAR)', '파이트 미(FIGHT ME)'까지 단단한 힘이 느껴지는 연주로 장내 분위기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오프닝 무대 후 건일은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이마에는 구슬땀이 맺혀 있었다. 그는 "시작부터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마지막 날이라고 작정하고 놀 준비하고 오신 것 같다"며 "이렇게 많은 빌런즈(공식 팬덤명)들이 콘서트에 와준 게 처음이라 벅차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연은 "올림픽홀에서 투어를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 월드투어 중에 계속 멋쟁이로 거듭나면서 더 많은 이쁜이 앞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됐다"고 능청스럽게 말했다. 이어 "굉장히 행복하다.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이라 더 의미가 있다. 울컥한다"고 덧붙였다.



"아기들, 준비됐어?"
기개 넘치는 무대 위 외침에 관객들은 힘찬 응원으로 화답했다. 'BBB(Bitter But Better)', '조지 더 랍스터(George the Lobster)', '서커 펀치!(Sucker Punch!)'로 이어지는 무대 내내 강렬한 라이브 연주와 우렁찬 떼창 응원이 어우러졌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으로 '장르의 용광로'라는 수식어를 내세우고 있는데, 팬들의 에너지가 더해진 현장은 그야말로 펄펄 끓는 용광로와 같았다.
감성적이고 환상적인 무드의 무대도 이어졌다. '러브 터그 오브 워(LoveTug of War)', '모어 댄 아이 라이크(more than i like)'에 이어 '워킹 투 더 문(Walking to the Moon)'이 시작되자 달, 지구, 그리고 태양계의 끝자락에 있는 천체인 명왕성 모형의 에어 벌룬이 객석 위를 유영해 부드럽게 분위기를 이끌었다. 관객들은 휴대폰에 불을 켜 우주의 별로 공연을 함께 꾸몄다.
라이브 밴드 공연의 백미인 '다시 부르기'도 팬들을 열광케 했다. '워킹 투 더 문'과 '플루토(PLUTO)' 무대가 끝난 후 멤버들은 즉흥으로 후렴구를 팬들과 합창으로 다시 부르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절절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이 느껴지는 록 발라드도 빼놓을 수 없었다. '슈퍼내추럴(Supernatural)', '나이트 비포 디 엔드(Night before the end)' 등 몰입감 있는 열창이 이어져 삽시간에 장내 온도가 바뀌었다. '세이브 미(Save me)' 무대에서는 주연이 날카로운 고음을 연이어 터트렸고, 객석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이내 눈시울을 붉혀 감동을 안겼다. 정수는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되는 무대였다"고 했고, 주연은 "우리 더 행복해져야 한다. 굉장히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며 팬들을 토닥였다.



감정이 깊어질 찰나, 이내 툴툴 털어내고 다시 텐션을 끌어올린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였다. 공연이 후반부에 접어들었음에도 마치 오프닝인 것처럼 에너지를 불태웠다.
'노 매러(No Matter)' 연주가 시작되자 팬들은 다시금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봉을 흔들고 소리를 지르며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뿜어내는 '록 스피릿'에 빠져들었다. '머니볼(MONEYBALL)'을 부를 땐 무대 위아래가 하나 되어 점프했다. 오드는 확성기를 들어 호응을 유도했고, 준한은 화려한 솔로 기타 플레이로 강한 전율을 일으켰다. 건일의 박력 있는 드럼은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았다. '브레이크 더 브레이크(Break the Brake)'까지 폭주하는 연주, 떼창, 록 바이브까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다이아몬드(Diamond)'에 이어 헤비메탈인 '파이어(FIRE)' 무대에서는 급기야 고막이 터질 듯한 환호성이 나왔다. 관객들은 손을 번쩍 들어 올린 채로 머리를 앞뒤로 흔들며 엑스디너리 못지않은 기세를 떨쳤다.
멤버들은 앙코르도 알차게 준비했다. 객석을 돌며 관객들과 가까이에서 인사하고 같이 뛰면서 '페인트 잇(Paint It)', '바이시클(Bicycle)', '꿈을 꾸는 소녀'를 소화했다. 팬들과의 소통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였다. 예정된 곡에서 한 곡을 더 추가할 정도였다. 무대로 돌아와서는 다시금 악기를 손에 꽉 쥐고 노래했다. 'ICU', '프리킨 배드(Freakin' Bad)', '머니 온 마이 마인드(Money On My Mind), '인스테드!(INSTEA!)'까지 내달렸다.
연주는 변함없이 날렵했고, 노래하는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이에 질세라 팬들의 함성은 공연장 지붕을 뚫을 듯이 더 크고 거칠어졌다. 무대 위아래가 함께 헤드뱅잉하는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저희 웸블리 갈때까지 같이 있을 거죠?" 팬들에게 건넨 말에서는 은근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공연을 마치며 오드는 "오늘 역시 땀에 흠뻑 젖었다. 아까 객석을 돌아다니는데 5살 아이처럼 웃음이 나더라. 웃음이 나올 정도로 행복했다. 분명 너무 힘든데도, 그저 행복하기만 하더라. 이 행복은 빌런즈 덕분"이라고 팬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데뷔 초에 했던 쇼케이스, YES24라이브홀, 올림픽홀, 핸드볼경기장(현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을 거쳐 여기로 오지 않았나. 맨 뒤에 있는 거리가 점점 늘어나지 않나. 점점 자세히 봐야 보이는 거리가 되는데, 멀어진다고 해서 여러분들이 보내주는 사랑이 저희에게 닿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덧붙여 감동을 줬다.
주연은 "오늘도 장난 아니게 미쳤다. 그렇게 미치는 와중에 3일간 항상 '세이브 미'가 고비였다. 앞에서 신나게 뛰어놀다가도 '세이브 미'만 하면 뭉클해지더라. 이 노래가 굉장하더라. 곡을 열심히 써준 우민이형(이우민 작곡가), 정수 등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객석을 둘러보고는 "여러분이 바라봐주는 시선, 같이 노래를 불러줄 때의 목소리에서 많은 감정이 느껴진다"면서 "우리 공연으로 다 같이 행복했으면 한다. 앞으로 오래 음악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고는 이내 객석을 향해 절을 올렸다.
가온은 "모든 순간이 완벽했다. 11월까지의 서사, 여러분과 넓은 공연장에서 뛰어노는 이 모든 일들이 꿈만 같다"며 "작년까지도 나를 못 믿었었는데 믿고 싶더라. 올해 1월 1일부터 달라지자고 마음먹었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상태다. 저도 하는데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팬들을 위로했다. 이어 "100살이 되든, 200살이 되든 뛰어놀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건일은 "최근 들어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관해 생각을 많이 했었다. 잠깐이라도 한눈팔고, 정신 놓으면 교만해지기 쉬운 직업인 것 같다. 내가 뭐라도 된 거 같고, 특별한 거 같다는 착각을 하기 쉬운 직업인 것 같았다. '나는 과연 어땠을까?'라고 되돌아보니 팀이 좀 잘 되기 시작할 때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자신감이 생겼다. 긍정적으로 보면 자부심인데 과해지면 자만심이 될 수 있겠더라. 조심해야 하는 자리라는 생각이 요즘 들어 더 많이 든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쯤 하면 되겠지'라면서 타협하려는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부끄럽더라. 저 자신과 계속해서 싸웠고, 멤버들한테도 얘기하면서 최대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여러분들 처음 만났던 그 순간을 잊지 않고 계속 감사한 마음으로 나아가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여러분이 주는 사랑이 당연하지 않다고 늘 기억하면서 무대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관련자료
-
링크







